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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 하나에 9만 8천원? "2022 트렌드는 '머니 러시'"



사회 일반

    빙수 하나에 9만 8천원? "2022 트렌드는 '머니 러시'"

    2022, 코로나 이전으로? 아예 새로운 시대
    "나노사회" 공동체 해체, 개인화 더 심해져
    "머니러시" 보복소비에 9만8천원 빙수 등장
    "득템력" 가격보다 '갖기 힘든' 게 상품 가치
    "엑스틴" X세대, 소비·문화 트렌드 전면 등장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미영(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벌써 10월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요. 내년을 얘기하기에는 조금 이른 듯합니다만 이 책은 벌써 나왔네요. 다음해 소비 트렌드를 전망하는 책이죠. 트렌드 코리아 2022. 오늘 화제의 인터뷰, 이 책의 공동저자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전미영 연구위원을 만나보겠습니다. 전미영 위원님 안녕하세요.

    ◆ 전미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제 이 추워지는 시기쯤 되면 언제쯤 이 책이 나오나, 또 내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있나 궁금해지는데 늘 12간지를 이용해서 한 해의 특성을 풀어주셨잖아요.

    ◆ 전미영> 네, 그렇죠.

    ◇ 김현정> 2022년, 내년의 특성은 한마디로 뭡니까?

    ◆ 전미영> 내년은 호랑이 띠인데요. 검정색 호랑이띠라서 저희가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TIGER OR CAT' 이렇게 하면 10글자입니다. 이렇게 타이틀을 정해봤습니다.

    ◇ 김현정> 'TIGER OR CAT'이면 호랑이 또는 고양이?

    ◆ 전미영> 사실 내년도쯤 되면 위드 코로나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데요. 여기서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사실 2년 동안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쳤거든요. 그러면서 사람들이 이 코로나 시기에 적응을 했습니다. 습관을 형성했죠. 그러다 보니까 많은 분들이 내년도에 지난해처럼 코로나19에 적응했던 트렌드가 계속 갈 것이냐. 아니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것인가, 이 두 가지에 대해서 사람들이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맞아요.

    ◆ 전미영> 그것에 대해서 저희 센터는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코로나19의 새로운 습관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단지 2022년이라는 새로운 변화가 나타난다라고 말씀을 드리면서 이 새로운 변화에 적응을 하면 타이거로, 호랑이로 웅비할 수 있고 적응하지 못하고 대응하지 못하면 고양이로 전락할 것이다라는 전망을 드린 겁니다.

    ◇ 김현정> 호랑이가 될 수도 있고 고양이가 될 수도 있는 거예요?

    ◆ 전미영> 그렇죠.

    ◇ 김현정> 그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서, 그러면 굉장히 중요한 시기네요, 내년도가.

    ◆ 전미영> 그런 또 변곡점이 2022년. 새롭게 다가온다, 이렇게 해석하겠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지금부터 2022년의 소비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을 해서 우리 다 호랑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그러면 내년도 특성 하나하나 좀 살펴보죠. 첫 번째 특성 '나노사회'라고 하셨네요.

    ◆ 전미영> 나노사회 트렌드는 사실 굉장히 좀 슬픈 키워드예요. 공동체 인식이 해체되면서 우리가 나노 단위만큼 굉장히 작고 미세한 존재로 분해되고 고립된다. 어떻게 보면 선처럼 된다라는 어떤 트렌드이고요. 이거를 조금 더 직관적으로 말씀드리면 요즘은 사실 우리 대한민국 사회를 그리고 글로벌 사회를 관통하는 트렌드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트렌드를 제 옆에 있는 사람은 모르고요. 나의 트렌드를 당신이 모르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다라고 말하는데 이런 형태로 트렌드도 그렇고 어떤 조직 공동체 의식도 그렇고 계속해서 해체되고 분해되고 개인화 되는 이런 현상을 담았습니다.

    ◇ 김현정> 진짜 그렇네요. 말씀 듣고 보니까 예전에는 라디오를 듣고 그다음 날 학교를 가면 그 반 학생들이 다 같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 같이 그 얘기를 해요. 지금은 좋아하는 노래 다 다르고 좋아하는 영화 다 다르고 그 취향이 세분화됐네요. 그걸 말씀하시는 거죠?

    ◆ 전미영> 네, 맞습니다. 예를 들어서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예능들을 보기는 하는데 플랫폼이 달라요. OTT 서비스가 다릅니다. 각각의 OTT에서 서비스를 하는 예능프로가 다르다 보니 각각 보고 있는 프로그램도 다르고 그러다 보니까 아무리 재미있는 주제라도 같이 대화가 되지 않는 그런 현상들이 가속화되고 있죠.
    ◇ 김현정> 그리고 아주 세분화된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또 끼리끼리 모이는 이런 현상들. 나노사회. 그러면 이게 좋은 측면도 있겠지만 자칫 자칫하면 굉장히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진 부류들이 모인 그런 사회를 만들 수도 있겠는데요. 편협사회?

