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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항상 '진행 중인 플레이어'이고 싶은,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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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터뷰]항상 '진행 중인 플레이어'이고 싶은, 라비

    네 번째 미니앨범 '로지스' 3일 발매
    사운드적으로 감각적인 앨범 만들고 싶다는 목표로 작업
    황현과 처음 호흡 맞춘 '꽃밭', 원슈타인과 함께한 '카디건' 더블 타이틀
    다양한 시도했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라비'라는 가수 색을 더 확실히 하고 싶어
    저작권 등록된 곡 수 198개 이르는 부지런한 창작자이기도
    힙합 레이블 그루블린 CEO이자 예능인으로도 활약 중

    지난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루블린 사무실에서 가수 라비를 만났다. 그루블린 제공

     

    콘셉추얼한 남성 아이돌로 꼽히는 빅스의 래퍼로 다수 곡 랩을 직접 썼던 라비는 '음악 하는' 데에 누구보다 부지런했다. 2015년 레오와 함께한 유닛 '빅스 LR' 활동을 통해 프로듀서로도 데뷔했고, 2017년에는 첫 번째 미니앨범 '리얼라이즈'(R.EAL1ZE)를 내어 본격적인 솔로 활동의 첫발을 뗐다. 올해로 벌써 '5년차' 솔로 가수가 됐다는 의미다.

    라비는 지난해 3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했을 때 아이돌 중 저작권 등록곡 수 1위를 해 보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그는 "한때 너무 많이 하는 것에 비해 생각보다 성과가 없진 않나 싶어서 저도 그때 막 우울하기도 했는데 그냥 어느 순간 드는 생각은, 라비라는 가수가 200곡째에 히트하는 가수일 수도 있고 300곡째에 히트할 수 있는 가수일 수도 있는데… 안 가 보면 모르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1년 3개월이 지난 현재, 라비는 그 목표를 이뤘다.

    올해 2월 칠린호미, 키드밀리와 함께한 싱글 '범'을 내어 본업에 시동을 건 라비가 네 번째 미니앨범 '로지스'(ROSES)로 돌아왔다. 미니앨범으로는 지난해 7월 낸 '파라다이스'(PARADISE)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원래 봄쯤 낼 생각이었으나, 망설임의 시간이 있었다. 앨범 발매가 공연 개최로 이어졌던 과거와 달리, 코로나19 이후로는 대면 공연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앨범 발매 이틀 전이었던 지난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루블린 사무실에서 라비를 만났다. "사운드적으로 감각적인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라며 "어떤 곡은 좀 더 섹슈얼하고 어떤 곡은 조금 더 캐주얼하고 온도 차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다 밝은 느낌"이라고 소개한 라비는 이번 앨범에서 '더블 타이틀'을 시도했다. 모노트리 황현과 작업한 '꽃밭'(FLOWER GARDEN), 원슈타인과 함께한 '카디건'(CARDIGAN)이 그 주인공이다.

    라비는 3일 저녁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네 번째 미니앨범 '로지스'를 발매했다. 그루블린 제공

     

    '카디건'은 청량한 기타 사운드와 현란한 베이스 선율이 조화를 이루는 에너지 넘치는 곡이다. 원슈타인이 작사·작곡·피처링까지 참여해 힘을 보탰다. 곡의 킬링 포인트를 꼽아달라고 하자, 라비는 "저와 원슈타인이 같이 부르는 훅 부분이 그래도 제일 캐치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원슈타인은 라비가 호스트를 맡은 네이버 나우 '퀘스천마크'에 게스트로 나온 바 있다. 그게 인연이 되어 곡도 같이 쓰게 됐다.

    라비는 앨범의 전체적인 상과도 잘 맞고 마음에 들게 나와서 '카디건'을 타이틀로 꼽았으나, '꽃밭'이 더 좋다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꽃밭'도 타이틀에 포함했다. 라비는 "어떤 분들은 5초 정도 듣고 '꽃밭이 더 좋은데?' 하더라. 도입이 좀 더 캐치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라며 "곡 마무리할 때 재즈로 바뀌는데 그게 되게 자연스럽게 잘돼서 그 부분을 제일 좋아한다"라고 설명했다.

    '꽃밭'은 어쿠스틱 악기와 드럼 비트의 도입부가 인상적이며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편안한 곡이다. 다수 히트곡을 만든 모노트리 황현이 작사·작곡·편곡에 참여했다. 황현 역시 '퀘스천마크' 게스트로 나와 인연을 맺게 됐다. 라비는 "1년 넘게 진행했는데 원슈랑 황현 형 두 분한테만 연락처를 물어봤다. 잘하는 사람들이니까 같이 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수록곡 '치즈'(CHEE$E), '레드벨벳'(RED VELVET), '어는점'에도 모두 피처링 아티스트가 있다. '치즈'는 블랭(BLNK)과 안병웅이, '레드벨벳'은 제이미가, '어는점'은 시도가 참여했다. 라비는 "같은 트랙이어도 해석하는 방식과 작업 스타일이 다 다른 게 재밌다. 제가 상상했던 것과 다르게 나와도 좋고, 예상대로 해도 느끼는 쾌감이 있다. 자연스럽게 교감하게 되니 그게 저한테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로지스'는 더블 타이틀이다. '꽃밭'과 '카디건' 두 곡이 타이틀곡이다. 그루블린 제공

     

