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밀양 할매들의 10년싸움 "살기 위해, 내 재산 지키기 위해"



경남

    밀양 할매들의 10년싸움 "살기 위해, 내 재산 지키기 위해"

    (사진=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 제공)

     

    ■방송 : 경남CBS<시사포커스 경남=""> (손성경PD, 김성혜 실습작가, 106.9MHz)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팀장)
    ■대담 : 이계삼 사무국장 (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김효영 : 밀양송전탑 반대투쟁이 올해 12월로 10년을 맞았다고 합니다. 그 10년의 투쟁을 함께 해온 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이계삼 사무국장 연결해 보겠습니다.
    이 국장님 안녕하십니까?

    ◆이계삼 : 네. 안녕하십니까?

    ◇김효영 : 송전탑 반대운동, 시작이 언제였고 어떤 계기로 시작이 되었던 겁니까?

    ◆이계삼 : 2005년 12월 5일 밀양시 상동면 여수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을에서 북하고 꽹가리를 들고 한전 밀양지사에 가서 당시 주민들 사이에 알려지기 시작했던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계획을 백지화하라. 말하자면 시위를 한 것이 공식적으로 드러난 반대운동의 첫 시작입니다.

    ◇김효영 : 그 때는 이계삼 사무국장님도 계셨습니까?

    ◆이계삼 : 저는 그때 당시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밀양지회 사무국장 일을 하면서 2005년도에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 있었어요. 밀양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대주민들과 연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그 때 저도 함께 했었습니다.

    ◇김효영 : 그랬군요. 이렇게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을 끌 것이라고 예상하셨습니까?

    ◆이계삼 : 당연히 못했죠. 10년까지 갈 것이라고 정말 아무도 생각 못했죠. 한전도 그렇고 그 누구도 10년까지 끌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 못했을 겁니다.

    ◇김효영 : 그 당시 2005년에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셨죠?

    ◆이계삼 : 그렇죠. 그 때도 기억나는게 2005년도에도 밀양 시내에서 전자파 전문가 분이 오셔서 강연회 기억이 나는데 그 때 오셨던 주민 분들도 다 60대가 넘으셨다는 느낌이 들어서 시골어른들이 늘그막에 왜 전문가 얘기 알아듣기도 어려운 용어까지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요. 10년 사이에 그분들이 그분들인거잖아요. 더 늙으신거죠.

    ◇김효영 : 그 어르신들이 10년동안 싸워올 수 있었던 힘이랄까요. 그것은 뭘까요?

    ◆이계삼 : 글쎄요. 저는 어르신들이 국가와 맞서 싸우는 일은 젊은 사람들도 쉽지 않은 일인데 절박함 때문이었다고 생각해요. 포기할 수 없다는 절박함. 생존권이, 평생을 쌓아온 재산권이 빼앗기게 되는 상황을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 없다는 것, 시간이 흐르면서는 한전으로부터 여러가지 분열이나 거짓말, 국가폭력을 당하면서는 인간적으로 굴복할 수 없다라는 자존감이 있겠죠. 생각해보면 에너지라기 보다는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효영 : 그래요. 그 과정에서 두 분의 어르신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계삼 : 굉장한 일이죠. 엄청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효영 : '할머니들, 할아버지 10년 되었습니다, 10년 행사합니다.' 하니까 반응이 어떻습니까?

    ◆이계삼 : 어르신들은 오히려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런걸하노' 이런게 아니라 굉장히 즐겁게 계세요. 10년을 버텨냈다는 자부심 있잖아요.

    ◇김효영 : 10주년 행사 언제 어떻게 진행합니까?

    ◆이계삼 : 목요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기자회견홀에서 밀양을 지지해주셨던 언론사 분들과 서울지역에 연대하시는 분들, 법률가 분들과 10주년 간담회를 합니다.

    그 때 저희가 준비했던 밀양송전탑 반대투쟁 백서와 밀양을 취재했던 사진기자님들, 사진작가님들이 만든 투쟁화보집 2권을 내어놓고, 10년의 성과와 과제, 소회를 풀어놓는 간담회와 출판기념회 점심 오찬이 있고요.

    성탄절 다음날인 26일에는 밀양 삼문동 문화체육회관이라고 현재 밀양에서는 제일 큰 공연장입니다. 그곳에서 10주년잔치를 합니다. 그때는 어르신들이 음식도 준비하시고 10주년을 회고하는 영상, 공연을 직접 준비를 하고 계십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앞으로 밀양주민들도 해야 될 일들이 분명 남아있는거죠?

    ◆이계삼 : 네. 그렇죠. 일단 주민분들은 철탑이 들어선 것이잖아요.
    그렇지만 거기서 계속 사셔야 되고. 남아있는 일들이 많죠. 마을이 찬성과 반대로 여전히 갈라져서 주민들이 아직까지 반목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특별한 계획이 없는 한은 계속 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거든요.

