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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업]이정모"대중교통 무료화로 기후위기 극복하자"



날씨/환경

    [뉴스업]이정모"대중교통 무료화로 기후위기 극복하자"

    • 2021-01-05 06:30

    백신, 지나친 의심은 문제..과학자 신뢰해야
    기온 상승 속도, 과거에 비해 250배 빠른 수준
    코로나는 뒷골목 건달, 기후위기는 핵폭탄
    코끼리를 구한 플라스틱이 고래를 잡고있다
    에너지 과용하는 인공지능보다 사람 머리써야
    대중교통 무료화하면 온실가스 감축 가능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


    ◇ 김종대> 오늘의 뉴스업 신년 업터뷰 시간은 이분을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어려운 과학 이야기를 대중에게 재미있고 익숙하게 들려주시는 분입니다.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님. 다시 읽겠습니다. 국립과천과학관장님입니다.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 이정모> 안녕하세요. 이정모입니다.

    ◇ 김종대> 반갑습니다. 아니, 유튜브 보면 정말 재미있어요. 우리 관장님 이렇게 과학을 재미있고 친근하게 놀 듯이 하는 분 흔치 않았는데.

    ◆ 이정모> 깊이가 없어지면 항상 재미있어지죠.

    ◇ 김종대> 무슨 그렇게 겸손한 말씀을 하십니까? 제가 듣기에는 깊이도 있고 재미있어요.

    ◆ 이정모> 감사합니다.

    ◇ 김종대> 고맙습니다. 특별히 관장님을 모신 이유 알고 계세요?

    ◆ 이정모> 글쎄요. 전화 잘 받고 그리고 오늘 기후위기 이야기를. 기후위기가 올해 아마 가장 큰 키워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종대> 그래서 과학적인 이야기로 뒷받침해 주시는 관장님을 모신 겁니다. 코로나로 인해 바뀐 일상. 그래도 긍정적으로 진단하실 수 있겠습니까?

    ◆ 이정모> 절대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싶지는 않지만요. 그래도 억지로 찾아본다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거 있죠. 한국 정부의 차분한 대응,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력 그다음에 저는 또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졌던 것 같고요. 비대면 회의, 비대면 강의 같은 새로운 시도들이 아주 잘 됐죠. 그다음에 이웃들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어요. 이런 것 같아요. 우리 가족들이 이야기하다가 딸이 그러더라고요. "아니, 왜 목욕탕 문은 안 닫아?" 이런 거죠. 그러니까 엄마가 그러더라고요. "모든 사람이 우리처럼 샤워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목욕탕을 닫으면 더운 물로 못 씻는 사람들이 많아." 그래서 딸들은 더 이웃들에 대한 다른 생각을 한 번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김종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구나. 이런 것들을 좀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됐네요.

    ◆ 이정모> 그리고 저는 재난지원금을 계기로 기본소득에 대해서 한번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됐어요. 저니 그전까지는 되게 약간 부정적이었거든요. 이게 될까 했는데 아주 적은 액수로.

    ◇ 김종대> 적은 액수로.

    ◆ 이정모> 적은 액수로 GDP 성장까지 이끄는 걸 보고서는 이거 해 볼 만한 일인데. 좀 더 적극적으로 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이런 세계 곳곳에서 기본소득에 대해 실험들을 많이 했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대규모로 해 본 적은 없었는데 나는 거기에서는 성공적인 우리 경험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이렇게 어려움 속에서도 여기저기 희망적인 신호들이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과학자로서 이 백신에 대해서 불안해하는 분들을 위해서 어떤 이야기해 주시겠습니까?

    ◆ 이정모> 그러니까 모든 약은 부작용이 있습니다.

    ◇ 김종대> 그래요?

