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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남북 군 통신선 복원' 두 번이나 강조한 이유는



통일/북한

    文대통령, '남북 군 통신선 복원' 두 번이나 강조한 이유는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후 남북 통신선 끊겨
    공동조사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의사소통 위해 통신선 복원은 필수
    남북이 서로 결과 맞춰보기 위해서라도 필요
    공식 라인 중 핵심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시신 수색 과정서 NLL 충돌 등 돌발상황 미연에 방지 목적도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건 이후 남북간 군 통신선을 복원해야 한다고 두 차례나 강조했다.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은 물론 시신 수색 과정에서 또다른 우발적 상황을 막기위해서라도 군 통신선은 반드시 다시 연결되어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또 3개월 전 끊긴 대화채널 복원이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반전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피격 사건 남북 조사 내용 크게 달라…진상 규명 위해선 군 통신선 복원 필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시 충격으로 훼손된 개성공단지원센터(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6개의 남북 라인 중 연락사무소에 설치된 한 개의 라인은 아예 없어졌고 군사당국이 사용해 온 동해와 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끊어졌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군 통신선이다.

    북한이 공동조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도 △월북 진술 여부 △시신 훼손 여부 △상부의 사살 지시 등을 둘러싸고 남북이 조사한 내용이 완전히 다른 점에 대해서는 북한의 추가 설명이 요구되고, 이를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소통은 필요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이 싫어도 결국은 이야기해야 하는' 이러한 상황을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서주석 사무처장(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27일 브리핑을 열고 이날 문 대통령이 긴급 안보장관회의에서 북한에 진상 규명을 위한 공동조사와 이를 위한 대화채널 복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문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사과하면서도 "이번 사건에서 가장 아쉽게 부각되는 것은 남북간의 군사통신선이 막혀 있는 현실"이라며 남북 대화 채널의 복원을 거듭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긴급히 남북간의 군사통신선을 통해 연락과 소통이 이뤄져야 우발적인 군사충돌이나 돌발적인 사건사고를 막을 수 있고, 남북의 국민이나 선박이 해상에서 표류할 경우에도 구조 협력을 원활히 할 수 있다"며 "적어도 군사통신선만큼은 우선적으로 복구하여 재가동할 것을 북측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한 공동조사는 바다에서 일어났다는 특성과 코로나19 때문에 현장 조사나 책임자 대면조사 등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각자 조사한 결과를 서로 맞춰보는 방식 등이 거론되는데, 이렇게 할 수 있는 군사실무회담이나 장성급 회담을 위해선 군 통신선을 통한 사전 소통이 필요하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자문연구위원은 "성사된다면 군사실무회담이나 장성급 회담 등을 통해 남북이 공통의 입장을 도출할 수도 있고, 또 우리 측은 이를 가급적 9.19 군사합의에 언급된 군사공동위로 발전시키고 싶어한다"며 "NLL 등의 오래된 문제들이 여기서 논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사공동위는 남북이 군사훈련과 군비증강, 항행 방해, 정찰 중지 등 군사 관련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기구로 9.19 군사합의에서 언급됐다. 하지만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실패 이후로 남북관계까지 경색되면서 첫발조차도 떼지 못했다.

    때문에 군 통신선 복원은 9.19 합의 이행을 위한, 군사공동위라는 목표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돌발적인 사건사고 방지, 해상 조난사고 등에 대처한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도 정부가 이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 해군은 NLL 인근에서 시신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는데, 북한 측은 '영해를 침범하지 말라'는 경고 무전을 계속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군 통신선과는 다른 해군 함정들 사이의 무전 교신인데, 합참도 "일부 지역에서 함정 간의 통신이 있는 사례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사건의 특성상 수색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NLL 인근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고, 남북간 필요한 사항을 조율하기 위해서도 군 통신선 복원은 필요하다.

    ◇핵심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유엔사, 청와대-노동당 본부, 국정원-통전부까지 다양한 라인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남북 사이 연락이 오고가는 통신선은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지난 6월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사라진 공동연락사무소 라인이 있다. 사무소 개장 뒤부터 폭파 전까지 이는 남북이 통지문을 주고받는 주된 통로로 쓰여 왔다.

    이외에 군사당국이 사용하던 동해와 서해지구 군 통신선, 무선으로 운용되는 국제상선통신망이 있다. 동해지구 통신선은 지난 2010년 산불로 소실됐고, 서해지구 통신선은 2016년 개성공단 철수와 함께 끊겼다. 둘 모두 2018년에 복구됐다.

    남북 군사당국이 직접적으로 운용하지 않는 통신선으로는 유엔군사령부가 운영하는 라인이 있다.

    우리 군은 이번 사건에서 이를 통해 통지문을 보내서 북한에 사실관계 설명을 요구했다. 과거 이 라인이 작동하지 않을 때에는 판문점에서 확성기에 대고 내용을 말하면 상대편이 받아 적는 방법까지 썼다고 한다.

    이번에 온 북한의 답장은 유엔사가 아니라 남측 국가정보원과 북측 통일전선부 직통라인을 통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남북 정보기관 사이 핫라인으로,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는다.

    이외에도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설치된 청와대와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를 연결하는 직통연락선(핫라인), 남북 기계실 사이의 시험통신용으로 쓰이는 통신시험연락선이 있다.

    북한은 지난 6월 9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12시부터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유지해 오던 북남 당국 사이의 통신연락선, 북남 군부 사이의 동서해통신연락선, 북남통신시험연락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통신연락선을 완전 차단·폐기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북한은 연락선을 끊겠다는 선언에서 국정원-통전부 라인은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이 현재까지 유지됐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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