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합병을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
안보리는 3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러시아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당사자이자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반대로 통과시키지 못했다.
결의안은 지난 23~27일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지역에서 시행된 러시아 병합 주민투표를 불법 무효로 규정하면서 모든 유엔 회원국에 영토 변경을 승인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결의안에 반대한 나라는 15개 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러시아 뿐이었다. 중국·인도·브라질·가봉은 기권했다.
이번 결의안은 미국과 알바니아가 공동 발의했다.
미국의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대사는 표결에 앞서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영토를 힘으로 빼앗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기초해 유엔이 세워진 것"이라며 결의안 채택을 호소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대사는 상임이사국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추진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해당 지역은 스스로 러시아 병합을 원했다고 강변했다.
미국 앤서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결의안이 부결될 경우 이 문제를 유엔총회에 회부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총회에서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은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상임위와 달리 법적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