    ◆ 이정모>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어요. 우리가 심지어 아스피린도 부작용이 있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아스피린 먹지 않지는 않죠. 어떤 감기약은 졸리기도 하고 어떤 건 두드러기가 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적어도 백신에 의해서 어떤 심각한 부작용들은 밝혀진 게 전혀 없어요. 다들 다른 약 먹고도 생기는 정도의 부작용들인 거죠. 설사 커다란 부작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생기는 위험보다는 비할 게 아닌 거죠. 그래서 부작용이라는 자체를 갖다가 방송과 언론에서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이번 겨울은 어느 해 겨울보다도 독감 예방주사를 많이 맞아야 했어요. 그렇죠? 평상시에는 아무 보도 없이 잘 맞았는데 올해는 유난히 백신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들이 참 많이 나왔죠.

    ◇ 김종대> 가짜뉴스도 많았습니다.

    ◆ 이정모> 사실 선후관계였던 것 같아요. 백신 맞고 돌아가셨는데 백신 때문에 돌아가신 게 아니라 백신 맞은 다음에 돌아가신 건데. 그런 것들이 강조되다 보니까 오히려 평년보다도 백신 접종이 10%나 적었습니다. 그래서 지나친 관심이, 지나친 걱정이 오히려 문제를 만들기도 했거든요. 우리는 독감 백신 갖고 한 차례 홍역을 치렀으니까 이번에는 좀 조용히 넘어가고 과학자와 의학자를 신뢰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정부는 “지난 23일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 화이자와 코로나 백신 구매계약 체결했다"며 "얀센 백신을 600만명분 계약해 내년 2분기부터 접종 시작한다. 화이자 백신은 1천만명분 계약하고 3분기부터 들어온다"고 밝혔다. 사진은 24일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얀센백신 공장 입구 모습. 황진환 기자

     


    ◇ 김종대> 알겠습니다. 명쾌하게 탁탁 정리해 주시니까 제가 추가 질문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바로바로 넘어가겠습니다. 우리 이정모 관장님 유튜브에서 방송하시는 걸 제가 찬찬히 듣다가 이 대목이 제일 인상적이었습니다. 코로나가 뒷골목의 건달이라면. 뒷골목 건달 그거 깡패들 얘기 같은데. 기후위기는 핵폭탄이다, 이런 말씀하셨어요. 그냥 명쾌하게 싹 들어오기는 하는데 실제 그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 이정모> 제가 중고등학교 때 뒷골목에서 많이 뜯겼죠.

    ◇ 김종대> 그랬구나. 나는 경험담일 것 같았어요. 그리고 잘 뜯기실 것 같아요.

    ◆ 이정모> 많이 뜯겼는데 그 뜯긴 거 갖고 제 인생에 어떤 문제도 없었어요.

    ◇ 김종대> 그래도 조금 어떨 때는 기분 나빴겠죠.

    ◆ 이정모> 기분 나쁜 정도죠. 핵폭탄이라는 것은 기분 나쁜 게 아니라 우리, 나뿐만이 아니라 전 민족들이 사라질 수도 있는 문제잖아요. 또 저는 파도하고 많이 비교하고 싶은데.

    ◇ 김종대> 파도.

    ◆ 이정모> 코로나는 그야말로 잔잔한 파도입니다.

    ◇ 김종대> 잔잔한 물결.

    ◆ 이정모> 잔잔한 물결인데 그 이후에 경제적인 어려움들은 그야말로 큰 파도예요.

    ◇ 김종대> 민생 쓰나미죠.

    ◆ 이정모> 더 뒤에 있는 기후위기는 그야말로 쓰나미일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 김종대> 이게 진짜 쓰나미이다.

    ◆ 이정모> 그러니까 코로나는 과학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는 거지만 기후위기는 어느 순간이 지나버리면 어느 순간 지나는 순간 우리의 노력과 과학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게 됩니다.

    ◇ 김종대> 그 순간이 어떤 순간을 얘기하는 겁니까?

    ◆ 이정모> 우리가 기온상승이 산업화 이후에 2도가 넘어가는 순간이에요.

    ◇ 김종대> 넘어가는 순간.

    ◆ 이정모> 2도가 넘어가면 그다음부터는 이미 늦었습니다. 우리가 반성하고 생활, 삶을 바꿔도 소용이 없어요. 지금 이미 1. 35도쯤 올라갔습니다.

