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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달라 굽신거리더니 국회 찾아가면 외판원 취급"



경남

    "표 달라 굽신거리더니 국회 찾아가면 외판원 취급"

    총선 출마선언 이계삼 사무국장 인터뷰

    (사진=이계삼 사무국장 제공)

     

    -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 녹색당 비례대표 출마 선언
    -학교 교사 사직 후 귀농하려다 밀양주민들 만나 활동가로 변신
    -결국 정치에 반영되지 않으면 또 다른 밀양사태 나올 수 밖에 없어
    -그러나 국회에서 밀양 주민들은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보험 외판원 취급'
    -당선되고 나면 주권자와 피주권자가 뒤바뀌는 국회
    -자본과 표에 움직이지 않고, 절실한 시대문제에 헌신하는 정치인 되고파

    ■방송 : 경남CBS<시사포커스 경남=""> (손성경PD, 김성혜 실습작가, 106.9MHz)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팀장)
    ■대담 : 이계삼 사무국장 (밀양 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사무국장)

     

    ◇김효영 : 이 분 기억하시는 분들 아마 적지 않을겁니다.
    밀양송전탑 반대주민들과 언제나 함께 하신 분이죠.

    밀양 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이계삼 사무국장입니다. 그런데 이 분이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고합니다. 출마의 변을 들어보겠습니다. 이계삼 사무국장님 나와계십니까?

    ◆이계삼 : 네. 안녕하십니까.

    ◇김효영 : 출마의 변을 제가 프린트를 해서 쭉 읽어봤는데요.
    작은 글씨로 뽑았는데, A4용지 3장이 꽉 찹니다. 하실 말씀이 많으신 것 같아요. 오늘 다 해보죠.

    먼저 왜 출마하십니까?

    ◆이계삼 : 출마의 변에도 썼지만, 결국은 밀양송전탑 싸움을 통해서 얻게 된 깨달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탈핵 탈송전탑 문제가 굉장히 절박하다는 것을 저도 사실은 이 과정에서 깨달은 것인데, 정치에 반영되는 구조가 마련되지 않으면 밀양싸움 10년을 했지만, 또다른 밀양이 10년, 20년을 계속 이런 폭력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효영 : 한계, 벽을 느끼셨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런데, '저렇게 열심히 활동하더니 결국 정치할려고 저랬구나' 이런 생각을 하실 분도 계실 것 같아요.

    ◆이계삼 : 그래요. 저도 주변에서 녹색당을 함께하시는 분들이 출마를 권유하실 때, 제일 먼저 말씀해주신 그런 주변의 비아냥들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제 자신도 이런 정치라는 생각을 하고서 지난 다년간 그런 적은 한순간도 없었다고 생각하고요. 그 과정에서 조금씩 쌓여왔지만, 그런 정치를 꼭 내가 해야하나 라는 것에 대해서 항상 저도 머뭇거렸던 것인데. 어느 순간에 어쨌든 그런 비아냥을 하시는 분들, 그러니까 정치하려고, 경력쌓으려고 그런 일을 한다라고 분들이 말씀하시는 정치와 녹색당을 통해서 또 우리가 생각하는 정치는 저는 분명히 또 다른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감을 얻게되었습니다.

    (사진=이계삼 사무국장 제공)

     

    ◇김효영 : 알겠습니다. 다시 한계와 벽에 대해서 얘기해보죠. 밀양 송전탑 때문에 국회에 많이 다녔지 않습니까? 어떤 한계들을 느꼈습니까?

    ◆이계삼 : 국회를 주민들이 기대를 하죠. 국가나 한국전력같은 거대한 자본이 벌여놓은 일에 대해서 사실상 모두들 합법이라고들 하니, 정치권이 나서서 이 문제를 중재를 하는, '힘의 보정'이라고 하죠.

