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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심판"→"감기에 불과" 오락가락 그들의 궤변



사건/사고

    "하나님의 심판"→"감기에 불과" 오락가락 그들의 궤변

    사랑제일교회 측 올해 초 "코로나19, 중국 심판"
    8·15 집회 이후 줄줄이 확진되자 "감기에 불과"
    보수 인사들 정부의 거리두기 상향 조치 비판
    그러나 내세운 근거는 '훌륭한 방역 성과'
    앞뒤 안 맞고 오락가락…"중국인 때문" 음모론까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고 퇴원한 전광훈 목사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변호인단, 8·15집회 비대위 관계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재확산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8·15 광복절 광화문 집회' 주최 측과 보수 인사들이 코로나19 사태를 본인들 입맛대로 해석하며 음모론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다.

    심지어 사랑제일교회 측은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중국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주장했다가, 광복절 집회 이후 본인들이 연달아 확진되고 재확산 사태의 주범으로 몰리자 '코로나19는 그냥 감기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도 보이고 있다.

    일부 보수 인사들은 정부의 방역 조치를 비판하려다가 되레 '훌륭한 방역 성과'를 칭찬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코로나19 중국에 대한 심판"→"그냥 감기 같은 것"

    #2020년 2월 3일,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전광훈씨 발언 중

    "지금 세계적으로 중국에서 발진한 폐렴 때문에 온 세계가 난리 났다. 성경적으로 보면 이 국가적 재앙이나 질병, 전염병 이런 것이 나타날 때는 보면 국가의 지도자, 다시 말해서 국가의 왕이나 또 아니면 절대 권력자가 하나님 앞에 범죄했을 경우에 하나님의 징계로 주로 전염병이나 질병이 나타나는 것…이렇게 됐든 저렇게 됐든 범죄함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문재인이가 오히려 그것을 이용해서 광화문 집회하는 거 그걸 단속하려고 나오는데, 정신 나간 소리하고 앉았어요. 이런 질병이나 국가적인 재난이 올 때는 모여서 회개해야 됩니다 회개. 하나님 앞에 회개하는 것이 질병, 전염병 이기는 대책이라는 것을 왜 모르냐고요 왜"

    #2020년 8월 31일, 사랑제일교회 공식 유튜브 채널 '너알아tv' 진행자 발언 중

    "저도 양성 판정을 받고 치료 센터에 있다가 왔는데, 무증상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뭐 봤을 때 감기, 독감보다도 약한 거 같습니다 사실상. 독감보다 어느 정도 위력은 약하고 전염성은 더 강하지 않나 이정도로 생각이 듭니다. 실제적으로 독감으로 죽는 사람이 일 년에 3천명 가량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코로나로 죽는 사람은 300여명 이 정도로 집계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그냥 감기 같은 겁니다. 감기 같은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독감이 퍼지고 있으니까 여러분들 가게 닫아 주시고 시민분들 거리 유지해 주세요' 이렇게 얘기한다면 국민들이 말을 듣겠습니까. 비웃을 겁니다. 우리가 겁먹으니까 문재인이 이걸 악용하는 겁니다. 여러분들 속지 마십시오. 코로나는 절대 무서운 질병이 아닙니다. 절대로 속아선 안 됩니다"

    코로나19 초기 상황이던 지난 2월 3일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전광훈씨는 교회 공식 유튜브 채널 '너알아tv'에 출연해 '코로나19는 중국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말했다. 당시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이용해 광화문 집회를 단속하고 있다'며 '모여서 회개하는 것이 전염병을 이기는 대책'이라는 황당한 주장도 했다.

    현재 이 영상은 채널 운영진 측에 의해 '비공개' 처리 된 상황이다. 영상이 비공개 된 이유는 확인되지 않는다.

    전광훈 목사가 지난 8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 광복절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반면 지난 8·15 광복절 광화문 집회 이후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을 포함해 집회 주최 측이 줄줄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재확산 사태의 주범으로 몰리자 교회 측은 돌연 '코로나19는 감기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사랑제일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인 '너알아tv'의 진행자는 지난달 31일 광화문 광장에서의 기자회견 생중계를 준비하면서 시청자들을 향해 본인도 '무증상 확진자였다'며 코로나19가 '그냥 감기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는 절대 무서운 질병이 아니다. 정부가 이걸 악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거리두기 단계 높이면 안 된다" 비판…이유는 방역을 너무 잘해서?

    일부 보수 인사들은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되레 '다른 나라보다 뛰어난 우리나라의 방역 성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은 '정부의 방역 강화 조치인 거리두기 상향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면서 그 근거로 '지금까지 방역을 잘했기 때문'이라는 다소 역설적인 주장을 펼쳤다.

