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을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김태호 후보. 연합뉴스제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경남의 16석 가운데 13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며 이곳이 여전히 보수 텃밭임을 다시 확인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경남 16석 가운데 최대 5석을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이 빗나가 3석을 얻는 데 그쳤다.
'정권 심판' 바람이 전국적으로 불었지만, 경남에는 미치지 못했다. 4년 전과 같은 3석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지난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12석, 민주당 3석, 무소속 1석이었다. 당시 무소속으로 당선됐던 김태호 후보가 국민의힘에 복당하면서 사실상 이번 총선과 같은 13대 3 구도다.
민주당은 기존에 차지하고 있던 김해 갑·을 2곳을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양산을은 뺏기고 말았다.
전직 경남지사 간 빅매치에 나선 민주당 김두관 후보가 국민의힘 김태호 후보에게 져 3선 도전에 실패한 게 뼈 아프다.
특히,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인 김두관 후보가 이번 총선을 진두지휘했던 터라 그 충격은 상당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도 근소한 차이이지만, 대체로 앞섰기 때문에 더 그렇다.
실제 민주당은 애초 11일 오전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지만, 이를 취소하고 서면 브리핑으로 대체한다고 알려왔다.
그나마 창원성산구를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차지한 게 위안거리다. 그동안 민주노동당 권영길 전 의원, 정의당 노회찬·여영국 전 의원을 배출했지만, 민주당은 이번이 처음이다.
창원시장을 지낸 허성무 후보가 국민의힘 강기윤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면서 민주당 창원성산구 1호 국회의원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창원성산구 첫 민주당 국회의원이 된 허성무 후보. 이상현 기자
이번 총선에서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압승했지만, 경남은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양산을을 탈환하는 등 13석을 쓸어 담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 중 출구조사에서 민주당 우세로 나왔던 창원 진해구의 빨간 깃발을 뺏기지 않으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국민의힘 이종욱 후보가 민주당 황기철 후보를 약 500표 차이로 가까스로 이겼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친문 성지'인 양산 갑·을 두 석을 모두 차지했다는 점은 큰 성과다. 낙동강 벨트 시작점에서 부는 파란 바람을 잠재우는 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당의 요청을 수용하고 험지인 양산을로 지역구를 옮긴 김태호 후보가 4선 고지를 밟으면서 한순간에 차기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르는 등 당내 입지가 한층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녹색정의당은 창원성산구에 여영국 후보를 냈지만, 10%의 득표율도 얻지 못했다. 거제 등에 후보를 낸 개혁신당 역시 거대 양당의 큰 벽에 가려져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