    ◇ 김종대> 1. 35.

    ◆ 이정모> 1. 5도까지 0. 2도 정도 남았어요. 그런데 2도까지인데 왜 1. 5도에서 막아야 되냐. 2도까지가 맞는데 2도에서 막다가 실패하면 어떡할 거예요? 끝나잖아요.

    ◇ 김종대> 그럼 어떻게 돼요?

    ◆ 이정모> 방법이 없으니까 그전에 0.5도 앞에서 한번 우리가 막아봐야지 되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그런데 그러기에는 너무나 시간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이 기후위기가 절대로 지구의 위기는 아닙니다.

    ◇ 김종대> 지구의 위기가 아니면 뭐예요?

    ◆ 이정모> 그러니까 지구는 지구의 입장에서는 그냥 있는 일이에요.

    ◇ 김종대> 늘상.

    ◆ 이정모> 늘상 있는 일이었어요. 그런데 이게 호모사피엔스의 일인 거죠. 단지 호모사피엔스 등장한 지 겨우 30만 년에, 30만 년 만에 인류가 사라질지 모른다고 하는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 김종대> 그러니까 어떤 종으로서 30만 년만 살고 멸종되면 상당히 짧게 산 거죠?

    ◆ 이정모> 보통 100만 년은 넘어야 되는 거죠. 사람 같은 정도의 우점종 정도라면 100만 년은 넘어야 정상인데 겨우 30만 년만에 사라진다라는 건 그러니까 자연사에서 보면 외계인이 와서 보면 "쟤네들은 왜 저랬어, 뭐가 문제야"라고 아마 큰 미스터리로 남을 겁니다.

    ◇ 김종대> 이렇게 심각한 얘기를 우리가 굉장히 재미있게 얘기하니까 왠지 양심의 가책이 조금 생기네.

    ◆ 이정모> 마스크를 썼더니 자꾸 힘 있게 얘기하게 돼요.

    ◇ 김종대> 그리고 얘기 자체가 워낙 재미를 풍기세요. 아주 의미 있는 얘기를 재미있게 하시는 분이세요, 제가 보니까.

    ◆ 이정모> 감사합니다.

    ◇ 김종대> (웃음) 그러면 지금 기후위기의 현상으로 이렇게 보여지는 현상들 어떤 게 있습니까?

    ◆ 이정모> 이미 기후위기라는 건 간단하게 온도가 오르는 거예요.

    ◇ 김종대> 온도가 오르는 것.

    ◆ 이정모> 그러니까 평균기온의 상승으로 인해서 사막화와 산불이 일어납니다. 그러니까 지금 그전에도 우리의 기후위기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도 여름만 되면 캘리포니아, 그리스, 스페인 같은 데 산불 나서 한 달, 두 달씩 타고 그랬잖아요. 그런데 그게 국지적으로 한 4, 5도 확 오르고 건조화되면서 산불이 나는 거였어요. 그런데 산불이 나면 산불 때문에 더 뜨거워지고 산불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되고 막 그러잖아요. 그런데 그런 일이 일상화되고 전 세계화된 거예요. 그러니까 재작년에 추석 때부터 제가 한 3주 동안 호주를 대각선으로 이동한 적이 있었는데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북동쪽에서부터 중간까지 올 때까지 계속 산불이었어요.

    ◇ 김종대> 그 큰 대륙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산불 진화 작업. 연합뉴스.

     


    ◆ 이정모> 정말 놀란 게 차를 열흘을 달려도 산불 속이니 어떻게 된 거야 그랬어요. 그때가 9월이었는데 그게 작년 1월달까지,지금부터 1년 전까지도 계속 산불이 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거죠. 그리고 대기와 해수의 이동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극도로 추운 지역도 생기게 돼요.

    ◇ 김종대> 추운 지역, 그것으로.

    ◆ 이정모> 태풍의 진로, 경로, 크기가 최근에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죠. 환경이 바뀌면 생태계도 바뀌기 마련입니다. 그러니까 거기서 생태계라면 거기 살고 있는 식물과 동물도 바뀌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에게 익숙한 식물과 동물이 우리 주변에 없게 돼요. 그런데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뭐냐 하면 이것을 우리의 식량 문제로 전환이 됩니다.

