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하는 조응천과 금태섭 의원.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 검사 출신인 금태섭 의원은 11일 당이 추진 중인 공수처 설치에 대해 '제대로된 개혁의 방향이 아니'라며 공개적으로 반대의견을 나타내 주목된다.
금 의원은 이날 SNS 페이스북에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는 이유'라는 글을 올려 "공수처 설치가 검찰개혁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고, 만일 성공한다면 오히려 개혁과는 반대방향으로 갈 위험성이 크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그는 "검찰개혁의 골든타임이 지나고 있는데, 아직도 마치 공수처 설치 여부라는 하나의 기준에 검찰개혁의 성패가 달린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이 계셔서 의견을 정리해 올린다"며 공수처에 반대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금 의원은 특히 공수처를 반대하는 이유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며 '공수처 대신 검찰의 수사권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하며 주장했다.
이어 그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전세계 어느 국가에도 없다. 최근 패스트 트랙 논의와 관련해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사이에 공수처에 기소권을 주느냐 마느냐를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도 선례가 없는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세계 어떤 선진국에서도 대한민국 검찰처럼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는 기관을 운영하지 않는다"며 검찰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금 의원은 공수처에 반대하는 이유로 공수처는 새로운 권력기관의 출연일 뿐이라는 점, 사정기관인 공수처가 일단 설치되면 악용될 위험성이 매우 크다는 점도 제시했다.
그는 "제도는 선의를 기대하고 설계해서는 안 된다"며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박근혜 정부 우병우 민정수석이 있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대 정권은 검찰 하나만 가지고도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왔다"면서 "공수처라는 권력기관이 하나 더 생기면 이제 양손에 검찰과 공수처를 들고 전횡을 일삼을 위험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그는 공수처는 또 하나의 권력기관일 뿐이라면서 "우리 사회가 사법과잉, 검찰과잉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권력기관의 권한과 힘을 축소하고 제한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끝으로 "공수처 설치에 대해서 토론을 하고 싶다"면서 "설익고 검증되지 않은 정책에 매달리다가 검찰개혁의 적기를 이렇게 놓친다고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을 정도"라고 글을 맺었다. 당내에서 공수처를 두고 치열한 논쟁의 필요성을 제기한 부분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