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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태성 "역사? 후손들이 '헐~' 하지 않도록"



사회 일반

    [인터뷰] 최태성 "역사? 후손들이 '헐~' 하지 않도록"

    역사의 쓸모? "역사에 답이 있다"
    최근 논쟁 안타까워..알아가는 것부터
    역사공부 팁? "내 삶에 적용해보세요"
    우당 이회영처럼 '일생으로 답' 하고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태성(역사강사)

    여러분, 역사 공부 여러분 얼마나 예전에 열심히 하셨어요? 역사 공부는 우리한테 얼마나 쓸모 있는 걸까요? 학창 시절에 좋아하기는 하셨어요? 연도부터 사람 이름까지 달달달달 외워야 되니까 고생스럽기도 하고. 또 '그래서 나는 싫었어' 이런 분들도 계실 테고. 또 어떤 분들은 '4차 산업 혁명이니 5G니 가상화폐니 이런 세상에서 역사 공부가 그렇게 중요한가. 검색하면 다 나오는 거.'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마는 역사는 참으로 쓸모가 있다. 심지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답은 역사에 있다. 이렇게 주장하는 분이 있습니다.

    랜선 제자만 500만 명이라고 하는 분. 인터넷 강의를 하는 역사 강사죠. 최태성 선생님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최태성> 안녕하세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프로에 이렇게 불러주셔가지고 진짜 영광입니다.

    ◇ 김현정> 이렇게 생기셨구나. TV에서만 보던 분 보니까 설레네요. (웃음)

    ◆ 최태성> (웃음) 저도 PD님 보니까 이렇게 생기셨구나.

     


    ◇ 김현정> 서로 문 열고 인사하면서 이렇게 생기셨군요 이랬어요. 여러분, EBS 한국사 강의의 간판 강사셨고. 역사저널 그날이라는 프로그램에도 요새 출연하는 방송인이시기도 하고. 예능도 가끔 나오시고.

    ◆ 최태성> 저는 방송은 어쩌다 보니까 나가는 거고요. 저는 무료 인터넷 한국사 강의. 거기가 주요 메인.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가끔 여장도 하시던데. (웃음)

    ◆ 최태성> (웃음) 자꾸 이렇게 작가님들이 자꾸 이렇게 무리수를 두시더라고요.

    ◇ 김현정> 이런 최태성 선생님. 제가 랜선 제자 500만 명이라고 한 건 온라인 강의, 선생님의 강의를 들은 제자.

    ◆ 최태성> 누적 수강생 수가.

    ◇ 김현정> 500만이요?

    ◆ 최태성> 여기 지금 이번 여기 이 프로그램의 PD님도 제 랜선 제자이십니다.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사실 저는 인강 세대는 아니거든요. 그런데 저희 밑의 후배들은 최태성 선생님 하니까 다 막 좋아요 표시 누르면서 대단한 분이라고.

    ◆ 최태성> 아마 한국사를 공부를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한 번쯤은 저를 만나셨을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인터넷 강의를 지금 무료로 하고 계시는 거예요?

    ◆ 최태성> 네.

    ◇ 김현정> 유료로 해도 엄청나게 버셨을 텐데 왜 무료를 고집하고 계세요?

    ◆ 최태성> 유료로 해서 돈을 엄청나게 버시는 분도 계시지만 또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1명 정도는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그냥 너무 다 똑같으면 재미없잖아요.

    ◇ 김현정> 이 여유로움.

    ◆ 최태성> 이유는요. 사실 제가 예전에 EBS에 있을 때 사실 맨 처음에 인강으로 들어갈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 김현정> 고등학교 선생님 하시다가 EBS 강의를 하게 되셨는데.

    ◆ 최태성> 그렇죠. 그때는 그냥 왜 우리 어렸을 때 로망이 있잖아요.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그거 이외에는 없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한 학생이 수강 후기를 올렸는데 낙도에 있는 친구였어요. 교육 환경이 좀 안 좋은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저도 사실은 사교육 듣고 싶습니다. 그런데 저는 정말 그럴 형편이 안 됩니다. 그냥 선생님한테 의지할게요. 그때 내가 그냥 TV 나오면 좋겠구나라고 이렇게 강의를 찍으면 안 되겠구나라는 그런 생각을 해 봤어요. 그래서 이 강의는 정말 돈이 없어서 듣는 강의가 아니라 있어도 들을 수밖에 없는 그런 좋은 강의를 한번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그런 걸 한번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이 모습이 시작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때 그렇게 마음먹은 게 낙도 학생의 선생님 감사합니다, 온라인 듣게 해 주셔서. 거기서부터 나는 무료로 이렇게 많은 아이들에게 혜택을 줘야지 한 것이 지금까지 변치 않고 쭉.

