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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뉴스] '내가했다' O형 이춘재, 혈액형 B는 공범가능성?



사건/사고

    [훅!뉴스] '내가했다' O형 이춘재, 혈액형 B는 공범가능성?

    이춘재, '화성사건' 9건 포함 14건 "내가 저질렀다"
    국과수 전 과장 "9차 사건 정액 속 혈액형 B형 확실"
    이춘재 혈액형은 O형...유류품 오염·공범 가능성까지
    경찰 "혈액형 다른 DNA 샘플, 이춘재 것인지 확인 중"
    "B형에 급급한 과거 수사 오류, 이제라도 규명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정훈 기자 (CBS 심층취재팀)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 김현정> 뉴스 속으로 훅 파고드는 시간, 훅!뉴스. CBS 심층취재팀 김정훈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어젯밤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 이춘재가 내가 한 짓이다 자백을 했다는 속보가 들어왔는데, 그동안 심층취재팀도 이번 사안을 죽 취재해 왔잖아요.

    ◆ 김정훈> 네, 앞서 경찰이 뒤를 쫓던 용의자의 혈액형과 이춘재의 혈액형이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 보도하기도 했는데, 오늘 훅뉴스 시간엔 지금까지의 경찰 수사 내용과 남은 의문점들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사실 이춘재 DNA 들이밀면서 '당신이 한 짓 아니냐'고 했지만 그간 혐의를 부인해 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갑작스럽게 심경 변화가 있었던 건가요?

    ◆ 김정훈> 청주 처제 사건으로 무기징역 형을 받고 수감 중인 이춘재가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사실이 알려진 게 오늘로 14일째입니다. 경찰은 지금껏 모두 9차례 이춘재를 대면조사하면서 자백을 유도해왔는데, 처음엔 완강히 혐의를 부인하다가 지난주부터 조금씩 마음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 김현정> 한순간 무너진 건 아니고 서서히 마음을 열다가 요 며칠 사이에 자백을 했다는 것이네요?

    ◆ 김정훈> 경찰이 투입한 베테랑 프로파일러들이 설득에 나섰고, 또 더 이상의 부인이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됐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이 부분은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의 분석을 들어보시죠.

    [녹취: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결국에는 가석방이 물 건너갔다 하고 포기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면담 과정 중에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과신을 하고 있는 상태가 아닐까. 그런 상태면 자랑하듯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면담자들의 호소에 영향을 받을 수 있죠."

    ◇ 김현정> DNA가 나온 5,7,9차뿐만 아니라 14건을 자백했다면서요?

    ◆ 김정훈> 화성 연쇄 살인사건으로 알려졌던 게 모두 10건인데, 이중 8차 사건은 모방범죄로 확인됐습니다. 이를 제외한 9건의 살인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했고, 이 외에 추가로 5건의 범행까지 저지른 사실을 실토했습니다.

    ◇ 김현정> 추가로 드러난 5건의 범행이 뭔지도 확인됐어요?

    (사진=연합뉴스)

     

    ◆ 김정훈>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화성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했을 무렵 화성 일대에서 3건, 또 청주로 이사한 뒤에 처제를 살인하기 전까지 저지른 2건의 범죄가 이춘재의 추가 범죄 목록에 올라있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성폭행 사건이 포함됐다고 전해졌을 뿐, 구체적인 범죄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네요.

    ◇ 김현정> 이춘재가 이젠 자포자기한 심정인가도 생각되는데, 역시 결정적인 건 DNA 분석 결과가 너무나 분명했기 때문 아닐까요?

    ◆ 김정훈> 그렇습니다. 이번 수사가 공소시효 만료 이후에도 재개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DNA 분석 기술이 과거와 비교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인데, 지난달 19일 반기수 수사본부장의 말을 다시 들어보시죠.

