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최근 불거진 아들의 군(軍) 휴가 미복귀 등 각종 의혹에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며 처음으로 공개 사과했다. 아들 의혹이 불거진 이래 9개월의 침묵을 깬 첫 공식 입장이었다.
첫 입장인 만큼 소회는 길었지만 추 장관은 정작 청탁 등 외압 의혹에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되레 "(아들이) 절차를 어길 이유가 없었다"고 적어 수사중인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추 장관은 13일 페이스북에 "코로나19 위기로 온 국민께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계신다. 이런 상황에서 제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문제로 걱정을 끼쳐 드리고 있다"며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국회 대정부 질문을 하루 앞두고 낸 호소문 형식의 입장문이었다. 본문에서도 추 장관은 '엄마'와 '어미' 그리고 '남편' 등 단어로 미안한 마음을 나타내며 최근의 의혹에 부모로서, 아내로서 소회를 담아 결백을 호소했다.
올초 불거진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이로 인해 파생된 수사지휘권 발동 등 각종 문제 때마다 추 장관은 개인 SNS에 적극적으로 입장을 내왔다. 그러나 아들을 둘러싼 의혹에는 유독 입장 표명 없이 지금껏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런 추 장관이 이번에 공개적으로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정작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더불어민주당 대표로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사진=추미애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보좌관이 휴가 연장을 요청하고, 당 대표실이 통역병 선발이나 자대 배치를 청탁했다는 게 현재 의혹의 핵심이다.
추 장관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현재 진행중인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우려 때문에 (말을 아껴왔다)"고 설명했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날 입장문이 되레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입장문에서 추 장관이 "딱히 절차를 어길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강조한데 이어 "거짓과 왜곡은 한순간 진실을 가릴 수 있겠지만, 영원히 가릴 수는 없다" 등 아들을 둘러싼 의혹에 어떤 불법도 없음을 분명히 규정지어서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최근의 의혹들이 검찰 개혁에 반발한 세력들의 공격이라고 의식한듯 아들 문제와는 다소 동떨어진 검찰 개혁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입장문 말미에서 "검찰 개혁 과제에 흔들림없이 책임을 다 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저의 운명적인 책무라 생각한다"며 "기필코 검찰 개혁을 완성하겠다"고 적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