    또 압도적인 힘의 비대칭 속에서 주민들의 얘기를 좀 전달해서 문제를 풀도록 해달라. 이렇게 주민들이 기대했던 것인데, 실제로 소수의 야당의원들이 계시긴 했지만, 절대다수의 의원들에게 밀양송전탑문제는 환영 받지 못했고, 저희에게는 사실상 목숨이 달려있는 문제인데, 그들에게는 수많은 의제들 중에 하나였던거죠. 그리고 전원개발촉진법이 명시한 40년 이상 내려온 법체계가 아주 강고하게 저들을 지켜주고 있었고.

    ◇김효영 : 네.

    ◆이계삼 : 이런 정치의 틀 속에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 밀양문제같은 탈핵 탈송전탑같은 사안이 계속 반복되어질 수 밖에 없구나라는 분명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탈핵과 탈송전탑만을 가지고서 4년 내내 이 싸움을 전개하는 국회의원이 있어야하고 또 그 문제에 몰두하는 정당이 있어야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김효영 : 그렇군요. 말씀 들으니 생각나는 국회의원이 한 사람이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장하나 의원.

    ◆이계삼 : 네.

    ◇김효영 : 밀양송전탑 문제에도 상당히 공을 많이 쏟았던 의원으로 생각이 되는데.

    ◆이계삼 : 그렇죠. 맞습니다. 많이 도와주신 분 중에 한 분이십니다.

    ◇김효영 : 그렇게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야당의 국회의원이 되어도 이 문제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는데. 녹색당이라고 하는 소수정당에 국회의원 한 사람이 들어간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될까. 이렇게도 물을 수 있습니다.

    ◆이계삼 : 네. 당연히 가질 수 있는 의문이고요. 녹색당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수많은 의제들 중에 하나로써 이런 탈핵의 문제, 탈송전탑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효영 : 네.

    ◆이계삼 : 말씀드린대로 설령 다음 총선에서 녹색당이 원내 진입을 하더라도 이 문제에 대해서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를 하는 것도 쉽지않다고 생각해요.

    이런 정치시스템이 지금까지 오게되는데 걸린 시간만큼의 이것을 바꾸는데 또한 걸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지만 아주 본질적인 문제, 그러니까 국회에서는 저는 전원개발촉진법을 개정하는 문제가 될텐데요.

    제가 일을 해보니까 법을 개정하는 것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고, 한두분 심포지엄을 하고, 전문가 토론을 하고, 법안을 발의해서, 이슈파이팅을 촉구하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고, 사실은 사회전체가 이 법을 바뀌어야겠다라는 공감대가 형성이 되어야 거대야당이 움직일 수 있는 일이더라고요.

    거대야당이든 또 여당이든 그럴러면 이 문제만을 짊어지고 4년내내 또는 10년, 20년동안 계속 이 문제를 줄기차게 내용적으로든 이슈파이팅으로든 접근하는 당이 있어야하고, 그 역할을 녹색당이 하겠다는거죠.

    ◇김효영 : 알겠습니다. 출마의 변을 읽으면서 이 문장이 계속해서 뇌리에 남아있는데요.

    '국회에 갔더니 보험외판원처럼, 다단계 판매원처럼 고개 조아리며 굽신거려야했다. 국회를 떠나올 때마다 진한 비애와 외로움을 느껴야 했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런 마음이 들던가요?

    (사진=이계삼 사무국장 제공)

     

    ◆이계삼 : 그렇죠.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데, 이것이 한국정치의 사실은 아주 정직한 현실이죠. 주권자가 그리고 사실 정치가 역할을 못해서 시골에서 노인들이 국회까지 찾아오게 되었는데, 왜 정작 선거과정에서는 그렇게 표를 달라고 굽신거리고 하던 피주권자들이 공수가 교대되듯이, 역전되듯이 그 앞에서 주권자들이 고개를 조아려야하는가. 녹색당이 어쨌든 사회적, 정치적 영향력이 얼마나 클지는 모르지만, 이런 전도된 현실을 정치가 이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될 분명한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김효영 : 알겠습니다. 같이 투쟁해오신 할머니들에게 '저 내년에 국회의원 선거나갈겁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까?

