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하는 조지호 서울경찰청장. 연합뉴스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들이 전공의 집단행동을 교사·방조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정작 집단행동에 나섰던 전공의들에 대한 수사는 아직도 개시되지 않고 있어 경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업무방해죄의 정범인 전공의에 대한 수사가 없는 상황에서 의협 전·현직 간부들과 경찰이 추가로 인지한 사람의 혐의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검토하고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2월 27일 보건복지부로부터 박명하 회장 등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교사하거나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문제는 정작 애초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에 대해서는 복지부가 고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의협 전·현직 간부들은 업무방해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데, 정작 업무방해 혐의를 받아야 할 전공의들은 수사 대상에 오르지 않고 있어 관련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앞서 조 서울청장은 지난달 11일 전공의를 상대로 한 수사 여부에 대해 "(복지부의) 고발 대상이 아니면 수사 선상에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다수 (전공의)가 고발될 경우를 감안해 여러 시나리오를 계획하고 있다"고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
하지만 조 서울청장은 이날까지도 복지부가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고발에 나서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전공의에 대한 복지부의 고발 여부는 (미리)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로 무슨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또 "(전공의 인지 수사 등 경찰이 먼저 수사를 개시할) 가능성은 현재로서 없다"며 경찰이 선제적으로 수사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조 청장은 의협 간부들에 대한 수사의 앞날에 대해 "나중에 법원의 최종 결정은 다를 수 있지만, 검찰 송치가 어렵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저와 수사라인은 혐의 인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