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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사재기 이제 그만"…네이버, 정산방식 변경 검토



IT/과학

    "음원 사재기 이제 그만"…네이버, 정산방식 변경 검토

    '비례 배분' 방식에서 '이용자 중심' 방식으로
    음악업계 동의한 뒤 정부에 변경 정산 방식 승인받아야
    음원사업자-음악업계 간 신뢰 회복‧정산방식 변경 따른 비용 등 과제

    (사진=네이버 제공)

     

    업계 자정 노력 등에도 불구하고 음원 사재기 논란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근본 해법 중 하나로 음원 정산방식 변경이 제시되고 있다.

    저작권료 정산 방식을 '비례 배분(pro-rata)' 방식에서 '이용자 중심(user-centric)' 방식으로 바꾸는 것인데,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런 음원 정산방식 변경이 도입됐고, 네이버도 음원 정산 방식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5일 확인됐다.

    ◇ 국내외 음원사업자 "음원 수익 배분 방식 바꿔 음원 시장 왜곡 대응"

    그동안 국내 음원사업자들은 차트 운영 정책을 꾸준히 바꾸며 음원 사재기 이슈에 대응해 왔다. 2015년에는 일부 음원사업자들이 차트 추천 곡을 폐지했다. 2018년에는 심야시간대를 노린 음원 사재기와 차트 어뷰징을 막기 위한 '차트 프리징' 정책을 업계 공동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이런 자정 노력에도 음원 사재기와 차트 왜곡 문제는 근절되지 않은 가운데 음원 수익 배분 방식 변경이 문제 해결책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외 다수 음원사업자들은 음원 수익 배분 방식으로 비례 배분제를 택하고 있다. 전체 사용자들이 지불한 총 사용료를 총 재생횟수로 나눠 곡당 단가를 산정하고, 개별 곡에 재생횟수를 곱해 개별 창작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단순하고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이 방식에는 맹점이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음원 사재기 등으로 특정 시점에 총 재생 횟수가 증가하면 곡당 단가가 떨어지는데 음원 사재기를 해서라도 차트 순위에 진입해 추가로 재생이 이뤄지는 곡의 창작자는 이익이지만, 그렇지 않은 창작자는 자신의 곡이 과거보다 설령 많이 재생되더라도 오히려 적은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용자 중심 정산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개인 이용자가 지불한 사용료를 총 재생횟수로 나눈 뒤 특정 음원을 재생한 횟수를 곱해서 창작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계산방식은 복잡하지만 이용자와 창작자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꼽힌다.

    핀란드 음악가협회의 2017년 연구 자료를 보면 비례배분 방식에서는 상위 0.4%의 음원이 전체 저작권료의 10%를 차지한다. 반면 이용자 중심 정산 방식에서는 상위 0.4%의 음원이 5.6%만 차지하는 등 쏠림 현상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용자 중심 모델을 도입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의 음원 사이트 디저(Deezer)는 올해 초 이런 방식을 도입한 파일럿 테스트 진행을 선언했다. 미국에서도 지난 2016년 애플이 미국 저작권 사용료 위원회에 유사한 수익 배분 방식을 제안했으나, 도입이 되진 않았다. 네이버 뮤직도 이용자 중심 모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 이용자 중심 음원 배분 방식, 부익부 빈익빈 개선할 수 있지만…

    다만 이런 움직임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남은 과제가 적지 않다.

    먼저 창작자들이 이런 음원 수익 정산 방식 변경에 동의해야 한다. 현재 음원 수익 정산 방식은 권리자인 창작자들이 음원사업자들과 정산 방식을 합의해서 정부에 심의를 받아서 결정된다. 정산 방식이 바뀌면 대중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창작자들이 지금보다 이익일 수 있지만 일부 상위 음원 창작자들은 저작권료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창작자들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것이다.

    정산 방식 변경에 따른 시스템 구축비용도 과제다. 현재 음원 수익은 저작권수탁단체가 음원사업자들에게 음원 수익을 받아서 다시 창작자들에게 배분하는 경우가 많은데 새로운 정산 방식이 도입되면 저작권수탁단체가 이를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음원사업자와 음악업계 간 신뢰 회복도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국내 최대 음원사업자인 '멜론'의 경영진들이 창작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저작권료 182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음원유통사들은 멜론을 상대로 미지급 정산금을 지불하라는 민사소송을 냈다.

    당시 멜론이 이용자들의 이용료 총액을 이용률에 따라서 배분해 정산하던 방식을 각 회원이 특정 음원을 이용해야만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개인별 정산으로 바꿔서 문제가 됐기때문에 음원사업자들이 음원 정산 방식을 변경하는 것을 음악업계가 어떻게 받아들일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익명을 원한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음악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사재기에 대해 지적하고, 부당하다 여기지만 이를 막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는 아직 활발하게 이뤄지지는 않은 것 같다"며 "사재기가 현상이라면, 그 현상을 부추기는 구조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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