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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우한 폐렴' 전파 속도…검역만으로는 차단 불가능



보건/의료

    심상치 않은 '우한 폐렴' 전파 속도…검역만으로는 차단 불가능

    국내 첫 확진자 이후 추가 확진은 없지만
    발원지 中, 하루에도 100명 이상 확진 '상상 초월'
    춘절맞이 中관광객 10만 명 넘게 국내 입국 예상
    철저한 검역 필수지만 잠복기 환자에는 무방비
    시스템과 함께 국민·의료기관 동참 필수
    춘절 이후 전파 양상 고려한 강화된 방역 체계도 준비돼야

    21일 중국 '우한(武漢) 폐렴' 확진자인 중국 국적 여성이 격리된 인천 동구 인천의료원에 폐렴 증상자들에게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국내에서는 우한 폐렴의 추가 확진자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4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하고 또 확진 장소도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오는 24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춘절 기간을 첫 번째 위험 기간으로 보고 있는데, 공항 검역만으로는 모든 의심 환자들을 걸러내기 역부족인 상황이다.

    ◇ 中, 하루에도 100명 이상 확진…춘절 입국자 검역 비상

    질병관리본부는 22일 중국 우한시를 방문한 뒤 발열이나 기침 등 '우한 폐렴' 의심증세를 보인 유증상자 4명에 대해 검사를 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 유증상자 16명 중 1명만 확진됐고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근원지인 중국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현재 중국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 수는 300명을 넘긴 지 채 하루도 안 돼 440명에 이르고 있다. 사망자도 9명이 됐다.

    또 확진자가 중국 본토 전역으로 퍼지면서 이미 중국 내에서는 사람 간 전염이 쉽게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하루에 100명 이상의 환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엄청난 속도로 확산한다는 것"이라며 "걸린 사람이 많기 때문에 사망자도 늘어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문제는 중국 춘절 연휴(1월 24~30일)가 다가오며 10만 명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로 입국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아직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지만, 만약 사람 간 전염이 매우 용이해진 것이라면 국내 유행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도 "시기적으로 춘절을 1차 위험 기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철저한 검역이 확실한 안전판이지만, 100% 검역은 불가능

    현재 우한에서 출발해 우리나라로 도착하는 직항편은 1주일에 8편으로 하루 평균 200명가량의 승객이 국내로 들어온다.

    우한발 직항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은 공항에서 총 3단계의 엄격한 검역 과정을 거친다.

    먼저,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승객의 고열 여부를 확인하고, 검역관이 승객이 직접 작성한 건강 상태 질문서를 체크한다. 마지막으로 승객은 개인별 비접촉 체온계를 통과해야 한다.

    기준 체온은 37.5도다. 37.5도 이상의 발열이 나타난 승객은 분리돼 호흡기 증상 여부나 우한 내 전통시장·의료기관 방문 경험 등 사례 정의에 부합하는 경우 바로 격리된다.

    하지만, 우한에서 타 도시를 경유하거나 다른 중국 도시에서 우리나라로 입국하는 경우는 열화상 카메라가 유일한 검역 수단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우한 직항 승객이 200명인데 반해 중국에서 입국하는 승객은 3만 명에 달한다"며 "모든 중국 입국자를 상대로 3단계 검역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최장 14일의 잠복기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때문에 검역을 아무리 철저히 한다 하더라도 입국단계에서는 발열 확인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21일 중국 '우한(武漢) 폐렴' 확진자인 중국 국적 여성이 격리된 인천 동구 인천의료원에 폐렴 증상자들에게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확진자 국내 활보 막으려면…시스템·국민 함께 해야

    따라서, 검역 단계에서 걸러지지 못한 확진자가 국내를 활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선 질본은 검역단계에서 승객들이 본인의 증상을 자발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외국어 안내판을 곳곳에 설치했다.

    또 만약 입국 이후 발열 등 증세가 나타나 의료기관을 찾을 경우, 의사가 자동으로 우한시 방문 이력을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DUR,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도 가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질본은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위험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손을 깨끗이 씻고, 기침할 때에는 소매에 옷을 가리는 등의 개인위생수칙을 지켜주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본 관계자는 "노력하고 있지만, 시스템만으로 모든 상황을 완벽히 제어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국민들도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춘절 기간과 그 이후 우한시 외 지역의 전염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을 대비해 더욱 강화된 방역 체계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재갑 교수는 "타지역 확산이 더 빨라진다면 정부도 언제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단계별 방역 체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중국에서 입국하는 호흡기 증상자 모두를 선제 격리하는 방식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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