    ◆ 최태성> 대단한 건 아니고요. 아유, 아닙니다, 진짜.

    ◇ 김현정> 아니요. 대단한 거예요. 왜냐하면 인터넷 강의 시장이 워낙 커졌기 때문에 이걸 사실 유료로 하기 시작하면 어마어마한 재벌이 되실 수 있는 거예요.

    ◆ 최태성> 그럴 수 있죠.

    ◇ 김현정> 그런 분이. 그런 분이 최태성.

    ◆ 최태성> 지금도 저 돈 많이 벌어요. 괜찮습니다.

    ◇ 김현정> 강연하시고 외부 강연, 방송도 하시고. 책을 내셨어요. <역사의 쓸모="">?

    ◆ 최태성> 역사의 쓸모.

    ◇ 김현정> 아주 단도직입적으로 질문드릴게요, 최 선생님. 역사가 지금 이 시기, 이 시대에 쓸모가 있습니까?

    ◆ 최태성> 너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많습니까?

    ◆ 최태성> 너무 많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실 내일 일 모르잖아요. 특히 더군다나 요즘 같은 경우에는 더더군다나 내일 일을 잘 모르기 때문에 불안해하는 것 같아요. 특히 젊은 청춘들이라든지 정말 무언가를 해야 되는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사람들. 그런 분들에게 저는 역사 속에 이미 답이 있을 수 있다. 역사는 기본적으로 제가 볼 때는 이런 것 같아요. 예전에 수학 문제 풀다가 안 풀리면 우리 어떻게 하죠?

    ◇ 김현정> 정답 보죠, 뒤에.

    ◆ 최태성> 그렇죠. 뒤에 해설 보잖아요. 해설 보면 이제까지 안 풀렸던 그 길이 보이잖아요. 딱 그 느낌인 것 같아요. 우리가 무언가 고민하고 선택하고 어떤 결과를 낼 때 모른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이미 그 한 사람의 고민과 선택과 그 결과를 이미 옛사람들이 그 어마어마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로 다 해 놨거든요. 똑같은 답은 아니겠지만 비슷한 답, 건강한 답을 어느 정도는 찾아낼 수 있다. 이게 역사에 있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 김현정> 그래서 그런지 항상 제1강 주제는 역사는 왜 배우는가. 그 빡빡한 진도 가운데서도 최태성 선생님의 강의의 1강은 항상 역사는 왜 배우는가.

    ◆ 최태성> 그렇죠. 구석기가 아니죠.

    ◇ 김현정> (웃음) 맞아요. 그렇더라고요.

    ◆ 최태성> 다들 당황해하시는데 그냥 그래요. 어차피 저도 수험생을 위한 어떤 강의를 찍는 게 일반적이거든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강의가 이 시간이 한 사람의 삶에 어떤 좀 영향을 줄 수 있을까. 그래서 1강은 왜 이걸 공부하는지 왜 배우는지. 왜 우리가 구석기를 배워야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고 출발하는 게 제 강의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죠.

    ◇ 김현정> 그냥 달달달달, 태정태세 이게 아니라 왜 배우는지를 아는 것이 인생에 도움이 될 거다. 그럼 지금 선생님 현실에 답답한 건 역사를 보면, 과거를 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 우리 사회 지금 여러 가지 정말 답답한 문제가 많거든요.

    ◆ 최태성> 너무 많죠.

    ◇ 김현정> 그중에 이거는 과거의 역사의 이걸 보면 풀 수 있는데 안타깝다하는 거. 개인적으로 어떤 거 고르시겠습니까?

    ◆ 최태성> 저는 개인적으로 하나 본다면 요즘 참 갈등이 심한 것 같아요. 대립과 갈등 그속에서 심지어는 미움과 증오까지 나오는 그런 모습들. 그러니까 우리 사회가 참 뜨겁구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 김현정> 혐오까지 나오는.

     


    ◆ 최태성> 그렇죠. 가끔 이런 모습을 보다가 역사 속에서 이 모습이 하나 떠오르더라고요. 한 300년 전에 우리가 예송이라는, 예송 논쟁이라는 걸 한 번 거치게 됩니다. 예송 논쟁은 뭐냐 하면 상복을 3년 입냐, 1년이냐. 1년 입냐, 9개월 입냐. 이거 가지고 정말 박터지게 싸워요.

