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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색 맞추기'로 끝난 원유감산…업계 "실적반등 없을 것"



기업/산업

    '구색 맞추기'로 끝난 원유감산…업계 "실적반등 없을 것"

    "감산 합의했지만 문제 해결에 턱없이 부족"
    과잉공급량 3500만 배럴…감산은 1000만 배럴 그쳐
    감산 거부하던 멕시코도 막판 합류했지만 극히 소량
    산유국 빅3 중 미국은 사실상 감산 불참
    국내 정유업계 "실적 반등에 큰 영향 없을 것"
    과잉 공급, 수요 절벽 사태 지속

    (일러스트=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 빅3의 갈등으로 시작된 '석유전쟁'을 끝내기 위해 국제회의가 열렸지만 회의는 '구색 맞추기' 수준에서 종료됐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원유 과잉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엔 이들의 감산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쏟아지며 국제유가는 폭락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기름 수요 부족 문제에 저유가 악재까지 닥친 국내 정유업계의 부담을 덜기에도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번 감산 합의에도 업계의 실적 반등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문제 해결엔 턱없이 부족"…美는 사실상 감산 거부

    글로벌 산유국 빅3 간의 갈등으로 시작된 석유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국제회의가 열렸지만 국제유가는 폭락세로 돌아섰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맹주로 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와 러시아를 대표로 하는 '비(非)오펙' 국가들은 한국 시간으로 지난 10일, 화상회의를 열고 5월부터 두 달간 하루 10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막판까지 감산을 거부하던 멕시코가 가까스로 감산 대열에 합류했지만 애초 할당량이었던 40만 배럴 감산이 아닌 10만 배럴만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미국이 25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감산 합의에도 국제유가는 폭락했다. 북미지역 기름값의 기준점이 되는 서부텍사스유(WTI)는 10일, 전날보다 9.3% 하락해 배럴당 22.76달러에 자리를 잡았다.

    감산 합의에도 국제유가가 폭락한 데는 이들의 합의가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현재의 저유가 흐름을 막기엔 이날 합의된 감산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년간 감산 정책을 실시하며 산유량과 국제유가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왔지만 미국은 이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사이 미국은 셰일오일을 앞세워 세계 1위 산유국으로 올라섰고 이에 러시아는 ‘감산 정책이 미국 셰일오일 기업의 배만 불려주는 꼴’이라 판단하고 있다.(그래픽=김성기PD)

     


    현재 국제유가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요는 급감했지만 공급량은 비정상적으로 넘쳐나는 기이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 공장, 물류 등이 멈춰서면서 기름 수요는 급격하게 줄었지만 미국과 러시아, 사우디가 석유패권을 두고 생산 경쟁을 벌이면서 기름 생산량은 넘쳐나고 있다. 기름값의 급격한 하락을 넘어 기름을 보관할 장소마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사태를 해결하고자 이들이 모여 감산을 논의한 것이지만 시장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감산량이 정해졌다. 현재 국제 유가 시장은 하루 평균 3500만 배럴의 석유가 과잉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합의된 감산량은 1000만 배럴에 그쳤다.

    이날 회의 초반엔 2000만 배럴 감산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실제 합의된 감산량은 1000만 배럴이었다. 세계 산유국 1위 미국은 사실상 이번 감산에 불참했다. 러시아와 사우디는 미국의 참여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 원유 리스크 여전…정유업계 부담 이어진다

    결국 산유국 간의 협상이 구색 맞추기 수준으로 끝나면서 원유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 "가장 큰 문제는 석유 소비가 안 되는 점"이라며 "여기에다 현재 석유 수요 감소 폭에 비해 합의된 감산 폭도 적어 공급과잉은 여전히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업계 실적이 급반등하거나 그럴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업계는 당장 올해 1분기, 약 2조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상 현재와 같은 저유가 국면에선 기름 수요가 늘어 정유업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만 현재 상황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유가만 내려가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의 실적을 볼 수 있는 지표인 정제마진도 3주째 마이너스를 기록해 석유제품을 팔수록 손해가 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또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평가손실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정부도 긴급대책을 마련했다. 공급량이 넘치는 상황에서 수요가 없어 비상이 걸린 정유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이들의 석유제품을 비축유 개념으로 구매하기로 했다.

    여기에다 당장 원유와 석유제품을 보관할 장소가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석유공사는 석유비축시설을 이들에게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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