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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손학규, 정치구조의 변화 느꼈다는데…현실은



국회/정당

    [팩트체크] 손학규, 정치구조의 변화 느꼈다는데…현실은

    孫 “중간지대 뚫려 있었다”지만.. 선거결과는 ‘빡빡한 양극화’
    ‘중원’ 열렸던 지난 총선‧대선 흐름 뒤집혀 ‘양당제 복귀’ 추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사퇴 요구에 버티기로 맞서고 있는 손학규 대표. 그는 11일 바른미래당 사무처 직원들과의 월례 모임에서도 '제3의 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의 휴가 일정조차 반납한 채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손 대표는 자신의 거취를 흔드는 당내 집단정서의 정체를 '불안'으로 규정했다. 그는 "불안은 결국 바른미래당이 존속할 수 있을 것인가. 바른미래당의 번호(기호 3번)를 달고 나가서 다음 총선에서 (당선)될 수 있을까의 불안에서 시작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당직자들을 다독이는 한편, 자신이 계속 당권을 이어가야 하는 명분을 '중도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열망에서 찾으려 했다. 그는 지난 4‧3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경남 창원성산에서 느낀 표심에 대해 "한국 정치 구조의 변화를 볼 수 있고, 구조의 변화를 예견할 수 있고, 그것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분명히 느꼈다"고 했다.

    "중간지대가 훤히 뚫려 있었다"고 말하는가 하면 "극좌‧극우를 표방하는 사람들은 그쪽으로 가라"며 독한 발언도 했다. 종합하면 보수와 진보 사이의 중도를 표방하는 제3당, 즉 바른미래당을 위한 틈새시장을 현장에서 목격했단 얘기다.

    그러나 창원성산에 국한된 역대 선거결과를 분석하면 적어도 수치상으론 그가 말한 '정치의 변화'는 제3세력에게 열려 있는 시장이 아니라, 점점 문이 닫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일 창원성산 보선 득표율은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 45.21%, 이재환 3.57%, 정의당 여영국(당선) 45.75%(기호순) 등이었다. 45 대 45의 빡빡한 박빙 판세가 확인된 결과다.

    양쪽 진영이 팽팽하게 맞붙었던 전례는 18대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확인된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는 54.84%를 득표했고, 문재인 후보는 44.77%를 받았다.

    보수 쪽에 쏠렸던 표심은 2년 뒤 치러진 6회 지방선거에선 진보 쪽으로 일부 이동했다. 홍준표 경남지사 후보가 46.03%를 득표해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후보에게 1.53% 포인트 차로 뒤졌다. 경남지사로 당선됐던 홍 후보는 창원성산과 김해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김 후보에 앞섰다.

    제3지대에게 문호가 열렸던 선거는 2016년 20대 총선과 2017년 19대 대선 때였다.

    지난 총선에서 정의당 노회찬 후보는 51.5%를 득표해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40.21%)를 압도했다. 이번 보선에서 3%대를 득표한 이재환 후보도 당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8.27%를 득표해 나름 선전했다.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정당 득표에선 국민의당이 이 지역에서 20% 넘게 득표해 2위인 민주당을 턱밑까지 추격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인 당선된 2017년 5월 19대 대선 때도 다당제의 흐름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41.74%로 압도적인 1위였지만, 홍준표(27.54%)‧안철수(15.1%)‧유승민(8.19%)‧심상정(7.09) 등 나머지 후보들도 각자 유의미하게 득표했다.

    손 대표가 이상적으로 바라보는 표심은 이번 보선보다 지난 총선 혹은 대선 때의 결과에 해당함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침묵의 나선효과'에서 원인을 찾았다. 지난 박근혜 탄핵 사태 이후 침묵했던 보수 세력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현 정권의 개혁성과가 잘 보이지 않고, 제3세력의 영향력도 미미한 가운데 진보와 보수 간 진영 대결의 양상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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