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으로 내년에 치러질 보궐선거를 두고 '전 국민의 집단 학습기회'라고 발언한 여성가족부 이정옥 장관에 대해 박 전 시장 피해자 측이 "학습이 필요한 것은 장관"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시장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여성단체들이 모인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은 6일 입장문을 통해 "수사 중이라며 (박 전 시장 사건 관련) 입장을 지속적으로 회피하는 것이 수사기관도 아닌 여가부 장관이라면 자신의 역할을 먼저 학습해야 한다"며 "피해자 변호인단과 지원단체는 지난달 13일 여가부에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예방대책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한 달이 되도록 회신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지속적인 요청과 호소에도 어떤 책임감이 없는 여가부 장관은 어느 곳을 향해 '국가를 위한 긍정적인 면'을 찾으려 하고 있는가"라며 "성차별·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 주무부처 장관의 철저한 무책임과 유체이탈은 지금 싸우고 있는 피해자들에 대한 외면이며, 앞으로 드러나고 말해져야 할 성폭력에 대한 방기"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당헌 변경을 통해 보궐 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학습하지 않은 정치권과 정부·여당은 2차 가해 방치의 일로를 걷고 있다"며, 박 전 시장 피해자의 공개 질의에 답변하지 않은 이낙연 대표를 들어 "학습을 하려면 구체적 질문에 대해 먼저 답을 써내려 가는 것이 순서"라고 질타했다.
앞서 이 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성인지적 관점에서 내년 4월 (보궐)선거가 피해자와 여성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본 적이 있냐'는 질의에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답변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같은 날 오 전 시장의 피해자는 '오거돈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를 통해 "오거돈 사건이 집단학습 기회라니, 그럼 나는 학습교재냐"라며 "여가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내 인생을 수단 취급할 수 있냐"라고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