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천안함 폭발 물증 ''지진파'', 알고보니 허점 투성

뉴스듣기

페이스북공유하기 트위터공유하기 밴드공유하기



사건/사고

    천안함 폭발 물증 ''지진파'', 알고보니 허점 투성

    • 2010-04-09 06:36
    뉴스듣기

    인공폭파 불구 폭발음 관측 안돼…정확한 발생 지점도 몰라

    1
    2010년 3월 26일 21시 21분 57초.

    1200톤에 이르는 천안함의 갑작스런 침몰과 그에 따른 46명의 해군 장병 실종 사고의 발생 시각이다.

    그러나 군이 네 차례나 사고 시점을 번복한 끝에 내놓은 이 시간은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뭔가 꺼림칙한 게 적지 않다.

    군이 사고 시점을 이때로 못 박은 결정적 이유는 이 무렵에 사고 지점 인근 지진관측소에서 지진파가 관측됐기 때문이다.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운영중인 백령도 지진관측소에는 이날 21시 21분 58초에 규모 1.5의 지진파가 도달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이 지진파가 천안함을 침몰 시킨 모종의 폭발이라고 하기에는 의문이 많다.

    우선, 폭발 즉 ''인공지진''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폭음이 관측돼야 맞다.

    그러나 사고 지점에서 5km 정도 떨어진 지질자원연구원 공중음파관측소에는 이에 해당할만한 폭발음이 감지되지 않았다. 당시에는 바람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부는 ''남풍''이 초속 4.7~5m의 속도로 불었기 때문에 폭음이 기록되지 않았을 리가 없다.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측의 ''인공지진파'' 분석도 석연치 않다. 이 두 곳에서는 관측된 지진파에서 자연지진파의 증거인 S파가 P파에 비해 절대적으로 작아서 인공지진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석에 이견도 없지 않다.

    기상청 관계자는 "통상 자연지진 때 발생하는 S파가 지진관측소까지 도달하기에는 너무 거리가 짧아 미처 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 "따라서 이를 증거로 인공지진이라고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한국지진연구소 김소구 소장은 "바다에서는 S파가 아예 발견되지 않는다"며 "단순히 S파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공지진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보다 결정적인 문제는 지질관측소에 기록된 문제의 지진파가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지진파를 근거로 지진관측소에서 8km 정도 떨어진 사고 좌표(북위 37분 55초, 동경 124도 37분)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주장하지만 이 역시 허구다.

    이번처럼 지진파가 전국 110여곳에 이르는 지진관측소의 단 한 곳에서 관측된 결과만으로는 동서남북 가운데 어느 방향, 어느 지점에서 발생했다고 단정짓기가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기상청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규모 2.0 미만의 소규모 지진파는 매일 1건씩 감지되고 있다"며 "당일 있었던 지진파 역시 처음에는 있었는지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지진파는 문제의 폭발이 사고 지점에서 발생했다는 증거로 활용되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많다.

    2
    게다가 지진파 자체에도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기상청의 지진파 기록지에는 폭발 후 31초 뒤에 함미가 바닷속 지면에 떨어졌을 때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2차 충격이 발생한 것으로 돼 있지만 해군의 TOD(열상감지장치) 기록에는 적어도 3분 22초 뒤에 함미가 수면에서 사라진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당초 문제의 지진파를 분석했던 연세대 홍태경 교수는 "인공지진이라고 분석했던 이유는 지진파의 발생 위치나 특징 등 여러 가지 정황상 그 원인이 폭발에 가깝다고 추정할 뿐 자연지진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고 원인의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한 지진파의 ''권위''가 훼손되면서 이에 근거해 군 당국이 발표한 사고 발생 시각도 의심받고 있다.

    당초 사고 지역 인근의 해병대 초소에서 찍힌 TOD를 보면 25분 19초로 돼 있었다.

    그러나 웬일인지 군 당국은 이 시간이 잘못 세팅됐다며 TOD의 실제 시간을 2분 40분이나 앞당겨 조정했다. 이어 7일에는 이 시간을 다시 1분 더 앞당겼다.

    시간의 정확성이 생명인 최전방에서 전술적으로 중요한 군사장비의 시간 세팅이 이렇게 엉터리라는 사실은 상식적으로도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혹시 군 당국이 지진파 탐지 시점에 모든 것을 짜 맞추려 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지난 7일 수도병원에서 열린 생존자 기자회견에서도 박연수 대위가 사고 직전 자신의 컴퓨터의 시간이 사고 시각보다 2분이 늦은 21시 24분이었던 것을 기억한다고 증언한 대목도 국방부 발표 시간에 뭔가 이상이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풍1호'' 발령 시간도 뒤늦게 앞당겨졌다. 당초 군은 당일 21시 45분에 전투배치 명령인 ''서풍1''을 발령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고 발생시간을 21시 21분 57초로 결론 내린 날에는 ''서풍1'' 발령시간을 5분 앞당긴 당일 21시 40분으로 수정했다.

    5분이 앞당겨진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국방부 대변인은 다음날 "왜 5분을 ''깎았는지'' 확인해 보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최전방에 있는 국방부 시계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평소에도 이렇게 엉망이었는지, 아니면 마땅한 사고 원인을 찾지 못하던 찰나에 갑자기 불거진 지진파에 모든 것을 대입하려는 군의 ''특수 작전''인지 강한 의문이 남는다.

    추천기사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이 시각 주요뉴스

    김현정의 뉴스쇼

    정관용의 시사자키

    에디터가 추천하는 꼭 알아야할 뉴스


    많이본 뉴스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