    ◇ 김종대> 식량 문제로 바뀐다.

    ◆ 이정모> 산불이야 산불 끄면 되지. 저 나라 안됐네 저러다가 나중에 당장 우리가 먹을 게 없어지게 되는 거예요. 위생의 문제, 식수의 문제가 대두되게 될 겁니다.

    ◇ 김종대> 그럼 큰일 안 나는 분야가 없네요. 기후위기는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겠네.

    ◆ 이정모> 기후위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왜 시나 아니면 정부에 있는 각 부처 있잖아요. 모든 부처의 이슈가 되는 거예요. 거기서 벗어나는 부처는 하나도 없습니다. 국방부부터 보건부 여기 이런 거 당연하지만 경제기획부도 마찬가지고 환경부 너무도 당연한 것만 제가 얘기하고 있네요. 해양수산부도 마찬가지고.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장관님들 거기의 고위관료들은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야 되는 거죠.

    ◇ 김종대> 예컨대 법무부하고 검찰청하고 싸우는 이런 건 좀 줄어들겠네요, 그렇죠? 거기는 상관없을 것 같네요. 그렇죠?

    ◆ 이정모> 열받아서 더 싸울 수도 있습니다.

    ◇ 김종대> 그래요? 나 못 살아, 진짜. 이거 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그런데요, 이런 심각성을 말이에요. 우리 인류가 깨닫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아직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그냥 머리로만 알고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까?

    ◆ 이정모> 깨닫고 있죠.

    ◇ 김종대> 깨닫고 있어요?

    ◆ 이정모> 10년 전만 해도, 10년 전만 해도 이산화탄소의 증가에 대해서 이건 늘상 있었던 일이야라는 기후회의론자들이 꽤 많았습니다. 심지어 과학자 중에도 많았어요.

    ◇ 김종대> 그래요?

    ◆ 이정모> 주로 브리티시 페트롤륨, BP 같은 곳에서 연구비를 받는.

    ◇ 김종대> 그러니까 영어로 할 때는 천천히 해 주세요. 빨리 하니까 BP가 뭐하는 데입니까? 석유 기업입니까?

    ◆ 이정모> 석유기업이죠.

    ◇ 김종대> 그런 데서 돈 많이 뿌립니까?

    ◆ 이정모> 많이 뿌렸었죠, 옛날에요. 그 연구비 받아서 옛날에 보니까 옛날에도 이산화탄소 높은 적 있었네. 실제로 그런 그래프들이 있어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이산화탄소가 오르락내리락하면 온도도 오르락내리락하고 거기에 맞춰서 해수면도 오르락내리락 해요. 그런데 최근 100년만큼 수직적으로 올랐던 시기는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빙하기가 끝날 때가 있었잖아요. 그러니까 갑자기 기원전 1만 2000년 전에 사람이 농사를 지어요. 아니, 호모사피엔스가 30만 년 전에 생겼는데 28만 년, 29만 년 동안 농사를 안 짓다가 1만 년 전쯤에 농사를 지어요. 갑자기 머리가 똑똑해진 게 아니거든요. 처음으로 지구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후가 생긴 거예요. 그때 1만 년 동안에 4도가 올랐습니다. 그러면서 빙하기가 끝나는 거죠. 1만 년 동안 4도가 오른 걸 시속 100km로 본다면 최근의 100년 동안에 1도가 올랐다는 것은 시속 2500km인 거예요.

    ◇ 김종대> 무지하게 빨라졌네요.

    ◆ 이정모> 시속 100km로 쭉 달릴 때는 주변환경이 거기에 적응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시속 2500km로 빨라지니까 환경이 적응을 하지 못합니다. 지금 우리가 거기에 한복판에 있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엄청나게 많은 생물들이 사라지죠.