    ◇ 김현정>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서 상복을 얼마나 입을 것이냐.

    ◆ 최태성> 그렇죠. 정말 실록을 보면 사생결단이에요. 정말 대단한데 이 사실들을 300년 지난 우리 학생들한테 이야기를 하면 학생들 반응이 '헐'.

    ◇ 김현정> 그게 싸울거리야, 이렇게?

    ◆ 최태성> 그러니까 얘들 뭐 하는 거야라고 하면서 헐 한단 말이죠. 저는 이 모습이 참 역사를 보면서 지금 우리 역시 마찬가지로 100년 뒤 200년 뒤 우리의 모습을 우리 뒤에 오는 사람들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그러니까 역사적인 베이스를 알고 있다면 지금의 우리 모습을 객관화시켜서 볼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우리의 뜨거움을 조금은 좀 차분하게 좀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상황 속에서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경청할 수 있는 어떤 능력들. 그러면 이런 미움과 증오와 심지어 혐오까지 갖는 이런 모습들을 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저는 역사에서 꼭 한 번 이야기하고 싶었던 부분이었습니다.

    ◇ 김현정> 되게 중요한 부분이네요. 우리 사회가 지금 갈라질 대로 다 갈라졌어요, 쩍쩍. 예전에는 지역 갈등 얘기했는데 지금은 지역뿐만 아니라 세대별로도 갈라지고 남녀 갈라지고 진보, 보수 갈라지고. 갈라질 수 있는 모든 것으로 다 갈라져 있을 때 나만 옳다고 생각하지 말고 들어라. 상대방 말을 들을 줄 알아야 된다. 객관화시킬 줄 알아야 된다. 이대로 간다면 우리 후대에 헐 소리 들을 수 있다.

    ◆ 최태성> 그렇죠, 그렇죠, 그 부분. 역사에서 이미 그런 부분들이 있으니까 제발 좀 우리 100년의 모습을 보면서 지금을 보자. 이런 얘기를 꼭 좀 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좋네요. 역사쌤, 큰별쌤 최태성 선생님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역사와 관련된 이슈들이 늘 보면 많아요. 많은데 최근에 약산 김원봉 논란이 있었습니다. 서훈을 줘야 된다, 말아야 된다. 추념사에 언급을 해야 된다, 안 해야 된다. 김원봉 선생님 없이 항일 운동사를 논하기는 어렵다. 아니다, 그 정도는 아니다. 뭐 많았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태성> 저는 이 근현대사의 특히 인물들 같은 경우에는 평가에 있어서만큼은 조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어요. 우리 현대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광복되고 나서 우리가 남북이 분단되면서 이념으로 나뉘어졌고 전쟁을 겪으면서 지금 현재까지 오고 있잖아요. 우리의 진정한 현대사는 우리 남북이 하나가 되었을 때 그때 진정한 현대사의 첫 번째 페이지는 넘어가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지금 우리가 광복되고 나서 전쟁을 겪으신 상처 속에서 그 많은 사람들이 분명히 지금 생존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것이 옳다, 그르다라는 것을 이야기한다는 게 굉장히 조심스럽다는 얘기예요. 이건 이성적으로 어떻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부분들이 분명히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는 현대사의 첫 번째 페이지가 쓰여지는 그 시점에 그 평가라고 하는 것들은 조금 내려두고.

    ◇ 김현정> 미뤄두자?

    ◆ 최태성> 지금은 그 분들의 어떤 행적들 이런 것들을 차곡차곡차곡 데이터베이스화해서 그 현대사의 첫 번째 페이지가 쓰여질 때 좀 잘 전달해 줄 수 있는 그런 역할들을 지금 우리 세대가 해야 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 김현정> 지금 그걸로 갈등하지 말자는 말씀으로 들리네요.

    ◆ 최태성> 그렇죠. 예를 들다면 이런 거죠. 지금 너무너무 뜨거운데 이걸 어떻게 예를 들면 김원봉 선생님을 우리가 언제 알았다고.

    ◇ 김현정> 교과서에서 못 배웠어요.

    ◆ 최태성> 그러니까 영화 <암살>이 나오면서부터 그때부터 김원봉이라는 인물이 화두가 되었던 거거든요.

    ◇ 김현정> 예전에는 아예 그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화하지도 않은 거예요. 우리 데이터 안 줬어요, 우리한테.