    ◆ 전미영> 네, 맞습니다. 예전에는 저 사람이 나와 의견은 달라 하지만 저 사람은 저렇게 사고방식을 가질 수 있지라는 어떤 이해나 공감대는 기본적으로 형성이 돼 있었다면 요즘은 이 상대방이 나와 의견이 다른데 왜 그런 의견을 가졌는지 사실 이해가 되지도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나와 의견이 다르면 그것은 다른 것인데 틀린 것으로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훨씬 더 분열되고 또 그 안에서 싸우고 부정적인 현상들이 확산될 수 있죠.

    ◇ 김현정> 여러분, 이 말 한번 들어보세요. '알잘딱깔센'. 저는 전혀 몰랐어요. 알잘딱깔센. 이걸 10대들은 다 알더라고요. 이거를 '알아서 잘 딱 깔끔하게 센스 있게' (웃음) 이런 뜻이라면서요?

    ◆ 전미영> 네, 맞습니다. 이것도 심지어 2년 전에 유행했던요. 신조어예요. 그런데 저희같이 트렌드 연구하는 사람들도 쫓아가지 못할 정도로 이런 신조어의 주기가 짧아지고 또 아는 사람들끼리만 알고 사용하고, 이런 형태의 파편화되는 트렌드 현상이 강화되는 겁니다.

    ◇ 김현정> 파편화된 트렌드. 파편화된 집단들, 그 집단 안에서의 소통은 깊어졌지만 집단 사이의 소통은 단절돼 있는 그런 사회. 일단 '나노사회' 하나 머리에 입력했고요. 그다음 트렌드는 뭔가요?

    ◆ 전미영> 두 번째로 소개해 드릴 키워드는 '머니러시'라는 키워드입니다.

    ◇ 김현정> '머니러시'요?

    ◆ 전미영> 예전에 미국에서 금강이 개발됐을 때 사람들이 금을 채굴하겠다고 막 달려갔잖아요. 그런 현상을 골드러시라고 불렀는데 요즘은 우리가 금을 캐는 것이 아니라 금과 함께 돈을 줍고 있죠. 이런 우리 다양한 세대를 불문하고 우리 소비자들과 사람들이 돈을 줍는 그런 형태의 현상들을 우리가 머니 러시 현상이라고 저희가 이름을 정의해 봤습니다.

    ◇ 김현정> 돈 쫓는 것은 그게 올해든 지난해든 계속됐던 거 아닙니까? 내년도만의 트렌드라고 볼 수 있는 건가요?

    ◆ 전미영> 사실 돈에 대한 현상은 100년 전에도 1000년 전에도 굉장히 중요한 현상이었는데 요즘 소비자들의 특징은 새로운 형태의 N잡, 투잡, 쓰리잡, 이런 형태의 직업도 만들어 내고요. 그리고 그 와중에 각종 투자 활동들도 열심히 하시고요.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것인가, 이런 것들에 조금 더 우리 사회가 집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 코로나 시대에 새로 등장한 말이 보복소비라는 말이거든요. 보복하듯이 막 써버리는. 돈이 충분치 않은데도 명품매장 앞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고 없어서 못 팔고 이런 소비 트렌드와 다 연결이 되는 거예요?

    ◆ 전미영> 사실 이 보복소비도 머니러시가 발생하게 하는 굉장히 중요한 원인인데요. 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라고 이게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뒤쳐질까봐 두려워하는 심리증후군이 있습니다. 각종 SNS에 친구들이 맛있는 걸 먹고 또 어떤 비싼 것들을 사고 이런 SNS로 자아를 표현하다 보니까, 나도 저기에 동참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다, 이런 생각들이 더 강해지고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여야 되겠다는 강박관념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고요. 제가 2021년에 인상적으로 봤던 사건 중 하나가 사실 여름 되면 많은 호텔들이 6만 원짜리 빙수 마케팅을 합니다. 망고 빙수가 6만 원이다 해서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2021년에는 9만 8000원짜리 빙수가 드디어 출연했습니다. 샤인 머스켓 빙수라고 하는데요.

    ◇ 김현정> 세상에, 10만 원에서 2000원 빠져요?

    ◆ 전미영> 네, 맞습니다. 어떻게 빙수 하나가 10만 원인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을 먹어봐야 하는 그런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런 머니 러시 현상도 같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비대면 사회가 되다 보니까 SNS로 나를 보여줘야 돼요. 그러다 보니까 그 안에서 더 좋은 걸 보여줘야 되고 더 좋은 데 가서 뭘 먹는 거, 이걸 다 올려야 되는 거예요. 안 그러면 난 뒤쳐져요. 이것들이 보복소비를 가져오고 돈을 벌게끔 하고 그것이 머니러시로 이어진다. '머니러시' 세 번째 키워드는 뭡니까?

    ◆ 전미영> 또 새롭게 저희가 만든 신조어가 하나 있는데요. '득템력'이라는 키워드도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득템력은 처음 들어보는데요.

