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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기소 없이 맞은 '尹 명예훼손' 특별수사팀 출범 100일



법조

    구속·기소 없이 맞은 '尹 명예훼손' 특별수사팀 출범 100일

    중앙지검 검사 10여명 넉 달 간 대규모 수사
    "일부 검사 대장동 공소유지 병행" 업무 과중
    '尹명예훼손'은 허위 프레임? 인식 간극도
    수사팀 "언론 역할 기능 존중해 수사 신중"
    향후 李 대선 캠프 수사로 번질 가능성도

    류영주 기자류영주 기자
    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유력 후보이던 윤석열 대통령(당시 국민의힘 후보)을 겨냥해 더불어민주당과 언론이 공모해 허위 인터뷰 등을 보도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이 15일로 출범 100일 맞았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검사 10여명이 지난 4개월여간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아직 신병을 확보하거나 재판에 넘긴 피의자는 없다. 검찰 안팎에선 "조만간 가시적인 진전을 보여주지 않으면 수사 동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9월 7일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을 구성했다. 중앙지검 내에서 특수 및 대형 사건 수사를 전담하는 반부패수사부와 선거와 명예훼손 혐의 수사에 능통한 인력 등 검사 10여명으로 수사팀이 꾸려졌다.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보도로 시작한 수사는 JTBC의 '윤석열 커피' 보도, 리포액트의 '가짜 최재경 녹취록' 보도 등으로 범주를 넓혔다. 이들 보도는 '2011년 대검찰청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윤석열 중수2과장이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를 수사하지 않고 무마시켰다'는 하나의 명제와 맞닿는다.

    검찰은 당시 이런 의혹 보도가 나온 배경에 주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팀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 불거진 대장동 비리 의혹을 은폐하려 했고, 이를 위해 의혹의 '몸통'을 윤석열 당시 후보로 돌리려는 허위 프레임을 만들어 확산시켰다고 의심한다. 검찰이 수사하는 세 갈래 보도는 모두 이런 구조 속에서 의도적으로 왜곡·조작됐다는 것이다.

    수사팀은 그간 각 보도 주체인 언론사와 취재 배경으로 지목된 정치권 인물들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벌였다. 최근에는 압수물 분석 작업이 큰 줄기에서 마무리되면서 민주당 화천대유TF 관계자와 언론사 기자를 연달아 소환했고, 이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범행의 밑그림을 채우고 법리 구성을 다지는 작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다만 출범 넉 달이 지나도록 특별수사팀이 재판에 넘기거나 신병을 확보한 피의자가 없는 점에는 물음표가 남는다. 이번 수사를 두고 검찰 안팎의 평가가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것을 비단 현직 대통령의 명예훼손에 거대 사정기관인 검찰이 매달리는 외관 때문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 내 다수 검사가 대장동 재판 공소 유지 등 업무를 병행하고 있어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수사만 하는 것은 아니"라며 업무 과중을 설명하기도 했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여론 사이에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인식의 간극이 드러나기도 했다. 검찰의 수사 책임자는 이달 7일 "이 사건에 대해 윤 대통령 개인의 명예훼손 사건으로 말씀하시는데 명백히 잘못된 허위 프레임"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적용한 혐의는 명예훼손이지만 대선 개입에 대한 수사가 본질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검찰이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를 압수수색한 것을 두고 "사상 초유의 언론 탄압"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공식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명예훼손 피해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처벌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는데도 검찰이 언론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는 게 적절하냐는 문제제기도 일각에선 나온다. 검찰은 "반의사불벌죄인 명예훼손 혐의는 당사자가 처벌 의사를 밝히지 않더라도 수사와 기소하는 데 절차적 문제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1부장)은 이날 오전 뉴스타파 한상진(50) 기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수사1부장)은 이날 오전 뉴스타파 한상진(50) 기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
    이렇듯 여론이나 정치권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건이라는 점이 수사팀을 신중하게 만든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검찰 관계자는 "헌법상 언론의 기능과 역할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최대한 신중하고 정밀하게 증거 수집과 수사에 임하고 있다"고 수차례 설명했다. 이렇듯 검찰이 속도보다 정밀 타격에 방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는 만큼 차후 내놓을 수사 성과를 차분히 기다리고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법조계 일각에선 있다.

    향후 검찰 수사는 허위 의혹 보도와 배후 세력의 유무, 구체적인 왜곡·조작 정황을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검찰은 이미 민주당 인사와 보도 당사자 사이 주고받은 통신 기록 등을 확보해 면밀히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진행 경과에 따라 검찰 수사가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대표와 그 주변, 캠프 관계자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마무리되면 상세하게 수사 결과를 밝히고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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