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제네시스‧아이오닉 분리하라고?…현대차의 고심



자동차

    제네시스‧아이오닉 분리하라고?…현대차의 고심

    '프리미엄‧미래 자동차' 전략 차원서 제기
    생산‧판매‧AS, 글로벌 협력 등 다방면 필요성 커져
    투자, 노조 설득, 해외 딜러십 등 현실선 난제 수두룩

    지난 7월 14일 그린뉴딜 관련 전기차, 수소차 전략을 설명하는 정의선 부회장(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기아차의 위상이 커지면서 한 단계 더 도약을 바라는 '눈높이' 역시 높아지고 있다.

    최근 주목되는 실적으로 전기차‧수소전기차 등 미래차 비전 발표와 함께 상승한 주가, 제네시스 브랜드의 내수 시장 성공, 코로나19 와중에도 판매 후퇴를 최소화한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성과의 중심에 프리미엄‧미래차에 특화시킨 전략이 먹혀든 측면이 있다면, 차별화 드라이브를 더 강하게 걸어야 한다는 요구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2015년 별도의 브랜드가 된 제네시스, 이번에 새롭게 출범시킨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등을 아예 독립된 법인으로 꾸리자는 제안이 그렇다.

    ◇니콜라가 불 지핀 현대차 '시총'…기아차 합쳐 50조 ↑

    지난 14일 마감 기준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35조6826억원이다. 한때 국내 기업 중 10위권 수성이 위협을 받았으나, 8위로 상승했다. 현대모비스가 21조2923억원(13위), 기아차가 17조9981억원(17위)이다.

    현대‧기아차 합산 50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의 시총과 비교해보면 테슬라와 토요타는 200조원이 넘고, 폭스바겐이 100조원 안팎, 메르세데스 벤츠가 속한 다임러AG와 BMW 등이 50조원대이다. 현대차와의 협업 필요성을 언급한 미국 니콜라모터스는 30조원 정도이다.

    주식시장에서 현대차의 약진은 미래차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2025년까지 전기차 등 미래차를 100만대 이상 생산할 것이며, 약 6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보다 구체적으론 니콜라의 CEO 트레버 밀턴이 '협업 구애' 발언과 함께 현대차의 미래 가치를 1000억달러(약118조원) 이상으로 평가하며 높은 위상을 확인해준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현대차와 니콜라의 협업이 가져올 수 있는 시너지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상용차 시장에서 점점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인데, 수소트럭 등 상용차 중심인 니콜라와의 협력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니콜라 CEO 트레버 밀턴(사진=니콜라 제공)

     

    ◇제네시스와 아이오닉…벤츠, BMW 어떻게 추월할 것인가

    법인 분리와 같은 미래 전략이 요구되는 배경에는 궁극적으로 폭스바겐 같은 거대 글로벌 기업, 벤츠‧BMW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 신성처럼 떠오른 테슬라 등과 경쟁에서 현대차그룹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이 깔려 있다.

    '프리미엄' 분야에선 제네시스가 일단 국내 시장에 한정, 선전하고 있다. 2018년 6만1345대, 2019년 5만6801대 등으로 역성장을 하다가, 올해 들어 GV80·G80 등 신차의 연이은 성공에 힘입어 상반기에만 4만8886대를 판매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판매량이 9~10만대에 이르게 되는데, 이는 벤츠와 BMW의 국내 판매량을 넘어서게 되는 결과다.

    그럼에도 제네시스의 한계 또한 분명하다. 단적인 예가 품질 이슈다. GV80의 디젤엔진 결함 논란 등 기술력에서 일부 문제를 드러냈다. 디자인 측면에서 시장의 높은 만족도에 비해 구동성능, AS 등에선 여전히 '프리미엄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역시 낮은 수준이다. 대중차 브랜드였던 토요타가 렉서스를 통한 차별화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전례가 있지만, 제네시스는 아직 그 정도 명성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초점을 둔 전략으론 벤츠와 BMW를 결코 넘어설 수 없다"는 조언이 나온다. 비약적인 기술 우위에 의한 '새 판 짜기'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새 판 짜기의 중요성에서 아이오닉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현대차가 제시한 목표를 보면 순수 플랫폼(E-GMP)을 통해 개발한 전기차(EV)를 별도 브랜드로 만들어 내년부터 2024년까지 아이오닉 5~7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중 한 모델에는 현대차가 지분을 투자한 크로아티아의 전기차 회사 리막(Rimac)의 기술이 적용된 파워트레인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리막의 800볼트(V)급 전기 모터는 제로백이 2초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유명한데, 포르쉐의 타이칸에도 같은 기술이 적용됐다.

    제네시스와 아이오닉 등을 기존 현대‧기아차로부터 분리하자는 주장에는 최첨단 기술과 플랫폼을 생산 단계부터 차별적으로 적용한 뒤 판매와 AS까지 모든 과정을 혁신해야 한다는 논리가 작용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대중차 브랜드인 현대‧기아차 이미지로부터 분리시켜 소비자들로부터 완전히 새로운 차로 인식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막의 슈퍼 전기차 C-TWO(사진=Rimac 제공)

     

    ◇넘어서기 쉽지 않은 '현실의 벽'

    브랜드의 차별화를 넘어서 회사 자체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로는 폭스바겐이 있다. 폭스바겐-대중차, 아우디-프리미엄, 포르쉐‧벤틀리-슈퍼 프리미엄 등 각 회사들이 개별적인 개성과 기술력을 지닌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이 같은 전례를 따르기엔 현실적인 장벽이 꽤 높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당장 생산 단계부터 분리하자면 기존 직원과 노동조합의 동의가 필요하다. 니콜라와의 협력 가능성에서 거론되듯이 단순히 기술 특허를 판매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고, 리막의 사례처럼 전기모터 위주의 파워트레인 생산에선 공정 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 권오국 현대차노조 대외협력실장은 "회사가 4차 산업을 향해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로봇‧PBV 등으로 개발을 이어가는 데 있어 노조는 제동을 가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미래‧변화‧생존 ‧공존 등의 키워드에서 알 수 있듯이 미래 산업에서 조합원들이 일할 수 있는 조건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가 미국 판매망을 강화하면서 기존 현대차 딜러들과 소송 등 갈등을 빚고 있는 점도 분리 전략의 난점을 잘 보여준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7년 제네시스 현지 법인을 따로 세웠지만, 실질적인 판매망은 현대차 딜러십을 그대로 이용해 왔다.

    이에 대해 별도의 전시공간을 요구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펼치려 했지만, 현지 판매망의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제네시스 수지 등 전시관을 열며 특화 전략을 펴고 있지만, 여전히 판매와 AS는 기존 현대차, 심지어 기아차와도 공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NOCUTBIZ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