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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에 대폭락 '국제유가'…정유업계는 이중고



기업/산업

    18년 만에 대폭락 '국제유가'…정유업계는 이중고

    국제유가 20달러 대까지 폭락…코로나19로 수요 줄어
    사우디·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이견으로 공급은 넘쳐
    정유업계 "재고평가 손실로 1분기 실적 악화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다. 올해 초 배럴당 60달러를 유지했고 2월 중순까지만 해도 50달러를 견고히 유지하던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 30달러 대로 추락하더니 현재 20달러대에 자리를 잡았다.

    국내 정유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 세계로 퍼진 코로나19로 인해 기름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갈등이 유가를 급속히 끌어내리면서 재고평가손실도 커지고 있다.

    ◇ 3월 들어서자 '폭삭'…국제유가 대폭락

    2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지난 19일 현지시간 기준, 모두 배럴당 20달러대에 가격대가 형성됐다.

    우선 국제 원유 시장에서 기준점이 되는 유종은 중동을 대표하는 '두바이유'와 유럽, 아프리카의 '브렌트유', 북미 지역의 '서부텍사스유' 세 가지다. 이들 유종을 기준으로 그 지역의 기름값이 형성된다.

    두바이유는 지난 19일, 배럴당 25.82달러에 거래됐고 이어 브렌트유가 28.47달러, 서부텍사스유가 25.22달러에 거래됐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국제유가는 배럴당 60달러를 견고히 유지해왔다. 2월 들어서도 50달러 선을 유지하던 국제유가는 3월에 들어서자마자 폭락하기 시작했다.

    배럴당 40달러가 무너지더니 30달러도 깨져 현재 20달러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 18일, 서부텍사스유는 18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배럴당 20.37달러에 거래됐다.

    (그래프=김성기 기자 제작)

     

    ◇ '수요급감'에 '재고손실'까지…정유업계 설상가상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기름 수요가 급감한 것이 국제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여기에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2위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와 3위 러시아의 갈등에 공급까지 넘쳐나고 있다. 수요는 없는데 공급은 계속해 넘치니 유가 폭락에 속도가 붙고 있다.

    국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원유 판매로 충당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내려가는 국제유가를 잡기 위해 이달 초, 러시아 등에 원유 감산을 제안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거부했다.

    러시아는 이번 폭락장을 미국 셰일오일 기업을 고사시킬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셰일오일을 앞세워 1위 산유국에 오른 미국을 견제하려는 러시아 입장에선 감산에 참여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미국이 생산, 판매하고 있는 셰일오일은 생산에 돈이 많이 들어 다른 원유에 비해 손익분기점이 높다. 같은 저유가 흐름이라 해도 셰일오일 업체가 받는 타격이 훨씬 큰 것이다.

    결국 러시아가 감산을 거부하자 사우디아라비아도 되려 증산을 결정했다. 저유가 국면에서 판매량이라도 늘리겠다는 '박리다매' 전략도 있지만 러시아와의 갈등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낸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급감에 더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치킨게임까지 벌어지며 국내 정유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통상 저유가 국면에선 기름 수요가 늘어 정유업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만 현재 상황은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유가만 내려가고 있다.

    또 최근과 같은 유가 급락은 국내 정유업계의 재고 평가손실로 이어진다. 정유업계는 법적으로 40일 치의 석유를 비축해야 하는데 유가가 급락하면 과거 높은 가격에 구매한 원유 재고의 평가 손실이 발생한다.

    KTB투자증권 이희철 연구원은 "(국내 정유사는) 유가 급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반영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IBK투자증권 함형도 연구원도 "정유사의 1분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정제마진의 악화와 재고평가손실 모두 반영되며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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