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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인력 1/3이 번아웃 호소…70%는 업무 중 울분



보건/의료

    코로나19 대응인력 1/3이 번아웃 호소…70%는 업무 중 울분

    장기간 근무, 높은 업무강도에 스트레스↑
    무리한 민원, 부당한 대우에 울분 경험
    75% 냉소, 71% 효능감 저하 겪기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대비 체제 필요"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역학조사관·의료진 등의 피로도와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응인력의 1/3은 번아웃(직무고갈)을 호소했고, 부당한 업무 배정이나 민원 등으로 울분을 경험했다는 비율도 70%에 육박했다.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학교 유명순 보건대학원 교수팀은 12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제2차 경기도 코로나19 치료·방역 인력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문조사업체 한국리서치를 통해 지난 5월 1차 조사에 참여한 경기도 내 코로나19 담당인력 1112명 중 621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1일~29일 사이에 이뤄졌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조사에 참여한 방역인력들은 평균 147일동안 코로나19 업무를 맡았다.

    6개월 이상 업무에 투입된 비율도 16.8%에 달했다. 국내로 코로나19가 유입된 것은 지난 1월 20일이므로 이들은 사실상 초기부터 업무를 맡아온 셈이다.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역학조사관과 같은 현장대응직이 7.21시간으로 가장 많았다. 선별진료소 공무원은 6.31시간, 간호사 5.67시간, 나머지 의료진은 5.24시간 가량을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인력들은 코로나19 업무가 복잡하다기(15.6%)보다 강도가 높다(73.9%)고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연구진이 조사대상에게 업무강도를 0점(아주 약함)에서 매우 강함(10점) 중 택하도록 한 결과, 평균 6.61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역학조사 등 현장대응직이 7.05점으로 가장 높았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유명순 교수는 "업무를 복잡하다고 느끼는 것보다 업무강도를 훨씬 크게 느끼는 것은 그만큼 현재 코로나19 치료와 방역 인력들이 업무량, 업무시간, 휴식과 휴가의 활용에서 큰 압박을 느낀다는 점을 짐작케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기간 높은 업무강도는 스트레스와 번아웃(직무 고갈)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인 직무 스트레스 척도(KOSS)'의 23개의 문항을 활용해 4점 척도(1점: 전혀 그렇지 않다 ~ 4점: 매우 그렇다)로 측정한 직무 스트레스의 평균값은 2.53점으로 보통 이상 수준이었다.

    현장 인력들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은 검사 대상자가 아님에도 무료로 검사를 해달라는 등의 무리한 요구나, 이유 없는 불만·욕설, 방역 비협조, 비용 등 진료 관련 불만, 외국인과의 의사소통 등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업무와 관련해 부당하거나 정의에 어긋나는 일로 인해 울분을 경험했다는 비율은 69.7%로 나타났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역학조사관 등 현장대응직이 89.5%로 울분 경험율이 가장 높았고,보건소 공무원 81.9%, 간호사 외 의료진 68.4%, 간호사 63.4% 순이었다.

    울분의 원인으로는 불공정한 업무분배(25.4%)가 가장 높았고, 감정적·억지 민원(19.6%), 비민주적 의사결정 (16.2%), 부당한 취급과 대우(12.7%), 불충분·불공정한 보상(7.7%) 등의 순이었다.

    응답자의 절반가량(45.2%)은 건강상태도 코로나19 사태 전보다 나빠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감정적으로 피로도가 심각했는데 응답자의 75.4%는 냉소를 느꼈고, 73.6%는 감정적 고갈을, 71.8%는 효능감 저하를 호소했다.

    이 3가지 범주는 번아웃을 구성하는 요소로 3가지 상태 모두에 해당하는 비율은 33.8%에 육박했다.

    유명순 교수는 "장기간의 업무로 정서적인 탈진 상태에 놓여있고 그 수준이 이전보다 심해졌으며, 일에서 몰입과 성취감이 아닌 냉소감과 낮은 효능감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받아든 방역 성적표의 뒷장이자 이면"이라며 "온 사회가 의료진에게 성과를 맡기고 기대하기 보다 동반의 장기화 대비 체제를 실천으로 보여줄 때"라고 지적했다.

    현장 인력들은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점으로 정부의 보상 등 사후책무성 강화, 감염병 대응 전담인력 양성, 사전대비가 중요한 감염병 등의 질병관리에 정부의 투자 확대, 전국의 공공의료시설 증가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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