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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 남중국해·인권문제 충돌



국제일반

    미·중 정상, 남중국해·인권문제 충돌

    • 2015-09-26 06:2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정상회담은 여러 분야의 의미 있는 합의 도출 못지않게 민감한 쟁점 현안에 대한 이견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양 정상은 기후변화 공동 대응과 사이버 해킹 방지, 한반도 비핵화, 이란 핵문제, 경제·무역 교류 확대, 테러를 비롯한 글로벌 이슈 등에 있어서는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중국의 '약점'인 인권 문제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선 분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정상회담 직전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에서 열린 환영식 인사말과 답사를 통해 인권 문제 등 일부 쟁점에 대한 견해차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신경전을 연출한 두 정상은 정상회담 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이들 쟁점에 대해 '평행선'을 달렸다.

    이 같은 이견 탓에 정상회담이 길어진 듯 애초 정오로 예정됐던 기자회견은 20분가량 늦게 시작됐고, 연단에 선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 내내 웃음없는 굳은 표정이었다. 시 주석 역시 가끔 웃음을 지어 보였지만, 그다지 환한 표정은 아니었다.

    'G2'(주요 2개국), 즉 중국을 급부상을 저지하려는 미국과, 신형대국 관계를 구축하려는 중국 두 나라의 '냉랭한' 기류를 거듭 확인하는 자리인 동시에 양국 관계가 앞으로도 결코 순탄치 않음을 예고해 주는 장면이다.

    양국 정상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아주 생산적인 회담을 했다"(오바마 대통령), "회담이 건설적이고 생산적이었다"(시 주석)며 정상회담에 대해 상호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미국은 평화적이고 안정적이며 번영적인 중국의 부상과 지구촌 문제에서 중국의 책임 있는 역할을 환영한다"면서 "차이점에 대해서는 솔직하고 건설적으로 해결하고 상호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시 주석 역시 "중국의 부상과 책임 있는 역할을 환영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재확약을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충돌과 대치 없이, 또 상호 존중과 윈윈(win-win)의 정신 하에 미국과 협력하고 양국 관계의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중국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두 정상이 양국 간은 물론 세계무대에서 큰 틀의 상생과 협력을 다짐한 셈이다. 실제 두 정상은 양국 간 가장 첨예한 갈등 이슈였던 사이버 해킹 방지를 위해 노력키로 합의함으로써 최고조에 달했던 갈등상을 봉합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 기업과 정부기관에 대한 일련의 사어버공격에 대응해 중국 기업과 개인에 대한 경제제재를 고려하는 상황에서 양국 당국자 간 핫라인 개설을 포함해 고위급 사이버 안보대화의 개최와 사이버범죄의 수사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남중국해 문제와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한 대립각을 세웠다.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영유권 주장과 인공섬 건설, 분쟁 지역의 군사력 강화 등에 대해 시 주석에게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은 국제법이 허락하는 어디에서도 항해하고 비행하며, 작전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예로부터 남중국해의 섬들은 중국의 영토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영토적 권리와 합법적이고 정당한 해양의 권익을 보전할 권리가 있다. (인공섬은) 어떤 국가를 겨냥하거나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또 인권문제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언론인과 변호사, 비정부기구, 시민사회단체가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교회를 폐쇄하고 소수민족의 동등한 대우를 부정하는 것은 우리 관점에서는 모두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우리의 강하고 분명한 입장을 솔직한 어조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티베트 문제도 건드렸다.

    그는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라는 인정하지만, 티베트인들의 종교적, 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고 달라이 라마와 그의 대표성을 인정하도록 중국 당국에 계속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은 "민주주의와 인권은 인류의 공통 절차"라면서도 "그러나 동시에 모든 나라는 다른 역사적 과정과 현실을 갖고 있다는 점을 우리가 인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모든 나라가 자신들의 독립적인 개발 방식을 선택할 권리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권문제 등에 대한 미국의 노골적인 비판에 불편한 속내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국빈방문에 맞게 시 주석을 위해 최고의 의전을 갖췄다.

    시 주석 워싱턴D.C. 도착 당일인 전날 백악관 영빈관(블레어하우스)에서 비공식 만찬을 한데 이어 지난 23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환영했던 바로 그 남쪽 잔디광장에서 시 주석 환영식을 열었다.

    21발의 예포 발사, 의장대 사열, 군악대 연주와 더불어 두 정상이 환영객들과 직접 인사를 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두 정상은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과 반갑게 악수했다.

    이런 가운데 CNN 방송은 시 주석 환영식보다는 같은 시간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한 교황의 행보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공동 기자회견 역시 모두 발언은 생략한 채 뒤늦게 질의·응답 장면만 생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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