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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매체 "튀르키예에 제발 '종이학'은 보내지 말자"



국제일반

    日매체 "튀르키예에 제발 '종이학'은 보내지 말자"

    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위해 종이학을 접은 일본 여성. 아사히신문 캡처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위해 종이학을 접은 일본 여성. 아사히신문 캡처
    강진으로 고통받고 있는 튀르키예에 각국의 온정이 쇄도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때처럼 '종이학'을 보내는 건 하지 말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3일 일본 뉴스 프로그램 아베마 프라임은 패널을 초대해 강진이 할퀴고 간 튀르키예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피스 윈즈 재팬'(Peace Winds Japan)에서 의사로 활동하는 모토타카 이나바는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된 뒤에는 1천 마리의 '종이학'은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빵과 물도 없는 지금 이 시기에 종이학은 처치 곤란"이라며 "현장의 요구에 맞게 신속하게 변경할 수 있는 돈을 보내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피스 윈즈 재팬'은 튀르키예에 재난 긴급 구호팀을 파견한 일본 비영리단체이다. 
     
    일본에서는 그동안 지진·폭우 피해지역에 종이학을 접어 보내는 일이 많았다. 심지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에도 일본인들은 주일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종이학을 접어 보내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인 파란색과 노란색의 종이학들을 접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시애틀에 근무하고 있던 한 일본인 외교관은 1년동안 매일 종이학을 접는 영상을 올리며 전 세계를 향한 건강과 평화를 기원하기도 했다. 그는 "천 번째 종이학을 접을 때에는 전 세계가 코로나를 이겨냈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에는 일본의 한 초등학교에서 코로나 치료에 고생하는 자국의 의료인들을 위로한다며 34만 개의 종이학을 접어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본에서 종이학은 평화와 안녕을 상징하는 일종의 미신 역할을 한다. 일본에서는 지금도 병문안을 갈 때 종이학 1천 마리를 실에 꿴 '센바즈루'를 만들어 선물로 주는 경우도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인들이 이처럼 종이학 접기에 집착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과거 히로시마 원폭 생존자들이 예로부터 천년을 산다고 알려진 십장생중 하나인 학을 1천 마리 접어 생존을 기원하는 뜻으로 선물해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에 조기가 걸려있다. 류영주 기자지난 10일 서울 중구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에 조기가 걸려있다. 류영주 기자
    하지만 일본의 최대 커뮤니터 사이트인 2ch의 창립자 니시무라 히로유키는 이같은 '종이학 접기'에 일침을 가하면서 네티즌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종이학을 보내는 것은 상대방을 위한 배려가 아닌 결국 자기만족을 위한 행동이라는 것.
     
    그는 "1천 마리의 종이학 같은 쓸데없는 행위로 좋은 일을 했다는 기분에 빠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11년 동일본지진피해 경험자인 한 일본인도 자신의 트위터에 "종이학은 완전히 자기만족에 불과한 물건"이라며 "먹을 수도 없고 돈으로 바꿀 수도 없고 처치곤란"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한튀르키예 대사관도 SNS를 통해 "구호 물품들 중에 중고 물품은 받지 않는다"라고 공지했다. 중고품에 묻어있는 곰팡이나 세균 등에 의한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한튀르키예대사관이 공유한 현지에서 필요한 물품 리스트는 △캔 등 상하지 않는 음식 △방한용품 △생리대 △옷 △텐트 △배터리 △침대 △텐트용 매트리스 △침낭 △가스스토브 △보온병 △히터 △이동식 화장실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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