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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처 살해' 무죄 OJ 심슨 사망…과연 진실은 뭐였을까



미국/중남미

    '전처 살해' 무죄 OJ 심슨 사망…과연 진실은 뭐였을까

    미식축구 선수 O.J. 심슨. 연합뉴스미식축구 선수 O.J. 심슨. 연합뉴스
    '전처 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던 전 미국 미식축구 선수 O.J. 심슨이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심슨의 가족들은 11일(현지시간) 소셜 미디어 X(옛 트위터)에 "사망 원인은 암이었다"고 밝혔다. 심슨은 전립선암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슨은 전처 살해 사건과 관계 없는 납치 및 무장강도 사건으로 지난 2010년 33년 형을 선고받고 9년을 복역했다. 지난 2017년 10월 네바다주 리노의 한 교도소에서 가석방된 후 줄곧 라스베가스에 정착했다.
     
    전처 살해 사건은 가정 폭력, 인종 차별, 경찰의 위법 행위 등이 뒤섞이며 재판이 진행된 몇 년 동안 미국 사회에 법적, 문화적 논란을 촉발시키며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기도 했다.
     
    1994년 6월 백인인 그의 전처 니콜 브라운과 연인 골드먼이 살해됐고, 며칠 후 경찰이 심슨을 살인 혐의로 체포하면서 그의 명성은 한순간에 무너져내려갔다.
     
    미국 사회는 잘생긴 외모와 따뜻한 미소, 그리고 침착한 태도를 지녔던 심슨의 몰락에 충격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의 가난한 동네에서 자란 심슨은 역경을 딛고 미식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러닝백으로 성장했고, 나중에는 20편이 넘는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심슨은 니콜 브라운과 결혼해 두 자녀를 낳았지만, 결혼 기간 내내 가정 폭력과 학대 신고가 빈번하게 이어졌다. 결국 두 사람은 이혼했고, 사건은 결별 2년여 뒤에 벌어진 것이다.
     
    인종, 성별, 유명 인사 문제가 결합되면서 해당 사건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죽했으면 타임지가 해당 사건을 '타블로이드 기사의 고질라'라고 불렀을 정도였다.
     
    범행 현장에서의 혈흔과 다른 물리적 증거가 해당 사건의 범인을 심슨으로 지목했지만, 1995년 대다수의 흑인 배심원들은 "인종차별적인 LA경찰에 의해 증거가 조작됐다"는 심슨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특히 당시는 'LA 폭동 사태'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인종차별 문제는 예민한 이슈였다.
     
    사회적인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심슨의 재판은 방송으로 중계됐고 인종간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뚜렷했다.
     
    1995년 당시 법 집행과 경찰 및 사법 체계에 대한 믿음에 있어서 흑인과 백인은 서로 다른 나라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심슨은 살해사건 당시 검증 가능한 알리바이가 없었다. 하지만 검찰도 목격자도 없고, 살인도구도 못찾았으며, 인종차별 논란을 뛰어넘어야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재판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심슨이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장갑을 착용하는 순간이었다.
     
    검찰은 배심원들 앞에서 심슨에게 피묻은 장갑을 껴보라고 요청했다.
     
    이에 심슨은 장갑을 끼는 데 애를 먹었고 나중에 "장갑이 너무 작다"고 말하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심슨의 변호인은 "어느 누가 손에 맞지도 않는 장갑을 끼고 범행을 저지르겠느냐"며 "장갑이 심슨의 손에 맞지 않으면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배심원들을 설득했다.
     
    결국 심슨은 형사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1997년 피해자 가족들은 심슨을 상대로 민사재판을 진행해 3500만달러의 피해보상금을 받아냈다.
     
    심슨은 이후에도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다만 그는 인세를 목적으로 지난 2007년 가정법으로 당시 사건을 설명한 '만일 내가 그랬다면: 살인자의 고백'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해당 책은 당시 사람들의 항의로 서점에서 몰수되기도 했다.
     
    심슨은 그 책의 부록에서 "내가 칼을 잡은 것은 기억나지만 솔직히 그 이후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슨도 세상을 떠났지만 '전처 살해 사건'은 여전히 미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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