    ◇ 김종대> 그러면 아까 BP에서 돈 받아 먹는 과학자들 그런 분들 요즘에는 찍소리 못하는 거죠?

    ◆ 이정모> 안 하시죠. 심지어 BP 같은 곳에서도 그런 연구에 연구비를 대지 않습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 이정모> 심지어 BP마저도 이런 화석연료의 사용에 의해서 기후위기가 왔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높아졌는데 이건 지구에서 역사에서 보던 일상적인 게 아니라 전혀 비역사적인 새로운 사실이다라는 것을 자기네 입으로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 정도 됐으니까 기후에 대해서 회의론자라고 이야기할 사람들이 사실은 없어요.

    ◇ 김종대> 그래요? 트럼프 대통령이 있었잖아요.

    ◆ 이정모> 그 사람은 모든 분야에서. . . 아직 대통령이시죠?

    ◇ 김종대> 아직 대통령이에요. 말을 함부로 하시면 안 됩니다. 어쨌든 그분은 이제 짐 싸서 나가려고.

    ◆ 이정모> 그분은 그의 인생이죠.

    ◇ 김종대> 그래요? 인생이 다 그런 겁니까? (웃음)
    온도가 올라가는 것 말고도 쓰레기도 또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 플라스틱 쓰레기가 넘쳐난다는 보도 계속되고 있어요. 그런데 이 플라스틱이 코끼리 멸종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겁니까, 원래?

    ◆ 이정모> 1867년에 뉴욕타임스에 이런 기사가 실려요. 코끼리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기 전에 적절한 대체재를 찾아야 된다.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그때까지만 해도 단추, 상자, 피아노 건반, 당구공 이런 걸 코끼리 상아로 만들었어요. 그런데 옛날에는 그 당구 같은 게 그냥 유럽의 귀족들이 하던 운동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미국의 노동자들도 하는 운동이 돼버리는 거예요. 그러니까 도저히 상아를 당해낼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러면서 뭔가 대체재가 필요해야 된다 그런 거였죠.

    ◇ 김종대> 그래서 찾아낸 거예요?

    ◆ 이정모> 그러면서 하죠. 맞습니다. 그때부터 찾습니다. 오 헨리의 소설 기억하시죠? 1906년에 크리스마스 선물. 이게 왜 웃기냐면 여인은 아내는 머리를 팔아서 시곗줄을 사고 남편은 시계를 팔아서 빗을 사요.

    ◇ 김종대> 제가 그런 소설 꿈꾸며 결혼한 거거든요.

    ◆ 이정모> 내가 중학교 때 이걸 읽으면서 얼마나 화를 냈는지 몰라요.

    ◇ 김종대> 그래서 우리 집사람이 돈 안 벌어온다고 뭐라고 그러면 그 소설을 읽어라, 저는 그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 이정모> 저는 그때는 어떻게 생각을 했냐면 아니, 남자가 정말 바보다. 아니, 할아버지,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시계를 그깟 그 빗을 사려고 팔아버리냐. 그런데 그 당시에 빗이 귀한 거였어요.

    ◇ 김종대> 그렇습니까?

    ◆ 이정모> 빗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상아로 만들었거든요.

    ◇ 김종대> 상아로 만들었구나.

    ◆ 이정모> 상아로 만들었습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 이정모> 그러면서 플라스틱이 생기니까 빗 같은 걸 아무나 다 가질 수 있게 된 거죠.

    ◇ 김종대> 그러니까 결국은 플라스틱이 코끼리를 구했다?

    ◆ 이정모> 그렇습니다.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없어요. 플라스틱이 없으면 야생 동식물이 아마 살아남아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플라스틱을 너무 많이 쓰다 보니까 또 다른 문제가 생겼죠.

    ◇ 김종대> 어떤 거요?

    ◆ 이정모> 아파트 단지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쓰레기 버리는 날 보세요. 플라스틱 엄청 많죠.

    ◇ 김종대> 우리 아파트 경비하시는 분들 굉장히 고생하십니다.

    ◆ 이정모> 새로운 기술이 필요합니다.

    ◇ 김종대> 어떤 기술이 있습니까?