    ◆ 최태성> 지금도 사실 되어 있지도 않아요. 자신들이 알고 있는 몇 가지 정보를 가지고 그 사람을 자꾸 함부로 평가하려고 한다는 이야기죠. 그건 지금 그건 우리의 역할도 아니고 우리가 그럴 자격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분들에게 좀 더 알아나가는 자세. 이런 것들이 지금 우리의 역할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함부로 폄하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지금 반드시 서훈 줘야 된다. 이렇게 결론 내려서도 성급하다.

    ◆ 최태성> 그렇죠.

    ◇ 김현정> 조금 두자.

    ◆ 최태성> 역사적인 위인들을 폄하하는 단어들을 보면서 이건 너무 나갔다. 이건 우리의 역할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얼마전에 SNS에 이렇게 쓰셨더라고요. "일제는 조선 식민지 해방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원봉 잡기에 혈안이 돼 320억 현상금을 내걸었다. 일제에게는 그런 놈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가 다시 그런 놈으로 불리고 있다. 그게 안타깝다."

    ◆ 최태성> 대본에 없는데 어떻게 그런 말씀을 찾아보세요? 깜짝 놀랐습니다.

    ◇ 김현정> (웃음) SNS 다 뒤져봤죠, 저희가.

    ◆ 최태성> 사실 그 이야기 딱 들었을 때 제가 역사를 공부하는 입장 속에서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이렇게 우리가 막말로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분들은 아니거든요, 아직은요.

    ◇ 김현정> 전혀 아니죠.

    ◆ 최태성> 이건 역사에 대한 기본적 예의는 아니다라고 생각이 들어서 기본적으로 SNS에 글을 올리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세대 갈등에 대한 혐오에 대한 우리 이야기 나눴고 또 지금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이야기 나눴고. 그런데 지금 들으시는 분들이 문자를 엄청 주시는데 역사를 잘하고 싶은데, 잘 알고 싶은데 외우는 걸 정말 못한다. 어렵다. 또 외우고 나도 금방 잊어버린다. 역사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팁 같은 건 없냐는 학부모들의 문자, 학생들의 문자 들어와요.

    ◆ 최태성> 제 무료 강의 들으시면 되고요. (웃음)

    ◇ 김현정> 그러면 어차피 무료 강의니까 주소 알려주세요. 뭐라고 검색하면 될까요?

     


    ◆ 최태성> 제 유튜브에 보시면 별별 히스토리 치면 언제든지 마음껏 들을 수 있는데 농담이고요. 팁은 뭐냐 하면 저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역사라는 게 사실을 암기해서 시험 문제를 푸는 과목이라고 우리가 굉장히 많이 오해를 하시는데 역사의 본질은 아니고요.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 과거의 사람을 만나면서 그 사람의 삶을 통해서 그 삶이 내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그러면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지 그 고민의 지점이 형성될 때 그때 비로소 저는 역사가 제대로 나에게 다가왔다라고 보여지는 것이죠.

    ◇ 김현정> 그럼 자녀나 우리 학생들한테 역사 공부시킬 때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외워. 여기가 시험에 많이 나와, 별표 쫙이 아니라 네가 만약 이 인물이라면 어떻게 했겠니. 이런 식으로 접근하라.

    ◆ 최태성> 그렇죠. 물론 시험지에 풀기 위한 어떤 그런 사실들이 분명히 존재할 거 아니에요?

    ◇ 김현정> 물론 별표 쫙도 하기는 해야 되지만.

    ◆ 최태성> 중요한 건 그 사실을 만든 사람들이 누구냐는 거예요. 사람이거든요. 그 사람이 그 사실을 왜 만들었을까를 한 번만 더 질문해 들어가면 그때부터는 굉장히 묘한 역사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면서 재미있게 역사를 공부하실 수 있겠다는 이야기를 제가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진짜 그러네요. 내가 그때 유관순이었다면. 이런 가정. 내가 이완용 같은 처지였으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이런 식의 가정을 하나씩 넣어보는 거예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과정.

    ◆ 최태성> 끊임없이.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역사가 달달달 외워서 시험 치는 그것이 아닌. 재미있네요.

    ◆ 최태성> 역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하나의 덩어리거든요. 그 삶이 있기 때문에 그 삶을 통해서 내 삶을 한번 들여다보자는 이야기죠.

