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롄 인근 동굴에 갖혀있던 관광객 등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지난 3일 오전 대만 동부 화롄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7.4(미국 지질조사국 발표, 대만 지진감시국 측정 규모 7.2)의 강진이 대만 전역을 강타하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 1999년 발생한 규모 7.6의 9.21 지진 이후 대만에서 25년만에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에 비해 인명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AP통신은 4일 "대만은 강력한 지진이 낯설지 않지만 뛰어난 지진 대비 덕분에 최첨단 기술을 갖춘 섬의 2300만 주민에 대한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주리 과학기술대학교 스티븐 가오 교수는 "대만의 지진 대비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 섬은 엄격한 건축 법규, 세계적 수준의 지진학 네트워크, 지진 안전에 대한 광범위한 대중 교육 캠페인을 시행했다"고 평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대만 당국은 신축 건물과 기존 건물에 요구되는 내진 수준을 지속적으로 개정하고 있으며 건물의 내진 성능을 확인하려는 주민들에게 보조금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 결과 지난 2016년 대만 남서부 타이난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붕괴된 건물은 17층짜리 고층 아파트가 유일했다. 당시 해당 건물 건설에 참여한 5명은 과실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와함께 지진 대비 캠페인을 수시로 실시하는데 학교와 직장에서 지진 대응 훈련이 실시되고, 당국은 공공 미디어와 휴대전화를 통해 지진과 안전에 대한 알람을 수시로 보낸다.
가오 교수는 "이러한 조치는 지진에 대한 대만의 회복력을 크게 향상시켜 치명적인 피해와 인명 손실 가능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조치는 지진 단층선인 태평양 '불의 고리'에 위치한 대만에서 지진 발생이 잦기 때문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대만과 그 주변 해역에서는 1980년 이후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약 2천회, 규모 5.5 이상은 1백회 이상 발생했다.
3일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한 대만 동부 화롄 지역에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에서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특히, 지난 1999년 9월 21일에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으로 2400명이 사망하고 약 10만여명이 부상당한 당하자 대만 당국은 지진 대비를 위한 행정 개혁에 착수했다.
노스이스턴대 다니엘 올드리치 교수는 "9.21일 지진으로 대만 당국의 대응이 강한 비판에 직면했다"면서 "그 결과 정부는 재난예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고, 지진에 대한 조정 및 훈련을 담당하는 2개의 국가 센터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만 중앙재난대응센터는 이번 지진으로 4일 오후까지 모두 9명이 숨지고, 1058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실종자도 42명으로 집계돼 사상자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