    [녹취: 반기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2부장]
    "특히 DNA분석기술 발달로 사건발생 당시에는 DNA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도 재감정해서 DNA가 검출된 사례가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금년 7월 15일 현장 증거물 일부를 국과수에 다시 감정의뢰 했습니다. 현재까지 3건의 현장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하는 대상자가 있다는 통보를 받고 수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 김정훈> 이 대상자가 이춘재였다는 것이죠. 며칠 전엔 과거 사건과의 DNA 일치 결과가 한 건 더 추가되기도 했고요.

    ◇ 김현정> 프로파일러들이 적극 설득하고, 또 DNA 분석 결과를 들이대면서 '당신이 아닐 수 없다'고 추궁하니까 결국 자백을 한 거네요.

    ◆ 김정훈> 하지만 아직 이춘재의 자백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증거는 일부 범죄의 DNA 분석 결과일 뿐이고, 아직 규명해야 할 숙제가 많거든요. 경찰이 여전히 이춘재의 자백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김현정> 저희가 사실 프로파일러 접촉하려고 했는데 아직 공식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전해왔습니다. 규명해야 할 숙제는 뭐가 있을까요?

    ◆ 김정훈> 앞서 저희가 문제를 제기했던 용의자의 엇갈린 혈액형도 그 숙제 중 하나죠.

    ◇ 김현정> 과거 경찰이 찾던 용의자의 혈액형과 이춘재의 혈액형이 다르다는 것이죠? 경찰이 찾던 용의자의 혈액형은 B형이었는데, 정작 범인으로 지목된 이춘재의 혈액형은 O형이었다는 것. 과거 B형 혈액형 분석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던 건 아닐까요?

    ◆ 김정훈> 취재 과정에서 그러한 가능성을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 김현정> 그때 기술이 부족해서 오류일 가능성이 있는 것 아녜요?

    ◆ 김정훈> 용의자의 혈액형이 확실히 특정됐던 9차 사건 당시 분석을 맡은 국과수 관계자는 그 오류 가능성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최상규 전 국과수 유전자분석 과장의 말입니다.

    [녹취: 최상규 전 국과수 유전자분석과장]
    "그 블라우스하고 스타킹 조각하고 매듭을 보유한 채 보관하고 있더라고요. 그럼 혹시 이 목을 맸던 이 조각들에서 정액이 나오나 해보고 싶다 얘기했더니, 블라우스 조각에서 살짝 묻힌 정도의 정액 반응이 나온 거예요. 수사 일주일 후인가... 직접 혈액형 검사를 해봤어요. 그걸 해보니까 틀림없이 정확하게 B형이 나왔어요."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김현정> 이번에 이춘재의 DNA가 발견된 같은 피해자의 옷가지 아니에요? 거기서 나온 정액에서 B형이 분명했다, 그런데 이춘재는 O형이다?

    ◆ 김정훈>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사건 발생 40일쯤 지나서 당시 13세였던 피해자의 교복을 샅샅이 훑었더니 더 확실한 정액 반응이 확인됐고,

    ◇ 김현정> 이번 9차 사건 피해자가 13세 중학생이었죠?

    ◆ 김정훈> 그렇습니다. 이를 분석해보니 역시나 B형이 나왔던 겁니다.

    ◇ 김현정> 이춘재의 혈액형은 O형인 건 분명한 거죠? 9차 사건에서 나온 DNA도 이춘재의 것이고, 이춘재가 자기가 했다고 자백도 했는데 거기서 나온 정액반응의 B형은 무엇인가 이게 안 풀렸다는 거군요.

    ◆ 김정훈> 경찰은 이런 혈액형 문제에 대해 아직도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국과수로도 문의를 했는데, 이곳에선 과거 분석이 잘못 됐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국과수가 보내온 답변을 그대로 읽어드리면 "B형 혈액형은 순수한 한 사람의 혈액형을 분석한 것이 아니라 증거물 자체로 시행된 혈청학적 검사방법으로 분석되었고, 이 결과는 피해자, 용의자, 그 외 오염물질 등으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김현정> 정액이 오염이 되면 혈액형 분석이 잘못될 수 있다는 거네요?