    ◆ 전미영> 마케팅이라든지 시장 비즈니스 구조가 교묘해지면서 돈만 있다고 해서 내가 원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하거나 획득할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정보도 있어야 되고요. 잘 알아야 되고요. 그것들을 손에 넣는 노력도 해야 되고요. 그리고 운도 심지어는 있어야 됩니다. 이런 다양한 형태의 요소들이 작용을 해서 내가 더 제품을 단지 돈 주고 샀어, 이게 행복한 게 아니라 구했어, 득템했어, 이런 것들이 기쁨을 강화하는, 이런 현상들을 저희가 득템력이라고 이렇게 이름 지어 봤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어서 한정판 운동화, 이런 게 그런 거 아니에요?

    ◆ 전미영> 그렇죠. 한정판 운동화를 그냥 팔지 않고 추천해서 판다거나 또 명품 브랜드에서 물건들을 좀 희귀하게 희소성 있게 배급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밤에 줄을 서서 오픈런을 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구매를 어렵게 만드는 각종 득템력을 자극하는 전략들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돈이 있다고 해서 다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소비욕구를 더 자극한다. 이거는 사실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별로 좋은 건 아닌데 지금 사업하시는 분들,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귀 기울여야 할 부분이네요.

    ◆ 전미영> 일견 득템력은 고가의 상품들, 럭셔리 상품에서 쓸 수 있는 전략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겠지만 하지만 운동화 브랜드라든지 굉장히 저가의 작은 서비스라든지 심지어 식당이라도 우리 고객의 입장에서 우리 매장에서 식사를 하셨을 때 굉장히 기쁨이 크게 하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소비자가 조금 더 노력을 하는데 그 노력이 귀찮거나 번거롭게 느껴지지 않고 딱 재미로 느껴질 정도까지만 소비자들의 득템력을 강조해 주신다면 아마 자영업하시는 분들도 또 소비자들도 굉장히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사업하시는 분들에 대한 조언이고요. 재미있네요. 지금의 주소비층은 MZ세대라고 얘기를 하는데 혹시 내년에는 주소비층이 바뀝니까?

    ◆ 전미영> 사실 MZ 세대의 중요도는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워낙 이 세대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나가기도 하고 확산시키는 세대라서 굉장히 중요한 세대이긴 한데 저희가 MZ세대와 함께 주목해야 하는 새로운 세대를 제안해 봤습니다.

    ◇ 김현정> 누굽니까?

    ◆ 전미영> 여러분 다 아시는 굉장히 유명한 세대죠. X세대에 한번 주목해 보기로 했습니다.

    ◇ 김현정> X세대가 다시요?

    ◆ 전미영> X세대가 사실 시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현재도 하고 있어요. 가령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이 출시됐을 때 그걸 한번 써보고 확산시키는 것은 MZ세대가 맞습니다. 그런데 그 제품과 서비스가 메가히트 상품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거기에는 X세대가 구매를 해줘야만 이것이 가능합니다. 한국에서 구매력이 굉장히 높은 세대이고요. 인구도 많고요. 그래서 실제로 또 돈을 많이 쓰고 있는 집단인데도 불구하고 사실 그동안 기업의 비즈니스나 시장에서 소외당했던 낀 세대, 약간 잊혀진 세대라는 측면에서 X세대를 스터디하고 이분들에 대한 비즈니스가 중요하다라고 한번 저희가 제안을 해 봤습니다.

    ◇ 김현정> '내년에는 X세대를 노려라. X세대의 컴백' 이렇게 되는 겁니까?

    ◆ 전미영> 네.

    ◇ 김현정> 그런데 그게 왜 하필이면 내년이에요?

    ◆ 전미영> 저희가 이 X세대를 그냥 X세대라고 부르지는 않았고요. '엑스틴'이라고 저희만의 신조어를 만들어봤습니다. 지금 10대, 틴에이저들의 부모 세대가 X세대인 거죠. 10대들과 취향을 공유하고요. 같이 말이 통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신세대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고요.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고정관념 속의 어른이 아니라 MZ와 대화가 통하고 또 알파세대와 같이 소비를 공유하는, 달라져 있는 신세대 어른이라는 측면에서 이분들을 주목해야 되겠습니다.

    ◇ 김현정> X세대들은 아래 세대와도 통하고 윗세대랑도 소통할 수 있고 이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세대가 된다, 이런 의미에서 '엑스틴' 이렇게 붙여주셨어요. 알겠습니다. 결국 2022년 소비 트렌드 근저에는 다 코로나가 깔려 있는 것 같네요.

    ◆ 전미영> 사실 결국은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는 '각자도생'이죠.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책의 서문에 보니까 이렇게 쓰여 있어요.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다' 코로나가 만든 변화들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이렇게 특성을 이해하고 슬기롭게 타고 넘자, 그런 제안이시겠죠. 알겠습니다. 오늘 책 한 권을 다 읽을 수는 없고 중요한 포인트들 잘 짚어주셨어요. 전미영 연구위원님, 또 내년에 뵙겠습니다.

    ◆ 전미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트렌드 코리아 2022' 공동저자세요. 서울대 소비자 트렌드 분석센터의 전미영 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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