    라비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솔로 콘서트를 열었고,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힙합 레이블 그루블린 합동 콘서트를 지난해 초까지 개최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멈춤' 상태다. 라비는 "제가 원래 앨범을 많이 내고 자주 냈던 이유가 (앨범 발매가) 공연할 명분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게 제게 큰 행복이었고, 그 이유를 만들고자 더 열심히 작업했는데 앨범을 만들어도 사실 설 자리가 많이 없고 직접적으로 닿을 기회가 없더라"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공연을 염두에 두고 앨범을 만들었기에, 그동안 앨범에는 '공연에서 하면 좋을 만한 곡'이 빠지지 않았다. 라비는 "이건 이 타이밍에 하면 좋겠다 싶은 곡들이 있다. 앙코르 시작 곡, 엔딩 곡 등 장치적으로 도움 되는 곡을 쓴 것 같은데, 이번에는 그런 생각을 안 했다"라고 전했다. 춤과 퍼포먼스를 따로 준비하지 않았기에 음악방송 활동도 하지 않는다. 뮤직비디오, 라이브 클립, 라디오 방송, 네이버 나우, 유튜브 콘텐츠 등을 통해 청자와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번 앨범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 라비는 "사실 순위는 무조건 높았으면 좋겠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제 전(과거) 곡들 데이터보다 높았으면 좋겠다. 항상 그게 바람이다. 차트 안에서의 영향력보다는 나(의 노래)를 듣는 사람이 전보다 늘어났구나 하는 실질적인 데이터가 더 와닿더라. '이렇게 계속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라고 부연했다.

    라비는 "냈던 앨범 중에는 ('로지스'가) 제일 잘 나온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전보다 더 꼼꼼히 체크하려고 했고, 실제로 수정 작업도 제일 많이 했다. 소리의 완성도는 기존에 냈던 어떤 앨범보다 만족도가 높다"라며 청자들은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걸 하고 싶어 하고 어떤 걸 미는지 선명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도 덧붙였다.

    지난해 3월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했을 당시 라비는 아이돌 중 저작권 등록 곡수 1위를 해 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라디오스타' 캡처

     

    "앨범 낼 때 부담 느낀 적은 없었어요. 잘됐으면 좋겠지만, 노래를 내는 게 제 일인데 이걸 계속 망설이면서 안 하는 건 내가 해야 할 일을 안 하는 거라 느꼈어요. 앨범 안 내고 싱글을 내면서 들었던 생각은 뭔가 '확실해야겠다'는 거였어요. 그래야 듣는 사람도 '라비는 요런 거 하잖아' 알 수 있으니까요. '라비는 드라이브할 때 찾게 돼' 이렇게. '봄에 찾게 돼', '비 올 때 이거 꼭 들어야 돼'처럼 라비라는 가수를 생각했을 때 누군가에게 와닿는 포인트가 확실하려면 내가 음악 커리어 자체를 확실하게 정해서 해야겠구나 싶었어요. '이것저것 왔다 갔다 하면 각인되는 게 없이 소비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했는지 질문하자 라비는 "최근에 싱글을 연달아 냈다. 제가 하면서도 뭔가를 '고려'하면서 만드니까 내 것이 아닌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노래가 좋은데 네 노래가 아닌 것 같다'는 말도 동료들한테 들었다. 내가 만들었다고 내 음악인 건 아니구나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라비는 빅스, 빅스 LR과 본인의 솔로 곡은 물론 그리, 아스터, 시도, 공원소녀, 엘리스 등 다양한 가수 곡을 작곡했다. 이번 새 앨범 '로지스'까지 합치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라비 이름으로 등록된 곡 수는 198곡에 달한다.

    그는 "한 소재 안에 구체적인 캐릭터나 상황을 연출해서 표현하는 것이 재미있다. 아직까지는 음악 만드는 게 재밌다"라며 "저는 제가 좋아서 열심히 한 건데 하다 보니까 곡 수로 1위인 거지, 곡이 많다고 좋은 것도 적다고 별로인 것도 아니라고 본다. 그냥 내가 열심히 살았구나 요 정도로만 생각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라비는 현재 본업인 가수 활동 외에도 예능인, 진행자, CEO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루블린 제공

     

    본업 가수 활동 외에도 라비는 CEO(그루블린), 예능인('1박 2일'), 인터넷 라디오 방송 호스트(네이버 나우 '퀘스천마크') 등 다양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번 달에 설립 2주년을 맞는 그루블린은 콜드베이, 시도, 나플라 등이 속한 힙합 레이블로 자리 잡았다. 라비는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사랑 많이 받고 돈 많이 버는 것"을 그루블린의 비전으로 꼽았다.

    처음에는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건가' 의문이 들었다는 라비는 "지금은 익숙해졌다, 어떻게 해야겠다는 걸 구체적으로 생각한다. 사실 지금 계신 분들 다 제가 꼬셔서 그들의 인생 한 영역을 함께하는 것이지 않나. 저와 함께하자고 이 집단을 만든 거니까, 그들이 보내는 시간이 소중하고 행복했으면 좋겠고 좋은 결과로 이끌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어느덧 1년 가까이 이끌어 온 프로그램 '퀘스천마크'를 통해 달라진 점도 있다. 낯가림이 많이 사라진 게 첫 번째다. 라비는 "'너 얘 만나서 얘기해 봐' 하면서 누가 약속을 잡아주는 느낌"이라며 웃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자연스럽게 대화 나누는 과정에서 "그들이 준비한 작품이든 일상이든 자연스럽게 공유받게 되니까 그런 것들이 좀 재밌게 다가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예능은 평소에 안 해 봤던 걸 할 수 있는, 조금 더 '즐기는' 활동이라고.

    "저는 플레이어로서 항상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었으면 좋겠고, 회사에는 좋은 아티스트들이 많이 생기고 좋은 성과를 많이 내서 '라비가 되게 멋지고 뜨거운 집단을 만들었구나' 그런 느낌이었으면 좋겠어요."

    가수 라비. 그루블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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