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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올여름 대졸자 870만명…최악의 취업난 직면



아시아/호주

    中 올여름 대졸자 870만명…최악의 취업난 직면

    코로나19로 민간부문 고군분투 구인여력 없어
    1분기 일자리 27% 감소 했다는 조사도 있어
    3월 공채 취소…공무원 시험 준비도
    국영기업 채용 늘리기, 군대보내기 등 캠페인
    졸업자 1/4인 220만명 실업자 예상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병으로 비상이 걸린 중국 지린성 지린시에서 방호복을 입은 요원이 고속도로 출구를 빠져나오는 트럭을 세운 뒤 운전기사와 말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남부에서 그리 유명하지 않은 대학에 다니는 수유신(21)은 베이징의 유명 음반사에서 인턴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해고되었다.

    허난성 중부지역 대학에서 식품안전을 전공한 자오싱싱(24)은 지난달부터 12개 이상의 회사에 지원서를 제출해 5곳에서 면접을 봤지만 구직에 실패했다.

    코로나19로 한국에 돌아온 한 중국 유학생은 "중국 친구들이 공무원 시험과 민간기업 취직을 준비중인데 3월에 공채가 취소된 데 이어 7,8월에 취업 지옥이 예상돼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코로나19로 중국이 직면하게 될 문제 가운데 하나로 올여름에 대학문을 나서는 870만명 대졸자들의 심각한 취업문제를 꼽았다.

    중국 경제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1976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1분기에 -6.8%성장을 기록하면서 40여년 이상 이어온 플러스 성장에 마침표를 찍었다.

    몇 달간의 사투 끝에 코로나19를 통제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미 전 세계로 퍼진 전염병은 세계경제를 위축시키면서 중국 경제를 외부에서 위협하고 있다.

    중국 산둥성의 무역항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고용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민간 부분이 고군분투하거나 문을 닫아 신규 인원을 채용할 수 없기 때문에 여름에 대학문을 나서는 청년들에게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경대학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1분기에 제공되는 일자리 숫자가 27% 감소했다. 엔터테인먼트와 서비스업의 낙폭이 컸고 교육, 스포츠, 정보기술, 금융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 교육부는 졸업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이달부터 '100일 캠페인'을 시작해 대학원 과정을 확장하고, 국영기업의 채용을 늘리고, 더 많은 학생들을 군대에 입대시키는 등의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졸업자 수가 워낙 많다 보니 이런 대책으로는 최악의 취업난을 돌파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 20년 사이에 엄청나게 늘어난 대학생 숫자도 취업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중국에서도 대학 졸업장이 일종의 특권으로 여겨지고 좋은 일자리를 보장받는 지름길로 인식되고, 정부도 노동력 수준을 높이기 위해 대학을 늘리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대학생 숫자가 급속히 늘어났다.

    1998년에는 18세에서 22세 사이의 10명 중 1명 만이 대학에 다녔지만 2016년에는 10명 가운데 4명꼴로 대학생이었다.

    한국도 그렇지만 중국 대학생들은 그동안 투자한 만큼의 보상을 받기 위해서라도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지만 현대적인 서비스업과 첨단기술 분야 일자리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국무원은 대학 증가 정책 4년만인 2003년에 처음으로 대졸자 취업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는데 청년실업으로 인한 사회 문제를 막기 위해서라도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중국 광시좡족자치구의 한 차(茶) 생산시설 (사진=연합뉴스)

     

    이렇게 해서 나온 정책 중 하나가 가난 시골 지역에서 2년간 공무원으로 일하면 더 나은 취업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대졸자 일자리 부족은 월급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2019년의 한 보고서에 의하면 취업한 대학 졸업생 중 60%가 이주노동자나 배달노동자와 비슷하거나 그 이하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에 태어난 지우시호우(90后) 세대로서 부모세대와 같은 어려움을 모르고 풍족하게 자란 젊은이들의 높은 요구와 그렇지 현실의 괴리도 문제다.

    중국의 유명 채용사이트 자오핀이 7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분의 1 이상이 기술분야에서 일자리를 원했고, 나머지 10%는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일하고 싶어했다.

    반면 대졸자들이 가장 많이 구할 수 있는 직업은 부동산 중개업이나 영업사원, 기술사 등이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러다보니 올해 대졸자의 4분의 1에 달하는 약 220만명이 실업자로 있다가 일부는 다시 대학원에 진학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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