    ◆ 이정모> 일단 줄여야 돼요.

    ◇ 김종대> 일단 줄여야죠.

    ◆ 이정모> 코끼리를 구한 플라스틱이 요즘은 고래를 잡고 있죠. 고래 뱃속 그다음에 거북이 뱃속에 플라스틱 꽉 차 있습니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강원 삼척시 임원항 일대에 해양 쓰레기가 밀려와 있다. 연합뉴스.

     



    ◇ 김종대> 그러니까 플라스틱을 해결하는 방법이 일단 줄이자 이건데 불가피하게 나오는 건 어떻게 해야 돼요?

    ◆ 이정모> 불가피하게 나오는 걸 그러니까 지금은 플라스틱이 안 썩는 거잖아요. 우리가 이제는 소비가 많아지다 보니까 콜라도 마셔야 되고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게 썩는 플라스틱이 필요하죠.

    ◇ 김종대> 그런 게 있습니까?

    ◆ 이정모> 영국에서는 최근에 플라스틱 대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물질로 물통을 만들기도 하고요. 쉽게 썩는 플라스틱을 만들었어요. 이게 아무리 넣어도 썩는 게 아니라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에 특정 조건이에요. 쓰레기장의 조건에서 스스로 녹는 플라스틱인데요. 우리나라도 사실 이미 많이 연구가 돼 있습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 이정모> 기술은 진작에 있으나 문제는 가격이에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많이 안 써요. 사람들이 많이 쓰면 가격 많이 떨어지죠. 그러니까 소비자들이 당장의 가격 인상에 대해서 감당할 자세가 좀 있어야 돼요.

    ◇ 김종대> 그러고 보니까 우리 스튜디오 안에 지금 플라스틱이 굉장히 많네요. 여기여기여기 플라스틱 없이 못 삽니다.

    ◆ 이정모> 맞습니다. 우리는 플라스틱이 없이 못 삽니다.

    ◇ 김종대> 이런 플라스틱이 아닌 썩는 플라스틱. 잘 알겠습니다. 얼마 전에 한 칼럼 쓰신 거 제가 재미있게 읽은 게 있어요. 제가 이래 봬도 바둑을 좀 둬요. 그래서 제가 읽은 건데 뇌를 활용하는 것이 지구를 지키는 길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이게 바둑 얘기더라고요.

    ◆ 이정모> 사람들이 사용하는 에너지가 구석기시대는 하루에 한 300와트 정도 썼어요. 그다음에. . .

    ◇ 김종대> 전기로 얘기하시네.

    ◆ 이정모> 농사지을 때는 한 2000와트. 산업자본시대는 2200와트, 그다음에 산업혁명 이후에는 4000와트를 쓰다가.

    ◇ 김종대> 무지하게 늘었네.

    ◆ 이정모> 요새는 우리가 8000와트 쓰고 있습니다. 우리 구석기시대보다 30배 이상의 에너지를쓰는 거고요.

    ◇ 김종대> 무지하게 많이 쓰네요.

    ◆ 이정모> 체스 마스터들이 1시간 동안에 약 280킬로칼로리소모해요.

    ◇ 김종대> 그러니까 정신으로.

    ◆ 이정모> 정신으로만. 그런데 이게 얼마큼이냐. 프로테니스 선수가 30분 동안 단식 경기를 할 때 만큼 쓰는 거예요.

    ◇ 김종대> 뇌가 그렇게 에너지를 많이 써요?

    ◆ 이정모> 엄청나게 많이 씁니다. 그런데 바둑기사는 대충 체스 마스터보다는 한 2배 정도 더 쓸 거라고 생각을 해요.

    ◇ 김종대> 그렇군요.

    ◆ 이정모> 그러니까 이세돌과 알파고의 일국이 2016년 3월 9일 아주 역사적인 시간이죠. 한 3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요. 어림잡아 이세돌이 사용한 에너지는 체스 마스터가 한 6시간 정도 경기한 에너지만큼 쓰였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이세돌은 약 1680킬로칼로리를 썼습니다.

