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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파주서 1주만에 또 ASF 발병…강화된 출입 통제 '언론도 예외 없어'



사회 일반

    [르포] 파주서 1주만에 또 ASF 발병…강화된 출입 통제 '언론도 예외 없어'

    의심축 신고 9시간 만에 국내 4번째 ASF 확진
    방역당국, 예방적 살처분 요청에…농장주 동의
    확정 판정 1시간 전부터 예방적 살처분 시작

    국내에서 4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자장리의 양돈농가와 850여m 떨어진 곳에서 경찰이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고태현 기자)

     

    "저로 인해 다른 양돈농가들에게 피해가 가면 안되잖아요. 어려운 결정이지만 예방적 살처분에 동의합니다."

    24일 오전 9시30분쯤 국내에서 4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자장리의 양돈농가에 다다르자 경찰이 차량을 멈춰 세웠다.

    "무슨 일로 왔냐"는 경찰관의 질문에 소속을 밝히고 ASF 발생 농가 취재를 왔다고 밝히자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어디론가 전화를 건 경찰관은 잠시 뒤 "현재 긴급 방역 작업이 한창이기 때문에 언론의 출입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네비게이션에 표시된 농장과의 거리는 850여m 불과했지만, 혹시 모를 확산에 대비한 방역 당국의 통제로 차량을 돌려 농장이 내려다보이는 도로로 이동했다.

    37번 국도 율곡로 갓길에 차량을 주차한 뒤 300m 가량 떨어진 농장을 바라보자 10여명의 방역요원들이 방역복을 갈아입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농장 입구에는 살처분에 사용될 FRP탱크를 실은 트럭이 주차돼 있었고, 노란색과 회색 방역복을 입은 방역원들은 하나 둘 농장으로 들어갔다.

    지난 23일 오후 6시40분쯤 해당 농장에서 ASF 의심 신고가 방역당국에 접수됐다. 전날 어미돼지 3마리가 유산했다는 내용이다.

    방역당국은 초동 방역팀을 긴급 투입해 방역을 실시했고, 다음날 오전 4시17분쯤 정밀검사 결과 ASF로 확진됐다.

    지난 17일 파주 연다산동의 양돈농가에서 국내 최초로 ASF가 발생한지 1주일 만에 또다시 ASF 확진 판정이 나온 것이다.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자장리 37번 국도 율곡로에서 바라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농가 모습. 방역요원들이 살처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고태현 기자)

     

    파주시는 국내에서 4번째 ASF 확정 판정에 앞서 해당 농장에 사육중인 돼지 2,273두에 대한 살처분 작업에 들어갔다.

    ASF 의심 축 신고가 접수된 만큼 확산 방지를 위해 농장주를 설득한 것이다. 파주시는 24일 0시30분쯤 작업 인부와 장비를 배치, 오전 3시부터 살처분 작업에 돌입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농장주께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셔 신속한 살처분 작업이 진행될 수 있었다"며 "농장주는 자신으로 인해 다른 농가가 피해를 입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농가는 연천의 ASF 발생 농가에서 6.9㎞ 떨어져 있다. 또 파주지역에서 돼지 사육이 가장 많은 지역에 위치해 있다.

    발병 농장 반경 3㎞ 이내에는 15개 농장에서 돼지 29,702마리를, 10㎞ 안에는 30개 농장에서 33,764마리 등 총 65,757마리의 돼지를 사육 중이다.

    앞서 파주시는 방역만이 ASF 확산 방지를 막는 것이라며 방역 초소를 55곳에서 70곳으로 확충하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다.

    또 양돈농가로 향하는 길목마다 통제초소와 거점소독시설을 설치해 외부 차량의 진입을 통제하고, 농장 입구와 주요 도로에는 생석회를 살포해 왔다.

    그러나 촘촘한 방역망에도 1주일 만에 ASF 추가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지역 축산 농민들의 허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윤상 대한한돈협회 파주시 지부장은 "지난주 20일에도 적성과 파평에서 의심 신고 됐지만, 최종 음성 판정이 나 이번에도 음성이길 바랐다"면서 "농가에서 아무리 방역에 최선을 다해도 이어지는 추가 발병에 축산 농민들도 점점 지쳐간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사례가 확인된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의 양돈농가 입구. (사진=주영민 기자)

     

    한편, 이날 오전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신당리의 한 돼지농장에서 ASF 의심 사례가 발견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김포 접경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예찰검사를 진행하던 중 이 농가 돼지에서 1차 채혈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약 340두의 돼지를 사육하는 해당 농장에서는 아직 폐사는 돼지와 증상 발생이 없었으며, 현재 정밀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시 연다산동에서 국내 첫 ASF 확진 판정에 이어 18일 연천군 백학면, 23일 김포시 통진읍, 24일 파주시 적성면에서 차례로 ASF가 발생했다.

    지난 20일 파주시 적성면 장현리와 파평면 덕천리의 돼지농장에서 접수된 ASF 의심 신고 2건은 정밀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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