    ◆ 김정훈> 9차 사건 피해자는 A형이었습니다. A형 혈액과 이춘재의 O형 혈액이 뒤섞인다고 해서 B형이 나올 수는 없는 얘기고요. 또 당시 혈액형 분석을 맡았던 당사자는 오염됐을 가능성 역시 없다고 잘라 말하는데, 다시 들어보시죠.

    [녹취: 최상규 전 국과수 유전자분석과장]
    "블라우스는 마른 채로 보관했기 때문에 깨끗했고, 혈액형도 분명히 나오고. 증거물이 지저분하면 혈액형이 안 나와요."

    ◇ 김현정> 확신하고 계시네요. B형이 틀림없다고.

    ◆ 김정훈> 만약 오류가 있다 하더라도, 블라우스와 교복에 따로따로 묻어 있던 정액의 혈액형 분석이 연거푸 잘못되고 하필 그 결과 B형으로 나왔다는 건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을까요?

    ◇ 김현정> 이춘재가 자백을 했다 하더라도 그 B형 혈액형이 누구의 것인가는 규명을 해야 겠네요.

    ◆ 김정훈> 이 부분이 왜 더디 진행되는지는 의아합니다. 경찰이 이춘재를 범인으로 지목했다면 곧바로 과거 수사 기록과 맞춰봤을 텐데 아직도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있거든요. 수사본부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관계자]
    (정액에서 DNA를 추출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DNA와 현재 이씨의 DNA 일치 여부를 확인하셨는지요?) "지금 의뢰를 해놓았고요. 국과수에서 아마 회신받게 될 겁니다."

    ◇ 김현정> 혈액형이 다른데 DNA가 같을 수는 없을 것이고요. 당시 혈액형 분석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어떤 가능성이 있을 수 있는 거예요?

    (사진=연합뉴스)

     

    ◆ 김정훈> 피해자의 유류품이 어떤 이유에서든 범행 이후 누군가에 의해 훼손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고요, 범행 당시 이춘재가 아닌 제3의 인물이 있었을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이 부분은 동국대 경찰학과 임준태 교수의 말로 들어보시죠.

    [녹취: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임준태 교수]
    "혹시 증거물을 의뢰할 때, 경찰 단계에서 증거물을 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낼 때 오염되거나 또는 공범 가능성. 또는 용의자가 다른 사람들의 정액 같은 것을 다른 방법으로 채취해서 흔적을 남길 가능성. 당시의 증거물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상상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 김현정> 공범의 가능성까지 열어놔야 한다는 지적이네요. 이춘재가 자백까지 하면서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나 했더니, 미스터리는 여전하네요.

    ◆ 김정훈> 사실 경찰은 'DNA까지 확인해 이춘재를 특정했는데 혈액형 문제에 집착할 필요가 있느냐' 이런 반응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B형 혈액형을 쫓느라 공소시효 안에 진범을 찾아내지 못했어요.

    ◇ 김현정> 그러는 사이 혈액형 O형인 이춘재는 용의선상에 올랐다가 수사망에서 빠져 나갔고요.

    ◆ 김정훈> 반면에 B형이라는 이유로 억울한 이를 용의자로 몰았고, 일부는 고문의 후유증 등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어디서부터 왜, 매듭이 잘못 됐는지를 가리는 건 늦게나마 진범을 가리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일입니다.

    ◇ 김현정> 누구 것인지 모르는 '혈액형 미스터리'를 풀 실마리를 알고 있는 분이 있다면 제보해주십시오. 공소시효가 끝났지만 반드시 범인은 잡히고 사건의 전모는 드러난다는 것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여기까지 듣죠. 김정훈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심층취재팀=김정훈·구용회·오수정 기자,="" 민경남="" pd,="" 박지나·안승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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