    이것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은 무었일까 생각했을 때는 밀양의 진실이랄까. 과연 이 송전선로가 필요했던 것인가. 그리고 대안은 없었던 것인가? 지금 꾸준히 주장해왔던 것이 밝혀지는 것. 그랬을 때 주민들이 우리가 서로 미워하는것이 아니었다는 것이 분명히 밝혀질 때 치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진실과 정의를 밝히는 활동들을 계속 해나갈 것이고요. 그리고 주민의 재산, 건강피해 조사작업을 계속 밀양시장한테도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그것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하지 않는다면 주민들이 직접할 수밖에 없는거죠. 그런 피해조사작업들을 저희가 계속 해나갈 것이고요.

    ◇김효영 : 알겠습니다. '밀양주민들은 이제 생업으로 돌아가십시오. 투쟁 그만하시고.' 라고 얘기했던 것이 엄용수 전 밀양시장입니다. 그 분이 내년 총선에 나오겠다고 선언을 했네요.

    ◆이계삼 : 저도 들었습니다.

    ◇김효영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계삼 : 밀양송전탑 주민들 편에서 보면 기가 찰 일인데. 또 그 분 개인의 정치적인 포부가 있으니까. 그것을 가지고 뭐라고 하지 않겠습니다만, 그 분이 8년간 시장으로 재임하면서 8년의 재임시간이 사실은 송전탑 반대시간이랑 완전히 겹치거든요.

    ◇김효영 : 그렇죠.

    ◆이계삼 : 저는 그것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이계삼 사무국장님은 이제 정치인이 되었습니다. 녹색당 비례대표 2번. 그런데 득표한 것을 보니까 1등이더라고요.

    ◆이계삼 : 네.

    ◇김효영 : 그러니까 여성에게 홀수 번호를 주도록 되어있으니까. 2번으로 가신 것 같은데 2번 정도면 당선가능권이라고 보십니까?

    ◆이계삼 :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녹색당이 워낙 소수당이고,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기존 정당에 2번이면 가능성이 높지만 저희들은 그렇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고요.

    선거기간에 녹색당의 정책과 강령들을 들으시면 이런 정당 꼭 필요하다, 국회에 몇 석은 있어야 한다고 이런 얘기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해야죠. 3%~3.5%를 받아야 원내진입이 가능한 상황인데, 사실은 소수정당으로써 굉장히 어려운 것입니다. 기호도 뒷 번호이고요. 원외정당이기 때문에.

    ◇김효영 : 그렇군요.
    이렇게 연결된 김에 녹색당이 꼭 필요한 이유 말씀 해보신다면요?

    ◆이계삼 : 글쎄요. 지금 여야양당구도 속에서 국민들의 실제 삶과 관련되는 중요한 의제들이 많이 있거든요. 녹색당은 탈핵송전탑을 중요하게 얘기하고 있고요. 왜냐하면 에너지 문제에서 불합리하고 정의롭지 못한 구조 속에서 너무 오랜 세월 속에서 위험을 안고 수많은 주민들이 생존권을 빼앗기면서 살고있는 이 에너지를 빨리 전환해야하는 것, 또 요즘 기후변화협약 당사자국 회의에서 드러났듯이 굉장히 석탄화력발전소나 기후변화문제가 심각하잖아요.

    신재생에너지가 빨리 우리사회에도 도입이 되어야 되는 절박함이 있고요. 복지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들은 그래서 최근에 핀란드가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 100만원을 제공하기로 했듯이 우리사회에서도 이런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적약자들 노인, 장애인, 농민. 농민은 또 실제로 우리 생존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분들에게 기본적인 생존권을 보장하는 제도가 빨리 도입되어야 한다고 보고요.

    그리고 소수자의 권리가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보장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녹색당이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제들이 빨리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법제가 되어야만 우리 실질적인 민주주의의 변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런 아주 정치공학적으로 몇 석이니, 누가 탈당이니, 당을 만드느니, 누가 대권을 쥐니 이런 것이 궁극적으로 중요한 문제는 아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녹색당이 등대 역할을 할 수 있는 당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요. 할머니 할어버지들과 10년을 같이 해오셨어요.
    방송을 통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하고싶은 말씀 해보시겠습니까?

    ◆이계삼 : 지난 여름내내 백서작업을 활동가들하고 했어요. 600쪽 넘는 책들을 같이 원고를 쓰고 정리하면서 정말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었어요. 저도 사실은 후반기 4년을 적극적으로 했던 것이고 그 앞 6년은 조금 돕다가 빠져있던 시간들인데,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다했다고 생각해요.

    세계사적으로 이런 주민들의 저항운동이 집요하고 끈질기게 이뤄졌던 일이 있었을까. 정말 존경한다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그리고 당신들의 희생과 노력이 지금도 세상에 알아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국사회에 정말 중요한 기록과 기억으로 남아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RELNEWS:right}

    ◇김효영 : 알겠습니다.
    10주년 행사가 할머니, 할아버지들 위로해 드리고, 다시 힘을 얻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계삼 : 네. 감사합니다.

    ◇김효영 :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계삼 : 네. 감사합니다.

    ◇김효영 : 지금까지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이계삼 사무국장 만나봤습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