    ◆이계삼 : 네. 말씀드렸죠. 제일 먼저 허락을 얻어야하는 분들이 이 어르신들인데.

    ◇김효영 : 뭐라고 하시던가요?

    ◆이계삼 : 네. 녹색당이 워낙 소수정당이고, 인지도가 낮아서 그런 걱정을 많이 하시죠. 그런데 꼭 좀 됐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그동안 말은 안했지만 꼭 당신같은 사람이, 자네같은 사람이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한 적이 많았다고 격려해주신 분들이 많았고요.

    ◇김효영 : 혹시 말이죠. 녹색당 말고,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밀양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선거에 나가보겠다라는 생각은 안해보셨습니까?

    ◆이계삼 : 글쎄요. 저는 일단 기본적으로 당선가능성의 문제가 물론 선거는 당선이 되어야하는 일종의 게임 비슷한 것이긴한데요. 제 자신은 또 당선가능성의 문제는 두번째, 세번째 문제라고 생각해요. 출마선언문에 계속 썼던 것처럼 정치는 이런 것이 아니다, 정치는 이런 것이어야 한다, 이렇게 되어야된다는 아주 거대한 대의가 있는데 그 대의를 위해서 헌신하는 존재가 필요하다 생각했고요.

    ◇김효영 : 네.

    ◆이계삼 : 그래서 저는 녹색당을 생각을 했던 것이고, 법을 바꾸기 위한 투쟁으로써 생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새정치라는 거대야당, 그리고 밀양이라는 지역구를 염두에 둬본 적은 없습니다.

    ◇김효영 : 이계삼이라는 사람은 왜 이런일을 할까라는 질문도 드리고 싶습니다.
    중등학교 국어선생님 이셨고요.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시다가 갑자기 투사가되고 정치인으로 변신하려고하는 이계삼.

    ◆이계삼 : 글쎄요. 저는 사실은 대단한 신념의 인간은 전혀 아니고요. 학교를 그만두고 원래 농사를 지어볼려고 했다가 아주 우연하게 시간대가 이치우 어르신이 분신자결을 하실 때에 제가 사직을 하게되었고, 잠깐 어르신들 도우려고 들어왔다가 결국은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는거죠.

    저는 사실은 인연에 의해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한번도 제 자신을 대단한 신념의 인간, 투사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인연에 따라서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어서 국회의 현장으로 나아가게 되지만.

    ◇김효영 : 알겠습니다. 롤모델로 삼거나 존경하는 정치인은 누굽니까?

    ◆이계삼 : 글쎄요. 저는 기성정치인을 통해서 배울점도 저는 되게 많이 있다고 봅니다. 놀라운 인내심이나 체력이 있지만, 저는 기본적으로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녹색당을 같이하고 있는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정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정치를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사적이익이나 명예의 이런 것들에 대한 바람 전혀없이 아까 제가 말씀드린 올바른 정치에 대한 대의를 위해서 헌신하는 녹색당 활동가들을 제일 존경하고요. 그들의 바람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녹색당의 정치가 한국사회에 자리잡는게 가장 중요한 절실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기성정치인은 존경하는 정치인이 없다는 말이네요.
    마지막 질문인데요.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으십니까?

    ◆이계삼 : 네. 저는 이번 선거에 출마를 했기 때문에 꼭 녹색당의 원내 진입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설령 실패하더라도 출마의 변에서 밝혔던 것처럼 녹색의 정치, 그러니까 자본과 혹은 표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정치가 아니라 이 시대에 절실한 문제를 가지고 헌신하는 정치를 꿈꾸고 있고요.

    설령 원내 진입에 실패하더라도 또 제자리 밀양에서 활동가들하고 이왕에 이쪽 어르신들과 하고 있는, 탈핵 탈송전탑. 원외에서, 당외에서 계속 이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길고 힘든 싸움, 지켜보겠습니다.

    ◆이계삼 : 네. 감사합니다.

    ◇김효영 :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내년 총선출마를 선언한 밀양 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이계삼 사무국장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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