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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부실' 북미관계, 외눈박이 볼턴의 작품



미국/중남미

    '화이부실' 북미관계, 외눈박이 볼턴의 작품

    트럼프, 회고록 세일즈에 나선 존 볼턴에 폭풍 트윗
    "볼턴 때문에 모든 게 망해버려...김정은 분통 당연"
    "북미관계를 형편없이 후퇴시켜. 그때 해임했어야"
    WP칼럼 "볼턴 자기만 영웅, 자기비판 부족 결점"
    CNN "기회주의자"...정세현 "재수없는 사람" 상기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사진=연합뉴스)

     

    화이부실(華而不實).

    스펙터클하고 드라마틱했던 지난 2년간의 북미관계를 표현할 말로 화이부실은 어떨까?

    종전선언 문턱까지 갔다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간 북한과 미국은 꽃만 무성하게 피었으나 열매는 맺지 못한 그런 관계였다.

    특히 노딜로 끝나고 만 북미 하노이 회담은 합의문까지 만들어놓고 서명을 하지 못해 폐기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할 의사가 없지 않았으나 당시 미국국내 정치와 하노이 현장의 누군가의 훼방으로 그러질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훼방꾼 가운데 한명이 존 볼턴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이었다는 말이 무성했으나 그 게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볼턴이 내놓은 회고록 파문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전날부터 공개되기 시작한 볼턴의 자서전을 겨냥해 폭풍트윗을 올렸다.

    북미관계 교착의 책임이 볼턴에게 있다는 취지다.

    첫 트윗은 이런 내용이다.

    "미친(wacko) 존 볼턴이 나라 망신을 시키고 북한을 위해 리비아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고 멍청하게 말했을 때 모든 게 망해버렸다. 나와 잘 지내고 있었던 김정은은 그의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다. 당연히 그랬을 것이다."

    리비아 모델은 '선 핵포기, 후보상'을 말한다.

    하지만 리비아의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는 2003년 '리비아 모델'로 미국과 합의하고 비핵화를 실천했지만 2011년 권좌에서 물러난 뒤 사실되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트럼프의 트윗은 볼턴의 리비아 모델을 구상자체가 틀렸다는 말이다.

    사실 트럼프는 볼턴을 17개월만에 해임한 뒤 "북한에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잘못이었다"고 말했는데, 그런 자신 생각을 이날 다시한번 확인한 것이다.

    트럼프이 이날 트윗은 이렇게 이어진다.

    "김정은은 볼턴이 옆에 있는 것을 원치 않았다. 볼턴의 멍청하기 짝이 없는 모든 주장이 북한과 우리를 형편없이 후퇴시켰고 지금까지도 그렇다. 나는 (볼턴에게)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냐고 물어봤다. 그는 답이 없었고 그저 사과했다. 처음부터 그랬다. 바로 그 때 그 곳에서 해임했어야 했다!"

    볼턴이 북미관계 후퇴의 주범이라는 이야기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트럼프 시절 북미관계의 정점은 하노이 정상회담 직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하노이 회담은 빈손으로 끝났고, 그 이후 북미 관계는 다시 뒷걸음질 쳐왔다.

    따라서 트럼프가 말한 '바로 그 때 그 곳'이란 하노이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세 번째 트윗에 이렇게 썼다.

    "처참한 반응이 나오고 있는 볼턴의 책은 거짓과 허구를 짜깁기한 것이다. 나를 나쁘게 보일 의도로 점철됐다. 내가 말했다고 돼 있는 대부분은 가짜다. 순전히 소설이다. 자기를 경질한 것에 대한 보복일 뿐이다. 마치 병든 강아지 같다!"

    볼턴의 책은 자신의 평소 생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그는 이날도 미국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자신의 회고록을 세일즈하면서 "북미 비핵화 외교는 한국 창조물"이라거나 "싱가포르 회담은 어리석은 실수다. 김정은을 정당화해준 것이다", "트럼프는 김정은에 낚였다", "북미 외교는 한국 통일 아젠다에 더 관련돼있다"는 등의 말을 쏟아냈다.

    존 볼턴 전 보좌관(왼쪽)과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트럼프가 세 번째 트윗에서 적은 것처럼 볼턴 회고록에 대한 '처첨한 반응'도 실제로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기명 칼럼에서 "볼턴은 회고록에 담긴 거의 모든 일화에서 영웅이다. 자기비판이 완전히 부족하다는 게 이 책의 중대 결점 중 하나"라며 "거의 모든 정책결정에 대해 볼턴은 자신이 맞았고 자기 얘기를 들어야 했으며 안될 줄 알았고 자신은 죄가 없다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볼턴이 얼마나 오래, 그리고 처참하게 이 대통령이 기능하도록 했는지를 감안하면 그의 자기만족은 짜증스럽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전통적 외교에 대한 무시도 그렇다"고 못마땅해했다.

    CNN도 칼럼을 통해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거론될 수 있었던, 한 가지도 아닌 여러 가지 행위를 직접 목격했으나 행정부에 있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의회와 국가가 탄핵 과정에서 입을 열어 달라고 간청할 때 침묵을 지키며 숨었다. 그리고 이제 그는 회고록 홍보 모드에 들어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를 향해 '기회주의자', '겁쟁이'로 표현했다.

    이 대목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그에 대해 내놓았던 인물평을 떠올리게 한다.

    정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직후 회담 결렬 원인으로 볼턴을 지목하면서 그를 "매우 재수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의 발언을 요약하면 이렇다.

    "정상회담 둘째날 확대정상회담에 볼턴 보좌관이 배석한 것이 회담 결렬의 신호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첫날 친교만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한 얘기를) 문서로 만들면 돈 내고 보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합의가 다 됐다는 얘기다. 그런데 갑자기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확대정상회담으로 넘어가는 장면을 보니 난데없이 볼턴이 앉아 있었다. 볼턴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매우 재수 없는 사람이다. 그 사람을 보면 인디언 영화에 나오는, 인디언을 죽이면서 양심의 가책없이 잘 했다고 하는 백인 기병대장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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