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지난 3일 대만 전역을 강타한 지진으로 30억 대만 달러(약 128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TSMC는 전날 대만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번 손실로 인해 2분기 매출 총이익률이 0.5%P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는 반도체 생산공장에는 정전이나 구조적 피해는 없었고,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주요 장비도 지진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TSMC는 글로벌 생산시설 확장과 전력 비용, 갈수록 복잡해지는 첨단기술이 수익성을 압박함에 따라 대만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고객이 특정 지역에서 (생산이) 이뤄지기를 요청한다면 그 고객은 늘어나는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화가 분절화되는 환경에서 TSMC와 우리 고객사, 경쟁사를 포함해 모두에게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고객사들과 가격 인상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TSMC는 최근 몇년 사이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의 공장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침공 가능성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각국도 TSMC 공장 유치에 적극적인데 미국 상무부는 지난 8일(현지시간) TSMC에 반도체 공장 설립 보조금 66억 달러(약 8조 9천억 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 뿐만 아니라 50억 달러(6조 8천억 원) 규모의 저리 대출도 함께 제공하기로 했다.
일본도 TSMC 공장 유치를 위해 10조 7천억 원을 지원한 바 있다. 다만, 대만 경제부 지난 9일 TSMC의 잇따른 해외 공장 건설에도 불구하고 TSMC의 대만 내 생산능력은 80~90%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TSMC의 '탈대만'을 부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