    ◇ 김종대> 바닥 한 판 두는데.

    ◆ 이정모> 조코비치가 단식경기를 한 3시간 치른 만큼이에요.

    ◇ 김종대> 무지하게 쓰네요.

    ◆ 이정모> 그런데 알파고는 얼마나 썼냐. 알파고는 약 1202개의 CPU 176개의 중앙연산장치 GPU를 사용했거든요. 대략 5만 킬로와트를 사용했습니다.

    ◇ 김종대> 5만 킬로와트.

    ◆ 이정모> 이세돌은 1786킬로와트를 썼는데.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열린 국산 인공지능(AI) ‘한돌’ 과 은퇴대국 제1국에서 92수 만 불계승을 거두고 인터뷰를 갖고 있다. 황진환 기자

     


    ◇ 김종대> 몇 배예요, 이게?

    ◆ 이정모> 계산도 잘 안 되죠. 수십 배가됩니다.

    ◇ 김종대> 불공정한 게임입니다, 이거. 그때 알파고가 4:1로 이겼잖아요, 이세돌을. 이거 잘못된 겁니다. 이거 에너지를 많이 써가면서.

    ◆ 이정모> 그러니까 인공지능은 앞으로도 많이 좋아지기는 하겠죠. 에너지를 덜 쓸 겁니다. 하지만 우리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인공지능의 시대로 가는데 인공지능에 다 맡겨두면 안 되는 이유가 뭐냐 하면 인공지능은 똑똑하지만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써요. 사람들이 인공지능에 다 맡기지 말고 충분히 에너지를 써야 된다는 겁니다. 자기 머리를 써야 됩니다.

    ◇ 김종대> 자기 머리를 써야 뇌가 발달하지 다 기계에 맡기면 멍청해지잖아요.

    ◆ 이정모> 그러니까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내 머리를 많이 써야 되는 거죠.

    ◇ 김종대> 말씀 듣고 알았어요. 옛날에 내기 바둑 두고 나면 왜 그렇게 피곤한가 하는 원인을 오늘 알았습니다. 에너지를 많이 써서 그런 거군요.

    ◆ 이정모> 그렇습니다.

    ◇ 김종대> 내기 바둑을 좀 적게 하겠다는 새해 다짐을 해 봅니다.

    ◆ 이정모> 뇌는 얼마 되지도 않잖아요. 1. 4킬로와트밖에 안 되는데요. 우리 몸의 에너지의 4분의 1을 씁니다.

    ◇ 김종대> 그래도 기계가 쓰는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효율적인.

    ◆ 이정모> 그렇죠.

    ◇ 김종대> 너무나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뇌.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은 어떻게 다 아십니까? 화학 전공하신 걸로 아는데 별걸 다 연구를 하세요.

    ◆ 이정모> 계산을 해 보면 다 답이 나옵니다.

    ◇ 김종대> 그래요?

    ◆ 이정모> 그 계산이 우리 중학교 때 배운 물상시간에 배운 물리 그다음에 중학교 때 배운 수학 수준을 절대로 넘어가지 않죠.

    ◇ 김종대> 제가 학교 다닐 때 싫어하던 과목은 다 말씀하고 계세요.

    ◆ 이정모> 중학교 때는 좀 하셨잖아요.

    ◇ 김종대> 그때야 조금 하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 이정모> 좋아하지 않아도 다들 잘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사실은 귀찮아서 그래요. 조금만 그 귀찮음을 벗어나면 다 따져보실 수 있는 얘기죠.

    ◇ 김종대> 그 사실을 중학교 때 알았더라면 제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됐을 건데 이제서 말씀해 주십니까 그래, 참. (웃음) 그렇게 기후위기를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관장님이 그럼 지구 환경을 위해서 혹시 하고 있는 일 소개해 주신다면요?

    ◆ 이정모> 저는 가장 기본적인 게 대중교통 타는 겁니다.

    ◇ 김종대> 대중교통 타는 거.

    ◆ 이정모> 출퇴근이 4시간 걸릴 때... 지금 3시간 걸리는데 일단 기차와 전철로 갑니다.

