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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마이삭'이 할퀴고 간 포항 구룡포…"더 큰 태풍에 노심초사"



포항

    [르포]'마이삭'이 할퀴고 간 포항 구룡포…"더 큰 태풍에 노심초사"

    (사진=김대기 기자)

     

    제9호 태풍 마이삭의 피해를 받은 경북 포항 구룡포를 4일 오전 찾았다.

    구룡포를 향하는 동해안로 양쪽 산비탈에는 강풍에 가지가 부러진 나무들이 눈에 띄었다.

    구룡포에 가까워 질 수록 도로 갓길 표지판은 뽑히거나 휘어진 것들이 멀쩡한 것보다 많아 지난 태풍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구룡포 읍내는 도로 위에 있던 흙이 마르면서 날려 먼지가 가득했고, 감염병을 예방을 위해 곳곳에 진행된 방역작업으로 하얀 증기까지 피어올라 어수선함을 더했다.

    (사진=김대기 기자)

     

    이번 태풍의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구룡포 근대역사관' 앞 바닷가 회·대게집부터 구룡포리 어촌계인근까지 500여m 구간은 쓰나미가 지나간 듯 처참했다.

    순간 최대 풍속 44.6m/s에 달하는 강풍과 대조기가 겹치면서 집채만한 파도가 해안가 주택과 어촌계 창고 등을 덮쳤기 때문이다.

    상가 간판은 떨어졌거나 곧 떨어질 듯 위태롭게 달려있고, 통유리로 된 횟집 가게 출입문은 깨져 없는 곳이 많았다.

    대현수산 김방울(40·여) 대표는 "바닷가 쪽으로 있던 냉동창고, 수족관이 모두 날아갔다"면서 "영업재개는 엄두를 못낸다. 일단 집기 하나하나 닦는게 먼저아니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진=김대기 기자)

     

    바다 바로 옆에 있어 파도를 직접 맞은 구룡포리 어촌계 건물 피해는 더 컸다.

    해녀들이 조업을 준비하고, 잡아 온 해산물을 손질하던 장소가 통째로 없어지고 뼈대만 남았다.

    구룡포리 고만칠(71) 어촌계장은 이틀째 어촌계 폐기물을 치우고 집기를 씻고 닦고 있지만, 폐기물은 좀처럼 줄지 않는다.

    고만칠 어촌계장은 "어촌계 1층이 뼈대만 남기고 쓸려 나갔다. 자칫하면 건물이 무너질 뻔 했다"면서 "해녀들이 성게 손질하던 곳이라고 보이냐"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어 "바다 쪽으로 있던 5~6m짜리 컨테이너가 바다로 다 휩쓸려갈 정도였다"면서 "컨테이너에 있던 장비, 종묘가 다 날아갔으니 막막하다"고 덧붙였다.

    (사진=김대기 기자)

     

    바다가에 있던 건물들과 달리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는 태풍 직격탄은 면했지만, 정전 등 피해는 피할 수 없었다.

    추억상회 상인 김정희 씨는 "다행히 건물 피해는 없었지만, 정전으로 냉동실에 있던 제품을 모두 버려야 했다"면서 "바람에 날린 전선을 급한 대로 손을 봤는데 다음 태풍에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해맞이 명소 '상생의 손'이 있는 호미곶으로 가는 길에는 방음벽이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깨지면서 도로 위를 덮쳤고, 해맞이 광장에 있는 호랑이 상은 허리가 꺾인채 가로 누웠다.

    (사진=김대기 기자)

     

    이처럼 마이삭이 할퀴고 간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 다시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7일 오후 한반도에 상륙해 경북지역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돼 비상이 걸렸다.

    포항시 최규진 남구청장은 "구룡포에 완파가 3가구, 반파가 63가구가 발생했다"면서 "태풍으로 인해 폐기물이 1천톤 이상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군 병력, 공무원, 자원봉사자, 지역주민 등과 힘을 합쳐서 발생한 폐기물을 4일 중으로 처리하고 다음 태풍에도 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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