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5,377명 노동자가 체감한 지금 한국사회 2023년 전국 최저임금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황진환 기자노동자들이 올해 최저임금은 생계를 꾸리기에 충분치 않다며, 최저임금을 월 230만 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24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2023년 전국 최저임금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 20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전국의 임금노동자 537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및 대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임금노동자 10명 중 7명(69.6%)은 작년보다 생활비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1인 가구에서는 지난해보다 생활비가 증가했다고 답변한 비율이 72.8%로 가장 높았다. 이들은 가장 많이 오른 항목으로 난방비와 전기세(40.3%), 식비(33.9%)를 꼽았다.
생활비는 오른 반면, 노동자 10명 중 8~9명(84.8%)은 올해 최저임금(시급 9620원, 주 40시간 기준 한달 약 201만 원)이 가구 생계비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응답했다. 가구 규모가 커질수록, 연령이 많아질수록 현행 최저임금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대체로 높았다.
내년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대해서는 노동자 3명 중 2명(62.5%)이 '월 230만 원 이상'이라고 답했다. '월 250만 원 이상'이라 답한 비율이 31.9%로 가장 높았고, '월 230~249만 원'이 30.6%로 뒤를 이었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5,377명 노동자가 체감한 지금 한국사회 2023년 전국 최저임금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황진환 기자
더불어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기준으로 물가상승률(46.6%)과 생계비(40.0%)가 꼽혔다. 생계비와 관련해서는 '노동자와 가족 생계비'(28.5%)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이들이 '노동자 개인 생계비'(11.5%)를 택한 이들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는 30인 미만 작은 사업장 노동자와 산업단지 노동자도 50% 넘게 차지하는 등 상대적으로 최저임금의 영향을 크게 받는 노동자들의 참여도가 높았다"며 "노동조합 없는 저임금 노동자의 가장 유력한 임금인상 방안은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5월 25일 열리는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번 조사에 참여한 5377명의 노조 없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중요하게 받아 들이고 논의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노동계 최저임금 요구안은 시급 1만 2천 원(월급 약 250만 원)이라며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가구 생계비 반영 △사업의 종류별 구분 적용 삭제 △플랫폼 노동자 등 최저임금 미적용 노동자에 대한 적용 확대 방안 수립 △산입 범위 원상 회복 및 통상임금 간주 등 최저임금 제도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