    ◇ 김종대> 그러면 실례지만 관장님이라는 직위는 관용차가 나오나요?

    ◆ 이정모> 있죠.

    ◇ 김종대> 그걸 안 써요?

    ◆ 이정모> 안 씁니다.

    ◇ 김종대> 출퇴근할 때?

    ◆ 이정모> 출퇴근할 때 안 쓰죠. 왜냐하면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써서.

    ◇ 김종대> 박수 한번 치겠습니다.

    ◆ 이정모> 우리가 무슨 기후위기 많은 에너지,이산화탄소 같은 게 다 공장에서 나올 걸 생각하거든요. 실제는 산업계에서 나오는 건 얼마 안 돼요. 대부분은 개인 가정이 쓰는 게 되게 많습니다. 산업계에서 쓰는 게 한 반 정도 되는데 반 정도에서 상당한 것은 우리가 쓰기 위한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 쓰는 거예요. 그러니까 되게 괜히 애먼 공장 탓하지 마시고 내가 조금 변하면 됩니다. 그다음에 앞의 앞의 코너에서도 나왔었는데 소, 소 탓이냐 그랬는데요. 사실 소 탓이 커요.

    ◇ 김종대> 아니라고 우리 방송에서 얘기했는데 또 그렇게 얘기하면 우리가. . .

    ◆ 이정모> 우리가 좀 덜 먹어야 됩니다.

    ◇ 김종대> 덜 먹으면.

    ◆ 이정모> 덜 먹지 않으면 방법은 없습니다.

    ◇ 김종대> 알겠습니다. 참 이게 얘기하다 보니 끝이 없는데요. 그렇다면 우리가 이제 미래를 두렵고 불안한 눈으로 쳐다보게 됐습니다. 누구 때문에? 이정모 관장님 때문에. 여기서 우리가 결심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이대로 살면 안 되는 것 같단 말이죠. 뭘 해야 될까요?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 김종대의 뉴스업 유튜브 캡처.

     


    ◆ 이정모> 세금을 열심히 내고요. 되게 비싸게 사고 덜 쓰겠다는 그걸 감안을 해야 돼요. 내가 지금처럼 풍족하게 쓸 수 없습니다. 문제는 뭐냐 하면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소비를, 무한한 욕망을 실현하려다 보니까 문제가 생긴 거거든요. 이 지구만큼 쓰겠다. 그러니까 방법은 간단해요. 세금 그다음에 높은 가격 이런 걸로 조절을 하는 거죠. 저는 아주 과감하게 대중교통을 무료화하는 건 아주 중요한 간단하면서도 핵심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종대> 참으로 어디 진보 정당에서 나올 법한 내용을 오늘 다 말씀해 주시네요.

    ◆ 이정모> 진보정당에서 이런 얘기 안 하더라고요.

    ◇ 김종대> 이상하네.

    ◆ 이정모> 대중교통 무료화.

    ◇ 김종대> 그거 할 만한 거 아니에요.

    ◆ 이정모> 어차피 시민들이 내잖아요. 시민들이 내는 걸 세금으로 걷어서 세금을 모두 다 똑같이 내는 건 아니잖아요. 대중교통을 더 많이 타는데, 서민들이.

    ◇ 김종대>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짧게 답변해 주세요. 지금 관장님이 말씀하신 그런 모든 과제. 우리가 새로운 어떤 문명을 만들어 녹색문명을 진짜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은 그런 어떤 위대함을 발휘할까요?

    ◆ 이정모> 하죠. 지금 서울에 이지하우스라고 에너지제로하우스라는 것도 있어요. 이미 노원구에 있고요. 수백 명이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삽니다. 그러니까 기술은 있어요. 지금의 문제는 인간들이 만들어낸 거잖아요. 인간들이 만들어냈기 때문에 우리만 변하면 되는 겁니다.

    ◇ 김종대> 우리만 변하면 된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뉴스업과 함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 해를 보냈으면 합니다. 이정모 관장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정모>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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