    서민경제 초토화하는 코로나 계엄 반대 시민비대위 회원들이 지난달 31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서민경제 국민기본권 압살 코로나 계엄 철폐 촉구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연세대 류석춘 교수, 미디어연대 이석우 공동대표, 카이스트 이병태 교수 등 보수 인사들로 구성된 '서민경제 초토화하는 코로나계엄 반대 시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과잉 방역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상향 조치로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본다며 이를 철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내세운 '정부의 방역조치 강화'의 철회 근거는 '지금까지 방역을 잘했기 때문'이었다.

    비대위는 "(우리나라 방역 성과가)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에 비해 훨씬 좋다. 8월 30일 기준 확진자(사망자)가 각각 미국 614만명(18만7천명), 영국 33만명(4만7천명), 프랑스 27만명(3만1천명), 독일 24만명(9천명), 이탈리아 27만명(3만5천명), 스페인 46만명(2만9천명)인데 반해 한국은 2만명(323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4월의 쓰라린 경험을 통해 정부, 방역당국, 병·의원, 국민들의 코로나 대처 노하우가 한층 발전했다"며 "5, 6, 7월 방역 성과를 상당히 높이 평가한다. 우리나라 인구 밀도나 수도권 과밀 집중, 1시간 점심시간과 출퇴근 등 감안했을 때 굉장히 놀라운 방역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광복절 이전에 했던 기본 틀은 유지하되 느슨해진 부분만 보완해야지, 이렇게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영세 자영업자를 파산과 도산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과잉 방역"이라고 주장했다.

    기존의 방역이 성공적이었으니 그걸 그대로 진행하면 될 뿐, 추가 방역 조치는 불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방역 성과가) 방역 단계 상향 때문만은 아니다. 확진자 증가 보도와 정부 당국의 협조 요청을 접하고 자율적으로 복구한 것"이라고 덧붙이며 애써 정부의 성과를 깎아내리려 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태 초기부터 정부가 확산 추이에 따라 단계별 방역 절차를 진행한 것이고, 이를 시민들이 잘 지켜줬기 때문에 'K방역'이 세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상황이다. 정부를 비판하려던 이들은 오히려 정부의 기존 방역이 성공적이었다고 칭찬한 셈이 됐다.

    ◇"중국인 통제하지 않아 확산" 음모론…중국, 사실상 코로나19 종식 단계

    비대위가 진행한 해당 기자회견에서는 '정부가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아 코로나19가 재확산된 것'이라는 이른바 '중국발 확산' 음모론도 제기됐다.

    비대위의 시국선언문 낭독이 끝난 후 마이크를 넘겨받은 공자학원추방국민운동본부 한민호 대표는 "2월 초에 단 일주일 동안 중국발 입국자가 12만4천여명인데, 그 중 유증상자가 2천여명이었다"며 "이후 7개월 지났는데, 중국에서 유증상자가 과연 몇 명이나 들어왔나. 최소한 5만명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5만명이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아무 거리낌 없이 훑고 지나갔다"며 "이 코로나 확산 사태를 마치 그 책임이 광화문 집회에 있는 것처럼, 또 교회에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은 말 그대로 '코로나 파쇼'"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해외 입국 확진자 중 대부분이 우리나라 국민일뿐더러, 입국 시 자가격리 등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3일을 기준으로 해외 유입 확진자는 누적 2858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내국인은 1812명(63.4%)이고 외국인은 1046명(36.6%)다. 특히 외국인 중 중국 국적을 가진 사람은 20명(0.7%)에 불과했다. 지난 8월 한 달 동안 중국인 확진자는 1명이었다.

    해외 유입 확진자 추이를 살펴봐도 '중국발 확산' 음모론은 사실과 멀다. 내·외국인을 포함한 해외 유입 확진자는 광복절 집회 사흘 전인 12일 19명을 시작으로 9명(13일), 18명(14일), 11명(15일), 12명(16일), 9명(17일)을 거쳐 9월 1일 13명, 2일 14명, 3일 7명 등 꾸준히 20명 미만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현재 중국의 경우 해외에서 유입된 확진자만 있을 뿐, 지역 내 감염 사례가 약 18일(전날 기준) 동안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코로나19 종식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고 퇴원한 전광훈 목사가 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변호인단, 8·15집회 비대위 관계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한편 사랑제일교회 측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코로나19를 이용해 교회를 표적 삼아 핍박하고 있다고 재차 주장했다.

    전씨는 입장문에서 "저는 방역을 거부한 적이 없으며 방역을 방해한 적은 더더욱 없으며 마치 사랑제일교회가 퍼뜨린 확진자가 천 명이 넘고 또 이들이 지금의 코로나 감염의 주범으로 다 퍼뜨린 것처럼 말하는 것에 대해 단 한 가지도 동의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반면 정부에 따르면 전날 12시를 기준으로 사랑제일교회발 확진자는 1139명, 광복절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는 462명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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