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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대규모 집회, 평화적 마무리



사건/사고

    불교계 대규모 집회, 평화적 마무리

    범불교대회, "이 대통령은 즉각 사과하라" 요구

     

    정부의 종교적 편향과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항의하는 불교계의 대규모 집회가 27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시작돼 조계사 법회를 끝으로 평화적으로 마무리 됐다.

    ◆ 불교계 ''''이 대통령은 환골탈태하라''''

    이날 오후 2시쯤부터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승려와 불교도 등 20만여 명(경찰추산 6만 명)이 참석한 범불교도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어청수 경찰청장의 즉각 파면과 공직자의 종교차별 금지법 제도화 등을 주장하고 나섰다.

    서울광장과 을지로 입구를 꽉 채운 인파는 주최 측 추산 70만, 경찰 추산 8만 여명이 모였던 지난 6월 10일 촛불 집회 이후 최대 규모로 추산돼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지만 별다른 충돌 없이 대회는 마무리됐다.

    범불교대회에서 불교환경연대 수경 승려는 "현 정권의 양극화, 교육 문제, 공영방송 탄압 등이 이명박 대통령의 개신교 근본주의 때문"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수경 승려는 이어 ''''의회를 장악한 한나라당도 대통령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있고 사법부마저도 가파른 보수적 모습을 보이며 국민들에게 준법이라는 이름으로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을 견제하는 데 불교계가 앞장서 이 대통령의 진심어린 대국민 사죄를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범불교대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에서 봇물처럼 터지는 공직자들의 종교차별 사태와 대통령의 방조로 헌법이 훼손되고 국민화합이 저지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경찰청장 등 종교차별 공직자를 즉각 파면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범불교도대회 봉행위원회 대변인 승원승려는 ''''이 같은 요구가 반영되지 않을 경우 전국의 모든 승려들이 모이는 ''''대승려대회''''를 개최해서 그 어떤 어려움도 뚫고 반드시 요구사항을 관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승려 300여명은 시청광장 한켠에서 팔뚝에 향을 피워 살을 태우는 ''''연비''''의식을 하며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3만여 명의 참가자들은 오후 4시 15분쯤부터 거리행진을 시작해 세종로와 종로, 안국동 일대를 거쳐 조계사까지 거리 행진을 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신자들은 거리행진에 동참하지 못하고 서둘러 귀향길에 올랐다.

    불자들은 ''''이명박은 반성하라, 종교적 탄압을 하지 마라'''' 등의 바람이 적힌 ''''만장''''이라는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과 김원웅 전 의원, 노회찬,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 등도 함께 거리 행진을 하며 불교도들을 격려 했다.

    이들은 조계사에 도착해 마무리 법회를 진행한 뒤 오후 6시쯤 대회를 마무리 했다. 촛불시민연대와 아고라 회원 등 3백여 명은 조계사 앞 도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이어갔지만 오후 6시 15분쯤 자진 해산한 뒤, 종로구 인사동 일대에서 열린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주최 ''어청수 청장 파면 캠페인''에 합류했다.

    ◆ 지방 신자들, 촛불집회 참가자들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범불교대회장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불교신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전북 전주에서 올라온 구산 승려(20)는 ''''한 나라의 수장이 했던 언행 속에 불교에 대한 탄압이 있어서 더 이상 참아볼 수 없어서 참석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 진주 연화사에서 새벽부터 올라왔다는 정인숙(50)씨는 ''''불자라서 종교 차별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불교가 나라를 구했는데 자기 종교를 지키는 것은 타 종교에 대해 나쁘게 언급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불교는 자비심을 강조하기 때문에 가만히 있다 보니까 얕보는 것 같아서 왔다. 이 대통령이 독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종교 차별은 있어선 안 되는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경기도 남양주 대원사 주지인 대원 승려는 ''''현 정부가 종교 편향을 하지 말고 공직자들의 종교 편향을 방지하는 입법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시위대들도 함께 했다.

    지난 15일 촛불집회에서 연행됐었다는 다음 카페 흑사단 이상배(27, 대학생)씨는 ''''특정 종교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대회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옳지 않았고, 정부가 종교를 편향해서 보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거의 매일 촛불집회에 참여해 왔다는 이준호(40, 남)씨는 ''''불교계의 문제의식을 계속 공유하고 싶어 참여했다. 종교와 정치가 구분돼야 하지만 종교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모인 것 자체가 슬픈 현실이다''''라며 ''''가장 보수적인 것이 불자라는 데 이렇게 많은 불자들이 모인 것은 정말 이명박 정권이 잘못된 정책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수정(23,여)씨도 ''''계속 촛불집회 참여했는데 이렇게 종교계가 크게 모인 것은 역사상 처음인 것 같다. 지금까지 촛불집회가 평화에서 변질됐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런 상징적 행사를 통해 촛불집회가 다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며 범불교도 대회가 촛불집회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KTX 비정규직 여성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정연홍(29)씨 등 10여명도 호소문을 돌리며 이명박 정권의 종교 편향에 대해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 경찰 ''''종교 집회는 최대한 보장 하겠다''''

    서울광장에서 범불교도대회를 이어가던 참가자들이 서울광장과 대한문 일대 도로를 점거하고 대회를 마친 뒤 시청과 종로 일대에서 거리 행진을 하면서 도로 통제가 부분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85개 중대 7000여명의 인원을 도심 주변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면서 도심을 통과하는 버스노선을 임시 조정했고 일반차량은 우회하도록 했다. [BestNocut_L]

    그러나 경찰은 이번 대회가 종교행사라는 점을 감안해 정복을 입은 경찰관들만 대회 참여자들 주변에 배치시키는 등 조심스런 모습을 나타냈다.

    한편, 범불교도대회 참여를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던 버스 한 대가 한남대교와 1호 터널을 지날 무렵 경찰이 통행을 저지하면서 잠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지방에서 온 버스를 에스코트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빚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수만 명의 불교도들의 요구가 이날 대규모 대회를 통해 분출된 가운데 앞으로 정부의 대응에 따라 불심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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