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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에 멈춰선 서울 시내버스…언제 다시 달릴까[영상]



사건/사고

    12년만에 멈춰선 서울 시내버스…언제 다시 달릴까[영상]

    28일,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 돌입…막판 협상 결렬
    출근길 시민들, 시내버스 대신 지하철·마을버스 찾거나 걸어가기까지
    시민들 "평소보다 30분 더 걸린다"면서도 "버스 기사 처우 개선되길"
    전체 서울 시내버스의 98%, 7210대 운행 중단
    서울시, 비상수송대책 가동…지하철 증편·연장·무료 셔틀버스
    노사, 물밑 협상 진행 중…임금 인상 관련 합의점 찾을까

    2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환승센터가 텅 비었다. 나채영 수습기자2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환승센터가 텅 비었다. 나채영 수습기자
    서울 시내버스가 12년 만에 멈춰섰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28일 오전 4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이날 출근길 서울 시내버스 정류장은 텅 비었고, 지하철역은 새벽부터 붐볐다.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환승센터는 여느 때와는 다르게 텅 빈 모습이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버스 정류장 전광판에는 '28일 시내버스 파업, 타 교통수단 이용 바람'이라는 문구가 떠 있었다.
     
    미처 파업 소식을 알지 못해 청량리역 환승센터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김미영(56)씨는 취재진이 전한 파업 소식에 "전면 파업인 줄은 몰랐다"면서 일행에게 "버스 안 다닌다고 한다. 우리 걸어가야겠다"며 열 정거장도 넘게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28일 오전 서울 은평구 구파발역 버스정류장에 붙은 시민 협조문. 주보배 수습기자28일 오전 서울 은평구 구파발역 버스정류장에 붙은 시민 협조문. 주보배 수습기자서울 은평구 구파발역 버스 정류장에도 사람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정류장에는 '시내버스 파업으로 인해 운행 중단 및 배차간격 지연이 우려되므로 마을버스 및 지하철 이용을 권고 드린다'는 시민 협조문이 붙어있었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돌임함에 따라 전체 서울 시내버스(7382대)의 97.6%에 해당하는 7210대가 운행을 멈춘 상태다. 서울버스노조가 파업한 것은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20분간 부분 파업이 진행됐다.
     
    그러자 출근길 시민들은 버스 정류장 대신 지하철역으로 몰렸다. 이른 시간인데도 지하철역은 이미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가득 찼다.
     
    시민들은 대체로 평소보다 빨리 집을 나섰다고 전했다. 심지어는 전날부터 버스 파업에 대비한 시민도 있었다.
     
    서울 지하철 연신내역에서 만난 김문석(64)씨는 "원래 서울 도봉구에 사는데 파업 떄문에 직장 근처인 불광동 부모님 댁으로 어제 왔다"며 "지하철은 잘 모르고 버스 타고 다니니까 어제 일단 왔다"고 말했다.
     28일 오전 서울 은평구 지하철역 구파발역사 안이 붐비는 모습. 주보배 수습기자28일 오전 서울 은평구 지하철역 구파발역사 안이 붐비는 모습. 주보배 수습기자
    구파발역에서 만난 이선주(19)양은 "구파발역까지 버스 타면 5분도 안 걸리는데, 버스가 파업하니까 걸으면 15분은 걸려서 따릉이를 타고 왔다"며 "원래 지하철역까지 버스를 타면 편하게 오는데 버스가 없어져버리니 빈 공간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시민 60대 김모씨도 "원래 종로 1가 직장까지 741번 버스를 타는데, 어제 저녁에 파업 예고 소식을 듣고 지하철을 타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평소보다 20분 빨리 나와서 지하철역으로 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들은 출근길에 불편을 겪으면서도, 대체로 버스 기사들이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이해한다며 응원했다.
     
    노량진역에서 만난 심명서(24)씨는 "상도역에서 시청역까지 원래 500번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비상 재난 문자를 보고 (파업 사실을) 알았다"며 "버스를 타면 바로 한 번에 가는 건데, (지하철은) 갈아타야 해서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심씨는 또 "지하철로 가면 평소보다 30분 정도 더 늦을 예정이라, 출근이 좀 늦어질 것 같다"면서도 "버스 기사들에 대한 처우도 개선해 일반 국민들의 불편도 최소화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청량리역에서 만난 왕현식(34)씨는 "주로 버스를 이용하니까 (파업이) 빨리 끝나면 좋겠다"면서도 "아무래도 임금 관련해서는 누구나 민감한 부분이니 당연히 (파업이) 이해는 간다. 서로 잘 합의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모(55)씨도 "무릎이 안 좋아서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지하철은 못 탔는데, 오늘 파업한다 해서 처음 (지하철을) 타는 것"이라면서도 "임금 인상을 두고 파업을 하는 것 같던데,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다. 대화를 많이 하면 분명히 합의점은 나올 거고 빠른 타협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금인상 요구 '노 12.7% vs 사 2.5%'…간극 줄일 수 있을까

    서울 시내버스 노사 막판 협상이 불발된 28일 새벽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노조원들과 파업 결의를 다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서울 시내버스 노사 막판 협상이 불발된 28일 새벽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노조원들과 파업 결의를 다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다만 파업 돌입 후에도 노사 간 물밑 협상은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버스노조 관계자는 "일단 지금 단체교섭 관련된 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업이 목적은 아니지 않냐"며 "교섭을 하기 위해 파업을 한 것이고, 오늘 오전에 사측에서 교섭을 계속 진행하자는 요청이 와서 우리도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별도로 향후 일정에 대해 드릴 말씀은 없다"고 밝혔다.
     
    노사 협상을 중재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관계자도 "노사가 회의를 개최해 달라고 요청할 경우 사후 조정을 할 수 있다"며 "(노사가) 요청하면 시간이 되면 오늘이라도 (사후 조정을)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노사가 요청한 게 없다"며 "현재까지 특별한 진전은 없다"고 덧붙였다.
     
    노사가 물밑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가장 큰 쟁점으로는 노사가 각각 다르게 제시한 임금 인상률의 간극을 줄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 버스노조는 그간 △인천 등 인근 시내버스 준공영제 지역보다 뒤처진 임금 수준의 개선 △호봉제도 개선 △정년 이후 촉탁 계약직에 대한 임금 차별 폐지 등을 요구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26일 노조가 조합원들을 상대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재적 조합원 대비 88.5% 찬성률로 파업안이 가결됐다.
     
    이후 노사는 전날(27일) 오후 3시부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회의를 시작해 밤새 막판 조정에 나섰지만, 결국 이날 오전 2시 20분쯤 협상이 결렬되면서 총파업이 시작된 것이다.
     
    전날부터 이날까지의 조정에서 양측은 임금인상률을 두고 맞섰다. 노조는 기존 입장대로 12.7% 시급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최근 5년간의 물가상승률과 임금인상률을 감안하면 과도한 요구라며 받아들이지 않은 채 2.5%를 요구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6.1%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중재에는 실패하면서 파업이 시작됐다.
     
    한편 서울시는 노조 파업에 따른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비상수송대책 가동에 들어갔다. 지하철은 모두 202회 증편해 운행될 예정이고, 지하철 연계를 위한 무료 셔틀버스는 모두 119개 노선 480대가 투입돼 하루 4959차례 운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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