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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더 그늘진 어린이들…'극단선택 생각' 3배 이상↑



사건/사고

    코로나19로 더 그늘진 어린이들…'극단선택 생각' 3배 이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작년 10~12월 아동 1800여명 등 조사
    가정 빈곤상황 따라 행복지수 엇갈려…'돌봄 질'은 더 하락

    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장기화되면서 아동들의 전반적 '행복 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다는 아동 비율은 이전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파악돼 어린이들의 정신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3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해 10~12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에 이르기까지 학령기 아동 1825명(일반가구 1243명·저소득가구 582명)과 이들의 부모 1470명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온·오프라인 등교방식에 따른 아동들의 일상 차이와 코로나19 전후 아동 상황을 진단하기 위해 진행됐다.

    재단은 코로나19가 변수로 작용한 아이들의 발달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2017년 조사한 '아동행복생활지수'와 보건복지부의 2018년 '아동종합실태조사' 데이터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아동들의 삶의 만족도는 지난 2017년 7.27점(10점 만점)에서 6.93점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아동행복지수 역시 1.73점(4점 만점)에서 1.68점으로 더 하락했다.

    아이들의 우울은 더 깊어지고 공격성은 더 높아졌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아이들의 '우울·불안'은 지난 2018년 1.17(3점 만점)점에서 지난해 기준 1.24점으로 다소 증가했다. '공격성'은 같은 기간 1.12점(3점 만점)에서 1.17점으로 소폭 늘었고, 스트레스 또한 3.18점(11점 만점)에서 3.33점으로 약간 올랐다.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박종민 기자

     

    외로움(3점 만점)은 2018년 1.12점에서 지난해 1.16점으로, 걱정(3점 만점)은 1.31점에서 1.56점으로 소폭 상승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지표는 '심각하게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아동'의 증가세다. 지난 2018년 1.4%(36명) 남짓이었던 해당 비율은 지난해 4.4%(81명)까지 치솟아 2년 사이 3배가 넘게 증가했다.

    아동들이 스스로의 정신 건강에 매기는 '주관적 점수'도 낮아졌다. 지난 2018년 4.4점(5점 만점)이었던 '주관적 건강상태'는 3.84점까지 떨어져 4점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의 경제적 상황 차이에 따른 편차도 확인됐다. 비(非)빈곤가구 아동은 '행복감'(10점 만점) 지표에서 7.47점을 기록한 반면 빈곤가구 아동은 6.73점으로 상대적으로 더 낮았다. 4점 만점인 아동행복지수가 '0점'으로 나타난 아동 역시 비빈곤가구는 4%(1226명 중 49)명이었지만, 빈곤가구는 6.6%(593명 중 39명)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아동들에 대한 돌봄의 질도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부모님이나 보호자가 제대로 끼니나 식사를 챙겨주지 못했다'고 응답한 아동은 지난 2018년 16.4%에서 22.7%로 늘었다.

    물리적인 체벌 등은 더 잦아졌다. 재단에 따르면, '회초리 같은 단단한 물건이나 맨손으로 맞았다'고 답변한 아동은 지난 2018년 기준 11.6%에서 지난해 15.7%로 증가했다.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욕이나 저주의 말을 들었다는 아동도 같은 기간 5.8%에서 9.8%로 늘었다.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황진환 기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19 발생으로 모든 국민이 힘들었던 시기에 가정에서 보호자들도 아이들을 케어하고 온화한 양육태도를 유지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아이들의 응답에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재단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오는 21일 '포스트 코로나19, 아동의 행복한 일상 회복을 시작하다'라는 주제로 제19차 아동복지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은 "이번 조사로 코로나19 상황 속 아이들의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 있었다"며 "재난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의 행복증진을 위해 이들의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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