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추석 귀성길 나선 시민들 "감염 걱정되지만 마음만은 설레"



사건/사고

    추석 귀성길 나선 시민들 "감염 걱정되지만 마음만은 설레"

    29일 오후 서울역서 만난 시민들 "1년에 두세번인데…"
    손자 걱정에 60대 어머니가 거꾸로 자녀 집에 내려가기도
    번화가 시민들 "감염 걱정…올 추석만은 집에서"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노부부가 이른 역귀성을 마치고 자택으로 돌아가는 열차로 향하고 있다. 이 부부는 서울사는 자식 집을 미리 방문한 뒤 세종시의 집으로 돌아가는 열차에 올랐다.(사진=이한형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 연휴 전날인 29일 오후 서울역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 위험 속에서도 귀성길을 준비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예년 추석보다는 한산했지만 대합실에는 커다란 캐리어나 가방을 손에 쥔 시민들이 2~3명씩 모여 앉아 도시락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며 기차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석 곳곳은 '비워두세요'라는 안내가 붙어있었고, 서울역 관계자들은 시민들이 모인 곳에서 "거리두기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20대 후반 김모씨는 코로나19로 힘든 가운데서도 고향인 강원 강릉에 내려가는 길이었다.

    김씨는 "얼마 전 공무원 시험을 봤다. 고향 집에서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 먹고 티비도 보면서 쉬고 싶다"며 "무탈하게 서울로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노부부가 이른 역귀성을 마치고 자택으로 돌아가는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이 부부는 서울사는 자식 집을 미리 방문한 뒤 세종시의 집으로 돌아가는 열차에 올랐다.(사진=이한형 기자)

     

    부산에 계신 홀어머니를 뵈러 간다는 50대 박모씨는 "명절 때가 아니면 보기가 어렵지 않느냐. 1년에 두세 번 가는데 어머니가 혼자 계셔 미안한 마음이 크다"면서도 "초등학교 2학년 조카에게 선물을 줄 생각을 하면 설레고 좋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박씨는 "어느 추석보다도 마음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란다"며 "아내나 아이들은 감염이 걱정돼 올해는 집에 남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60대 여성 송모씨는 "남편과 함께 울산에 사는 딸을 보러 간다. 손자 손녀들 나이가 어려서 코로나 때문에 움직이기 어려워 우리가 가기로 했다"며 "오늘 갔다가 내일 바로 올라올 예정이다"고 했다.

    이날 서울 도심 번화가에서는 올 추석 고향에 가지 않겠다는 시민들도 적잖이 만날 수 있었다.

    신촌 대학가에서 만난 30대 중반 김모씨는 "부모님이 서울에 사는데 올해는 따로 가지 않기로 했다"며 "부모님이 많이 섭섭해 하셨지만, 만에 하나 감염될 경우를 생각하면 애들하고 가족끼리만 조촐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특별방역기간'으로 지정한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 시민들이 귀성길에 오르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대학생 서모씨는 "친지들이 다 서울에 살고 있다"며 "올해는 잠깐 만났다 헤어지는 정도로 인사만 하고 차례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광화문 근처에서 만난 항공사 직원 전모(33)씨도 "저희 집이 큰 집이라 친척들이 보통 다 모인다. 올해는 코로나도 있고 제사도 간소화해 작은 아버지 가족들이나 친척동생 부부가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30대 회사원 양모씨는 "강원도 철원이 고향이다. 집에 내려가려고 하는데 부모님이 계속 걱정된다며 오지 말라고 하고 있다"면서도 "최대한 조심해서 내려가보려고 한다"고 웃어보였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