    ◇ 김현정> 좋습니다. 최태성 선생님과 함께한 오늘 화제의 인터뷰. 책에서 이런 부분을 쓰셨더라고요. "꿈이란 명사가 아니라 동사여야 한다. 그리고 그 롤모델을 역사에서 찾으십시오." 이렇게 조언하셨던데 우선 최태성 선생님의 롤모델은 누구입니까?

    ◆ 최태성> 저는 우당 이회영 선생을 한번 제 인생에서 굉장히. 저는 우당 이회영 선생의 말씀, 워딩을 만나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제 삶은.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우당 이회영 선생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젊을 때부터 질문했던 질문이 있어요. 그 질문이 뭐였냐면 '한 번의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이에요. 사실 저는 어떻게 보면 이 질문은 좀 진부한 질문일 수 있어요. 그런데 그 질문 딱 듣는 순간 제가 한 번도 제 인생이 한 번이라는 생각을 안 해 봤더라고요. 너무 당연한 질문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질문을 저한테 물어본 적이 없었더라고요. 이건 하루하루 너무 바쁘다 보니까 그냥 이렇게 살아갈 거라는 생각이 들었었지 내 인생에 한 번이구나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이 우당 이회영 선생이 끊임없이 젊었을 때부터 나 한 번의 인생 어떻게 살지라는 이런 질문을 던지는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한 번이구나. 그러면 나는 또 어떻게 살아야 될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면서 그 이후의 삶이 달라지게 되더라고요.

    ◇ 김현정> 한 번이라면 내가 이 순간 어떤 것을 택할 것인가에서 더 가치 있는 것을 택하지 택하게 되지 않겠는가.

    ◆ 최태성> 왜냐하면 한 번이니까.

    ◇ 김현정> 한 번이니까. 그러네요. 선생님. 선생님이래. 청취자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 보세요. 한 번인데 지금 나 어떻게 살고 있는 거지?

    ◆ 최태성> 그렇죠. 우리가 지금 바쁘지만 가끔씩만이라도 내 삶이 딱 한 번밖에 안 남았다라고 질문을 던지시고 그 답을 어떻게 하면 구하지 하면 굉장히 묵직한 화두로 다가오게 되는 질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리고 역사 속에서 롤모델, 내가 생각하는 롤모델은 누구인가 한번 지금 다들 머릿속으로 그려보시라.

    ◆ 최태성> 우리 시대의 멘토보다는 저는 역사 속 멘토가 좀 더 검증된 멘토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저도 동의합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지금 이 순간 아까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고 그러셨잖아요, 동사. 동사로서의 꿈은 뭐예요, 그러면?

    ◆ 최태성> 저는 제가 잘하는 게. 그러니까 잘한다고 하는 건 누구와 비교해서 잘한다는 건 아니고요. 누군가 누군가와 비교하는 순간 우리는 불행이 시작됩니다.

    ◇ 김현정> 비교하지 말아라.

    ◆ 최태성> 제발 그런 거 하지 말고요. 그냥 내가 갖고 있는 능력 중에 제일 잘하는 게 뭐냐 하면 이렇게 역사 사실들. 역사 전공자들이 열심히 공부한 사실들에다가 제가 이렇게 재미와 의미를 부여해서 전달하는 걸 제가 제일 잘하더라고요. 제가 그래서 나중에 눈 감을 때 저는 답이 이미 제 유언은 정해졌습니다.

    ◇ 김현정> 뭡니까? 유언도 미리 정하세요진짜 역사 선생님은 다르다.

    ◆ 최태성> 한 번의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것에 그 우당 이회영 선생이 이렇게 답을 해요. 일생으로 답했다라는 이야기를 하시거든요. 저 역시 마찬가지로 일생으로 답하고 싶은 거예요. 답은 준비되어 있는데 그 답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건 저는 제가 잘하는 게 이거니까 초중고 그리고 성인들 할 것 없이 누구나 이 한국사를 좀 무료로 마음껏 좋은 콘텐츠를 들을 수 있는 그런 사이트나 채널 하나 만들어서 계속 콘텐츠를 만들어서 나중에 눈 감을 때 나도 그래도 일생으로 답했다라는 그런 이야기, 준비된 이야기를 한번 꼭 좀 해 보고 싶은 게 제 동사의 꿈입니다.

    ◇ 김현정> 멋있습니다.

    ◆ 최태성> 그런데 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어요. 열심히 한번 달려보겠습니다.

    ◇ 김현정> 최태성 선생님, 고맙습니다.

    ◆ 최태성> 감사합니다. 영광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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