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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첫날 본격 '귀성 행렬'…"예년 같지는 않아도 설레"



사건/사고

    추석 첫날 본격 '귀성 행렬'…"예년 같지는 않아도 설레"

    서울역 등 주요 하행선 '매진'…표 못 구해 발 '동동'
    코로나 여파로 다소 한산한 가운데 고향行 발걸음 재촉
    "1년에 한번인데 그래도 가야"…주로 '집콕' 계획 밝혀
    "두 달 전 미리 방문", "아쉽지만 다음 기약" 목소리도

    30일 오전 귀성을 위해 서울 용산역에서 대기 중인 시민들.(사진=이은지 기자)

     

    추석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30일, 전국 주요 기차역에는 고향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는 '귀성 행렬'이 이어졌다.

    점심시간을 앞둔 이날 오전, 서울 용산역은 유동 인구 자체가 많지 않아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뉴스가 흘러나오는 TV 앞 대기석은 1~2m '거리두기'를 일부러 할 필요 없을 정도로 착석한 시민이 많지 않았다. 띄엄띄엄 앉아서 예매한 기차를 기다리는 승객들 중에는 커피와 간식거리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도 드문드문 눈에 띄었지만, 북적대고 활기찼던 예년과 달리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30일 주요 하행선이 모두 매진을 기록한 서울 용산역 전광판 상황.(사진=이은지 기자)

     

    그럼에도 호남선 KTX 등 주요 하행선 열차들은 '매진'을 기록했고, 미처 예매를 못했다가 뒤늦게 구하는 차편의 표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발을 구르는 이들도 있었다.

    강원도 홍천이 고향이라는 직장인 안모(35·여)씨는 "어제(29일) 늦게 가는 것보다 오늘 아침 일찍 가려고 했다. 버스를 타고 가면 너무 막히니 춘천까지 기차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지금 또 표가 없다고 해서 그냥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할 것 같다"고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명절이긴 한데, 명절 같지 않고 혹시나 가족들한테 코로나19를 감염시킬까 걱정도 돼 얼굴만 뵙고 좀 일찍 올라오려고 한다"며 "(내려가서도) 거의 집에서만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이모씨는 "오늘부터 딸들이 쉬어서 미리 예매한 기차로 충남 서천에 간다"며 "이번에 (코로나 상황도 있고) 시간이 없어서 안 가려 했지만, 어머니가 연세 드셔서 혼자 계시니 갔다가 하루 자고 내일 오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동행하는 세 딸이 코로나19 방역 준비 철저히 했다며, 얼굴 가림막과 모자를 들어보이기도 했다. 그는 "시골이라 특별히 할 건 없는데 일을 많이 도와드리려고 한다. 예년에는 남동생 차를 타고 같이 내려갔는데, 올해는 음식도 많이 안하고 약간 썰렁할 것 같다"며 "(코로나 상황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RELNEWS:right}

    30일 고향 방문을 위해 서울역에서 KTX 등 차편을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사진=이은지 기자)

     

    명절마다 귀성객으로 붐비는 서울역 역시 예전처럼 분주한 풍경은 아니었지만, 추석 당일을 하루 앞두고 귀성에 합류한 '캐리어 군단'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하행선 예매율은 92.4%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부산 해운대에 있는 친가를 찾는 초등학생 홍모군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사촌누나를 보러 간다"며 "코로나 때문에 (그동안) 별로 못 간 게 무척 아쉽다. 정말 신난다"고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아버지 홍씨는 "(코로나 등으로 인해) 애하고 갈까말까 많이 망설였는데 그래도 1년에 한두 번 (고향에) 가는 거라 갔다오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가기로 마음 먹었다"며 "조금은 설레는데 (코로나 유행 등)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좀 착잡하기도 하고 마음이 왔다갔다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코로나 확산 등으로 인해 홀로 부산에 내려간다는 50대 남성 이모씨 역시 "차례를 지내고 고향 친구들을 만나며 보낼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정부에서 (가급적 이동하지 말라고) 권고하니 혼자라도 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가족들이랑 같이 안 가는 것뿐 예년과 크게 다를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추석이야 항상 설레고 좋다. 고향에 있는 부모님을 뵈러 가니까..."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인파가 몰리는 추석의 특성을 고려해 일부러 고향을 찾지 않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초등학교 4학년 외동아들을 둔 40대 여성 임모씨는 "(추석에) 그냥 집에 있을 것 같은데, 잠깐 서점만 나왔다"며 "원래 시댁에 가야 하는데 이번에 안 간다고 말씀드렸고 한 두 달 전에 미리 (시부모님을) 뵙고 왔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추석 때 확진자가 좀 많이 안 생겨서 이 고비를 잘 넘기고, 아이들이 학교에 많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인 20대 남성 이모씨 또한 이번 추석은 조용히 자취집에서 공부하며 보낼 계획이다.

    이씨는 "친가가 경남 하동인데, 이번엔 제가 수험생 신분인 것도 있고 정부에서도 '(집에서) 나가지 말라'고 이야기해 저희 집에선 아무데도 가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솔직히 시골에 가는 걸 좋아하는데 이번에 공부만 하게 돼 아쉬운 것도 있지만 (어차피)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니 그냥 안 가도 괜찮다고 생각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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