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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석은 되고 박용진은 안 된다?…민주당 '이중잣대' 논란



국회/정당

    양문석은 되고 박용진은 안 된다?…민주당 '이중잣대' 논란

    민주당, 총선 23일 앞둔 막판까지 '공천 잡음'으로 곤혹
    공천배제된 박용진 다시 경선 붙였지만 '전국 권리당원 70%' 룰 부담
    '승산 없는 싸움' 전망…朴측 "상대가 36%만 득표해도 져"
    양문석 '막말' 두고도 이재명·이해찬-김부겸·정세균 충돌
    친명 김우영 논란에도 지도부 제재 없어…'이중잣대' 논란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7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17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20여일 앞둔 막판까지 공천 잡음으로 곤혹을 치르는 모양새다.

    공천에서 배제된 박용진 의원에게 다시 경선의 기회를 주기로 했지만, 투표 방식 자체를 박 의원이 승리하기 어려운 구조로 설정해 사실상 '모양새만 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이 불거진 친명(親이재명)계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에게는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차점'과 '막말' 등의 기준에서 계파 간 적용을 달리하고 있어 공천 마지막까지 '비명횡사(非明橫死)'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朴, 승산 없는 싸움…"상대가 36%만 득표해도 져"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조수진 변호사.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조수진 변호사. 연합뉴스 
    17일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 철회로 공석이 된 서울 강북을 지역구에 현역 박용진 의원과 조수진 변호사를 양자 경선을 붙여 총선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경선은 전국 권리당원 70%와 강북을 권리당원 30%가 온라인상 투표하는 방식으로 18~19일 이틀간 치러진다.
     
    겉으로 봤을 땐 민주당이 박 의원에게 다시 기회를 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모양새만 그렇지 실제 박 의원에겐 승산 없는 싸움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국 권리당원들 중엔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당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만큼, 반명(反이재명)계 박 의원에겐 매우 불리하다. 박 의원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원들 만으로의 경선 투표는 당의 헌법인 당헌 위반 경선"이라고 반발했다.
     
    박 의원은 또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에 포함돼 '30% 감점' 페널티도 안고 가야한다. 반면 경선 상대 조수진 후보는 여성 신인으로 경선에서 최대 25%의 가산점을 적용받는다. 조 변호사는 노무현재단 이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총장, 옛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보좌관 등 경력을 갖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역구 권리당원으로만 투표를 한다고 하더라도 '30% 감산'을 뛰어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전국 권리당원까지 포함한다면 사실상 죽으라는 소리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 의원 측도 통화에서 "'전국 권리당원 70%'에는 강성 당원들이 많이 들어가 있고, 두 후보 간 점수 차가 이미 55%다. 조 후보가 36%만 득표해도 우리는 진다"며 어려운 승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의원은 경선에서 승리한 정봉주 전 의원이 자신의 귀책사유로 공천에서 배제됐다면 차점자에게 공천장이 가야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전날 "선거법 위반으로 승자가 당선 무효화돼도 차점자가 당선자가 되지는 않는다"면서 "어떤 경기에서도 승부가 났는데 1등이 문제가 됐다고 차점자가 우승자가 되지 않는다"고 박 의원의 공천 가능성에 선을 분명히 그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이 같은 결정에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전날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 공천됐던 손훈모 변호사 대신 김문수 당대표 특보를 공천하기로 했다. 손 후보 측의 이중 투표 정황을 조사한 결과 경선 부정이 확인됐다는 당의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경선 차점자인 김 특보가 후보로 교체됐다.
     

    양문석 '막말' 두고 이재명·이해찬-김부겸·정세균 충돌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노무현 비하'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경기 안산갑 예비후보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노무현 비하'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경기 안산갑 예비후보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명계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의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도 골칫거리다. 양 후보는 지난 2007~2008년 기고문에서 노 전 대통령을 '실패한 불량품'이라고 비하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명 대표와 김부겸 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양 후보의 논란을 두고 충돌했다.
     
    이 대표는 이날 화성 동탄호수공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또 한 번 말하자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을 욕할 수 있다. 그게 국민의 권리'라고 말씀했다"며 "저잣거리에서 왕을 흉보는 연극을 해도 왕이 잡아가지 않았다. 그게 숨 쉴 공간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전날에도 비슷한 취지로 양 후보를 두둔한 바 있다.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 역시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양 후보자에 대해 "그대로 가야 한다. 선거 때는 그런 것에 흔들리면 안 된다"라고 이 대표와 비슷한 메시지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김부겸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양 후보를 만나 "지금 스스로 수습할 수 있는 건 당신 밖에 없다"며 "여기서 새로운 게 뭐가 더 나오면 그건 우리도 보호 못 한다"고 지적했다. 노무현재단 정세균 이사장도 전날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에 몸담고 국민을 대표하겠다는 정치인이 김대중, 노무현을 부정한다면 이는 당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 원로들이 반발했지만 양 후보 논란은 여기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양 후보는 18일 노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사과할 예정이다. 노무현재단도 이날 다시 입장문을 내고 "양문석 후보가 진정성 있게 사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바,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은 향후 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임을 밝혀 둔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막말이라고 다 같은 막말은 아니다. 그 의도가 누굴 학대하기 위한 건지, 아니면 그 대상이 당헌당규상 문제라고 지정한 사회적 약자인지, 또 성폭력에 해당하는 건지는 논의해볼 문제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막말' 논란이 일었던 김우영 서울 은평을 후보에 이어 이번 양 후보에게도 당 지도부가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서 '친명 후보 봐주기 아니냐'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친명계 김 후보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SNS에 "고민정도, 강병원도, 윤영찬도 내 상대가 아니다. 나의 상대는 우리 안의 비겁함"이라며 "전차를 몰고 저 비겁자들의 대가리를 뽀개버리자"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그는 강원도당위원장 신분으로 비명계 강병원 의원 지역구인 은평을 경선에 참여해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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