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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비서실장, 왜 코리아 세일즈 나섰었나



미국/중남미

    바이든 비서실장, 왜 코리아 세일즈 나섰었나

    바이든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 론 클레인 누구?
    오바마는 왜 그를 에볼라 대응팀장에 임명했나
    그는 어떻게 고어, 힐러리, 바이든 눈에 띄었나
    그는 왜 두개의 동영상에서 한국을 언급했을까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론 클레인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론 클레인(59)이 화제다.

    자리의 중요성에서도 그렇지만 바이든 당선인의 첫 인사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의 독특한 이력 때문에 더 그렇다.

    미국 언론은 그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에볼라 차르(czar, 황제)'라고 표현하고 있다.

    2014년 미국에서 유행한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백악관에 꾸려진 태스크포스의 조정자 역할을 한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백악관 비서실장에 웬 의학전문가냐'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그는 의학전문가도, 보건전문가도 아니다.

    그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이자 민주당 정치인일 뿐이다.

    그런 그를 오바마 대통령은 왜 팬데믹 대응팀장에 기용했을까?

    그가 '에볼라 차르'에 임명된 무렵의 미국 언론 기사를 찾아봤다.

    뉴욕타임스가 2014년 10월 17일 보도한 기사의 한 자락이다.

    클레인의 동료가 이렇게 이야기한 것으로 돼 있다.

    "클레인은 사람들과 관계를 깊게 맺는다. 그는 방대한 정보를 빨리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참모들을 빨리 조직해서 잘 운영해 낸다. 그리고 그 팀을 거의 내각 수준으로 운용한다."

    빠른 업무 처리 능력, 신속한 상황 판단, 리더십을 갖춘 위기 대응 전문가라는 뜻이다.

    그의 이력을 보면 그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낙점될 수 밖에 없었겠구나 하는 짐작을 갖게 한다.

    그는 민주당 정권이 대법관들(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레나 게이건)을 지명하면 지명자들이 상원 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청문 전략을 수립했었다.

    그리고 민주당 대선 후보자들(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과 부통령 후보자들(알 고어, 조 바이든)이 TV토론에 임할 때는 또 토론 준비를 총괄했다.

    'TV토론의 승부는 개시 30분 안에 결정된다'는 지금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토론전략도 그가 정리한 'TV토론 21개 법칙'의 하나다.

    이번 바이든 대선후보 토론 역시 그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획력과 정무감각이 탁월해 선거에 나가는 사람들은 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펜실베니아 상원의원을 지낸 알렌 스펙터를 2009년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도록 한 장본인도 케이건으로 알려져 있다.

    능력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믿음을 얻어내는 신묘함도 갖추고 있다.

    한번 그를 알게 된 정치인들은 늘 그를 다시 찾는다고 한다.

    알 고어 전 부통령의 비서실장을 5년을 맡은 뒤 떠났다가 그가 대선 출마를 했을 때 돌아와서 도왔다.

    조 바이든 당선인과는 더욱 끈끈한 관계다.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의원 시절에는 수석 보좌관으로 있다가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돌아왔을 때는 그 역시 비서실장으로 컴백했다.

    클레인이이 캐피털 힐(미국 의회)을 떠나 있을 때도 바이든과 그의 관계는 단절되지 않았다.

    바이든이 2016년 대선출마를 접은 것 역시 케이건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위키리크스는 클레인이 2015년 10월, 대선에 출마한 힐러리 클린턴 캠프에 보낸 이메일을 폭로한 바 있다.

    바이든을 배신해서 인간적으로 미안하지만 기꺼이 클린턴 캠프의 합류 요청을 수락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가 문제의 이메일을 보낸 뒤 일주일 만에 바이든은 대선 출마 포기를 선언한다.

    위키리크스 폭로로 케이건의 '배신'을 접했을 바이든이었지만 이후에도 바이든은 늘 케이건을 옆데 두려고 했다.

    바이든이 올해 대선을 앞두고 델라웨어 윌밍턴 자택에서 팟캐스트를 통해 대선유세를 시작했을 때 첫 팟캐스트 프로그램의 출연자 역시 클레인이었다.

    바이든 당선인이 클레인을 얼마나 인간적으로 신뢰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그가 백악관에 입성하게 되면 상당할 능력을 발휘할 거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클레인이 다행스럽게도 한국에 대한 상당한 이해와 신뢰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도 있다.

    다년간 대통령 및 부통령후보 TV토론 준비단장 출신답게 그는 코로나19가 미국을 휩쓸기 시작하던 올해 3월 22일 짧은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 대응 문제에 일침을 가했다.

    (사진=트위터 캡처)

     

    4분 25초 분량의 동영상인데 우리나라 젊은 유튜브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씨리얼'과 비슷한 포맷의 동영상이다.

    자신이 직접 출연해 미국의 코로나 대응 실패를 화이트보드에 그리면서 설명하는데, 이 영상에 한국의 코로나 대응이 유일하게 성공 사례로 언급된다.

    이른바 K방역이 광범위하게 알려지기 전의 시점이어서인지 이 동영상은 바이든 후보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이후 대박을 터뜨렸다.

    12일(현지시간) 현재 누적 시청자가 458만명으로 집계돼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

     

    자신이 만든 동영상이 상당한 성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한달 뒤쯤인 올해 4월 16일 이번에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또 다시 한국을 언급한다.

    "한국과 미국 두 나라는 같은 날 코로나19가 발생했다. 그 이후엔 어떻게 됐을까?"라는 글과 함께 특정 동영상을 링크했다.

    링크한 동영상은 '한국의 신속한 코로나19 대응은 어떻게 미국을 공부시켰나?'라는 제목의 동영상으로 한국은 코로나에 신속히 대응했으나 미국은 70일간 대응에 실패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

     

    이 동영상이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한 때문인지 클레인은 올해 7월 27일에는 3월에 만든 화이트보드 동영상 후속편을 만든다.

    이 동영상 역시 조 바이든 후보 트위터 계정에 올라 213만건의 시청기록을 올렸다.

    이 영상은 바이든 후보 집권시 코로나19에 대응할 일종의 청사진을 담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내년 1월 20일 취임하면 아마 이 동영상대로 정책이 수립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은 새로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지한파 브레인 한명을 두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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