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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탑농성 333일 삼성 해고 노동자 "곧 끝날 줄 알았는데.."



노동

    철탑농성 333일 삼성 해고 노동자 "곧 끝날 줄 알았는데.."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5월 7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

     


    ◇ 정관용> 이재용 부회장 사과문 발표에 대해서 삼성의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 세 번째 단식을 어제 선언했고요. 지금 333일째 강남역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화로 좀 바로 연결해 보죠. 안녕하세요.

    ◆ 김용희> 안녕하세요.

    ◇ 정관용> 어제 이재용 부회장 기자회견은 어떻게 보셨어요?

    ◆ 김용희>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듣고 나니까 좀 실망이 컸습니다.

    ◇ 정관용> 어떤 점에서요?

    ◆ 김용희> 사과 내용 중에 해고자 문제가 분명히 포함될 거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역시 제 생각이 어리석었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어제 사과문 발표를 들으신 후에 세 번째 단식을 선언하신 건가요?

    ◆ 김용희> 그렇습니다.

    ◇ 정관용> 우리 청취자분들 많이들 알고 계십니다마는 우리 김용희 씨가 노조 만들다가 해고되신 과거를 잠깐 좀 얘기해 주시면요?

    ◆ 김용희> 91년도 삼성그룹 경남지역본부 노조설립추진위원장을 맡아서 설립하는 과정에서 총회 당일날 경찰에 의해서 납치가 돼서 해고 됐습니다. 그리고 94년도 6월 1일부로 삼성건설 러시아지역본부로 발령이 났죠. 일단 러시아에서 1년 동안 있으면서 정말 갖은 마음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계속해서 삼성의 노조활동을 못 하게 하고 그래도 안 되니까 인사과 직원들이 저를 간첩 혐의로 고소를 해서 러시아대사관에서 조사를 하고 그리고 난 다음에 10일 동안 단식투쟁하고 국내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가 7일 서울 강남역사거리 CCTV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창원공단 삼성항공(테크윈) 공장에서 일하던 김씨는 경남지역 삼성 노동조합 설립위원장으로 추대돼 활동했다는 이유로 1995년 5월 말 부당해고 당했다며 삼성을 상대로 복직을 촉구하는 시위를 해왔으며 지난해 6월 10일부터 강남역 CCTV 철탑 위로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사진=이한형기자)

     


    ◇ 정관용> 어제 이재용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은 이제 그만한다’ 이 발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용희> 제가 한 가지 예만 드리겠습니다. 제가 91년도 노조 만들려고 할 때 현명관 사장이 저를 해고시키고 삼성물산 대표로 승진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93년도에 비서실 실장이 되죠. 뭐냐 하면 이건 각 계열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조 탄압들이 자기 승진을 위해서 노동자를 헌법에 보장돼 있는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고 자기 승진의 기회와 발판으로 삼는 것이죠. 매우 비열하고 비인간적입니다.

    ◇ 정관용> 과거에 그랬다는 건데, 앞으로는 그렇게 안 하겠다는 약속으로 들리세요?

    ◆ 김용희> 저는 그렇게 들리지 않습니다.

    ◇ 정관용> 그럼요?

    ◆ 김용희> 왜냐하면 정말 실질적으로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대한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다고 한다면 명확하게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두 번 다시 부당노동행위라든가 노조활동을 방해한다고 한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문책 내지는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어야죠.

    ◇ 정관용> 그런 앞으로에 대한 실천 의지는 전혀 확인할 수가 없다?

    ◆ 김용희>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지금 강남역 철탑 위에 올라가실 때 벌써 333일 흘렀는데 이렇게 오래 계시게 될 줄 예상 못하셨죠?

    ◆ 김용희> 지상에서 해고 통지도 저는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해고 기간에 임금도 받지 못했습니다. 처절하게 버텨왔죠. 저희 가정이 희생되어가면서. 그런데 여기 올라오게 된 결정적인 동기는 ‘세콤’한테 두들겨맞아서 귀 고막 수술도 하고 했는데 이번에는 이제 나이가 육십 다 되어가는데 제 아들 또래의 ‘세콤’이 제 얼굴에다 가래침을 뱉었어요. 정말 수치스럽고 모욕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철탑 위에 올라가서 그냥 죽자라고 올라올 때만 해도 사실은 보름이면 아무리 무노조 경영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강남사거리에서 설마 보름 이상 놔두겠나. 저는 이렇게 올라간다고 결정하고 사실 일주일 동안 거의 잠을 못 잤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333일이 훌쩍 넘었어요. 언제까지 계속 이게 이어질지 참... 삼성 측에서 일절 연락도 없었습니까?

    ◆ 김용희> 그렇습니다. 삼성 제가 러시아에서 들어왔을 때는...

    ◇ 정관용> 아니, 철탑에 올라가신 이후로 삼성 측하고 대화가 전혀 없습니까?

    ◆ 김용희> 네.

    ◇ 정관용> 아무런 대화도 이어지지 못해요? 시작도 못 했어요?

    ◆ 김용희> 네.

    ◇ 정관용> 언제까지 철탑 위에 계실 작정인가요?

    ◆ 김용희> 제가 일괄되게 요구한 게 세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사과하고 명예복직, 그 다음에 해고기간의 임금을 배상하라. 삼성이 상당히 두려운 것은 저 김용희가 내려가게 되면 상당히 노조활동에 많은 역할들을 하지 않을까 아마 그게 가장 두려울 겁니다.

    ◇ 정관용> 그래서 지금 일절 반응이 없군요.

    ◆ 김용희> 본보기로 삼는 거죠, 저를.

    ◇ 정관용> 알겠습니다. 건강 어쨌든 잘 유지하시고요. 고맙습니다.

    ◆ 김용희> 네.

    ◇ 정관용>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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