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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 전 닛산·르노 회장의 '미션 임파서블' 日탈출기



아시아/호주

    카를로스 곤 전 닛산·르노 회장의 '미션 임파서블' 日탈출기

    -회사자금 유용 등 혐의로 체포됐다 보석
    -자택연금 상태서 돌연 레바논에 나타나
    -악기 케이스로 탈출했을 가능성 제기

    2019년 4월 25일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이 법원으로부터 보석을 허가받아 도쿄구치소에서 풀려나고 있다. 곤 전 회장은 출국 제한 상태였으나 레바논으로 이동했다고 31일 성명을 발표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사진=연합뉴스)

     

    회사자금 유용 등 혐의로 일본에서 체포됐다 보석으로 풀려났던 카를로스 곤(65) 전 닛산·르노 얼라이언스 회장의 첩보영화 같은 일본 탈출기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

    곤 전 회장은 보수 축소 신고와 회사자금 유용 등 혐의로 재작년 11월 체포된 후 1차 보석 결정으로 석방됐다 다시 체포와 보석석방을 거친 뒤 가택연금 상태였다.

    하지만 곤 전 회장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미국의 대리인을 통해 "나는 레바논에 있다"며 일본 사법당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났음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그는 오는 4월 시작될 예정인 공판을 앞두고 해외 출국 자체가 원천봉쇄된 상태였다. 브라질의 레바논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레바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프랑스에서 기업가로서 르노그룹 회장 자리까지 올랐던 이력 덕분에 세 나라의 여권을 모두 소지하고 있었지만 이 여권들은 변호인에 맡겨야만 했다.

    15억엔(약 150억엔)의 보석 조건으로 3일 이상의 여행을 하는 경우 재판부 허가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의 도쿄 거처인 미나토(港)구 자택 현관에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출입을 통제했으며 출입국관리 당국의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됐다.

    곤 전 회장이 출국하고자 한다면 자동적으로 입국 심사관이 알게돼 바로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출국 절차를 24시간 막을 수 있어 섬나라인 일본을 벗어나기는 불가능해보였다.

    하지만 곤 전 회장은 놀랍게도 지난달 31일 오전 6시 30분쯤(현지시간 30일 오후 11시30분) 어린 시절을 지낸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공항에 전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 사법당국은 외신을 통해 곤 회장의 출국 소식을 접한 뒤 탈출 경로 파악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MTV, 르몽드 등 레바논과 프랑스 언론들은 곤 전 회장이 오래 전부터 치밀하게 탈출계획을 세워왔다고 보도하고 있다.

    곤 전 회장의 일본탈출은 아내인 캐럴이 기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쿄 탈출의 기회는 자신의 자택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를 이용했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크리스마스 파티 악단을 가장한 민간경비업체 사람들이 돌아갈 때 악기 케이스에 몸을 숨겨 집을 빠져나왔다는 설명이다. 집을 벗어난 뒤 수도권인 나리타(成田), 하네다(羽田)공항이 아니라 오사카(大阪)에 있는 간사이(關西)국제공항에 대기 중이던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경유지인 터키 이스탄불로 날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언론들은 자가용 비행기로 출국하는 경우도 똑같이 출국 수속을 밟아야 하지만 곤 전 회장의 출국 기록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위장 신분 사용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일본 매체는 곤 전 회장의 탈출에 레바논 민병대가 간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곤 전 회장이 일본을 벗어난 사실이 확인되자 재판을 관할하는 도쿄지방재판소(법원)는 검찰 측 청구에 따라 보석을 취소하고 2차례에 걸쳐 납부한 총 15억엔(약 150억원)의 보석보증금은 몰수하기로 했다.

    일본 검찰은 외교 경로를 통해 레바논 정부에 곤 전 회장의 신병 인도를 요청한다는 방침이지만 일본과 레바논은 범죄인인도조약이 맺어져 있지 않아 난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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