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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영원한 1등은 없다



IT/과학

    급변하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영원한 1등은 없다

    엔비디아, 시총에서 인텔 제친데 이어 ARM까지 인수키로
    환경 변화에 발빠른 대응과 '반도체 생태계'와 공존해야

    (사진=연합뉴스)

     

    최근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공식 천명하자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는 '충격파'가 전해졌다.

    과거 반도체 시장에서 단순한 그래픽 표시 업체였던 엔비디아의 달라진 위상도 재확인됐다. 올해 2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내며 시총에서 인텔을 제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향후 엔비디아는 ARM이라는 날개를 달고 인공지능(AI), 고성능컴퓨팅(HPC) 시장에 더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인텔은 여전히 '반도체 강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전히 서버나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는 흔들림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서버 시장은 가상화 호스팅이나 각종 서비스의 핵심이자 고(高)부가가치의 소프트웨어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인텔은 아직까지 타 업체에게 콘텐츠 생산 디바이스의 지위를 빼앗기지 않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여러차례 큰 변화의 순간에 인텔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인텔을 세계 최고로 만들어주었던 완벽한 제조 수직 계열화는 '모바일'이라는 결정적인 변화의 모멘텀 앞에서 시장이 요구했던 '저전력 CPU' 공급을 제때 수행하지 못하고 주춤거렸다.

    또한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한 컴퓨팅 성능의 한계를 해결하려는 인텔의 솔루션은 대부분 자사 솔루션으로의 예속을 강제하는 형태여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특히 약속했던 신기술도 지속적으로 출시 일정이 밀리면서 애써 쌓아왔던 '명성'에 흠집을 남겼다.

    실제로 인텔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시 "7나노 공정에서 결함이 발견되고 수율이 낮아져서 계획보다 6개월 늦은 2022년 말 또는 2023년 초에 출시가 가능하다"고 밝혀 주가 폭락 사태를 맞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애플이 Mac 컴퓨터에 인텔 칩 대신 자체 설계한 '애플 실리콘'으로 대체하겠다고 말해 인텔의 자존심을 구겼다.

    반도체 설계에서 제조까지 전 과정을 아울렀던 절대 강자 인텔이 10나노 공정의 어려움에 이어 7나노 경쟁에서까지 밀렸고, 이러한 인텔의 위기가 경쟁사들에겐 도약의 발판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ARM은 인텔에게는 부족했던 유연성을 갖추고 있었다. ARM은 한마디로 반도체 기본 설계도를 만들어 삼성전자, 퀄컴, 애플 등에 팔고 로열티를 받는 회사다.

    ARM으로부터 설계도를 받는 기업들은 전세계 1000여곳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ARM 설계도를 활용해 만들어진 반도체가 230억개에 이를 정도다.

    '모바일 시대'에 인텔이 시장이 요구하는 솔루션을 단시간에 내놓지 못하자 ARM의 설계는 불티나게 팔려갔다.

    모바일 생태계 밑바닥에서는 ARM과 계약하면 일단 AP( application processor)를 만들어볼 수 있었기 때문에 ARM은 산소와도 같은 존재로 여겨졌던 것이다.

    이러한 ARM을 인수하기로 한 엔비디아는 GPU(그래픽처리장치) 분야의 선두 업체다. 엔비디아 역시 '시대 변화'의 수혜자이다.

    GPU는 모니터에 화면을 표시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단순 연산'에 강한 면이 있었지만, 반도체 시장에서 CPU(중앙처리장치)보다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GPU의 위상은 기존의 CPU 성능 향상이 한계에 도달하고, 이로인해 대안으로 떠오른 '기계학습' 능력이 빛을 발하면서 크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AI(인공지능)에게 필요한 기계학습은 인공 신경망을 프로그래머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화시키는데, 여기에는 단순한 숫자열의 곱과 합 등의 '단순 연산'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 엔비디아는 GPU를 병렬로 배치해 연산처리 능력을 극대화한 'GPGPU' 기술 보급 확대 이후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더 넓혀가고 있다.

    이처럼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개방성'을 무기로 삼은 업체들은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반면, 인텔같은 거대 공룡들은 과거의 위상을 점차 잃고 있다.

    물론 인텔에게도 기회는 없는 것은 아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언젠가는 PC, 스마트폰에 준하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생겨날 것이고, 이때 인텔이 또 한번의 '저력'을 보여줄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인텔이 새로운 연산 칩 개발 등 기술 개발과 동시에 '반도체 생태계'에 대한 개방을 통해 혁신을 이뤄 나간다면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것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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