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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은 건설현장서, 청년들은 길에서 배달하다 목숨 잃는다



경제 일반

    노인들은 건설현장서, 청년들은 길에서 배달하다 목숨 잃는다

    산재사고 사망자 10명 중 4명은 60세 이상…절반 이상은 건설 현장서 숨져
    "고령층이어서 죽은 것 아니라 위험한 건설현장에 고령층 많은 것"
    "간단한 안전 조치로 건설업 산재 막을 수 있어…정부·원청 기업 의지가 중요"
    산재 통계 잡히지도 않는 플랫폼 종사자…사망사고 대부분은 청년 배달기사
    "플랫폼 종사자 사망 줄이려면 산재보험 가입부터 전면 확대해야"

    연합뉴스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로 숨진 노동자 10명 중 4명은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는 정부 통계 결과가 나왔다. 또 산재보험 가입도 하기 어려워 정부 통계에서 제외된 플랫폼 노동 현장에서는 주로 청년들이 목숨을 잃고 있었다.

    ◇산재사고 사망자 중 건설현장의 고령 노동자 비중 증가세

    고용노동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2020년 산업재해 사고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하다 사고로 숨져 산재보험 승인을 받은 사망자는 882명으로 전년보다 27명 늘었다.

    그런데 이 가운데 50세 이상 사망자가 전체 산재사고 사망자의 72.4%(638명), 60세 이상은 39.3%(347명)에 달했다. 특히 다른 연령층은 모두 산재사고 사망자 수가 전년보다 줄었는데, 60세 이상에서만 62명이나 증가했다.

    이들 중노년층 사망자의 절반 이상은 건설업 현장에서 숨졌다. 건설업 사고사망자 458명 가운데 77.3%(354명)가 50세 이상, 41.9%(192명)은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즉 50세 이상 사망자 중 55.5%, 60세 이상 사망자 중 55.3%이 건설업 종사자였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산재사고 사망자 중 6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만 해도 전체 산재사고 사망자 중 고령층 비중은 32.1%(311명)에 불과했지만, 2017년 35.4%(341명), 2018년 36.9%(358명)으로 증가했고, 2019년 33.3%(285명)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급증했다.

    고령층 사망자 중 건설업 종사자 비중도 2016년 57.9%(180명), 2017년 50.1%(171명), 2018년 54.5%(195명), 2019년 50.5%(144명) 등 꾸준히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산재사고 사망자 중 고령층 비중이, 고령층 사망자 중에서는 건설업 비중이 높은 이유는 우선 인구 구조와 노동시장이 고령화된 영향이 크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건설업 취업자 중 65세~79세 취업자는 2018년 8만 5천명, 2019년 9만 2천명, 지난해 11만 1천명으로 계속 늘어났다.

    이는 건설현장의 일용직 노동자는 정년 제한이 따로 없기 때문에 고령층 노동자가 계속 늘어나기 쉽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일과건강 한인임 사무처장은 "질병 사망이라면 연령 변수가 중요하지만, 사고 사망은 결국 안전 조치 여부가 핵심"이라며 "고령층이어서 사망했다기보다는 위험한 건설업 현장에서 일하는 고령층이 늘어났기 때문에 사망자도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웨덴은 건설 현장에서 추락 사고로는 1년에 한두 명 숨지는 수준인데, 우리나라는 건설업의 추락 재해로만 매년 200여명씩 숨지고 있다"며 "예를 들어 안전 설비 설치를 지원하되 이를 거부한 사업장에서 사망사고가 나면 처벌을 강화하는 식으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단순 권고 수준에만 그쳐 정부와 원청 기업의 관리 소홀로 사망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노총 이현정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원하청 구조가 복잡한 건설업 특성 탓에 정년 퇴직했거나 작업 능력이 쇠퇴한 고령자들은 주로 영세한 하청업체에 몰린다"며 "소형 사업장일수록 안전 장비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사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건설 노동자 중에서도 유독 고령층의 사망자 비중이 높다고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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