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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에 집중됐던 '실망', 이젠 日도 포함…美 입장 미묘한 변화



미국/중남미

    韓에 집중됐던 '실망', 이젠 日도 포함…美 입장 미묘한 변화

    • 2019-08-29 14:39

    지소미아 재연장 촉구하면서 백색국가 조치도 언급
    목소리 높이는 미국, 역할론 재부상할까

    (사진=연합뉴스)

     

    한일 갈등에 그동안 한발짝 물러서 있었던 미국이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GSOMIA) 종료 결정을 계기로 연일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하는 등, 우리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입장 개진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미 국방장관이 한국은 물론 일본에 대해서도 '실망' 메시지를 발신하는가 하면, 국방부의 담당 차관보는 지소미아 재연장을 요청하면서 일본의 백색국가 조치(whitelist)도 함께 언급해 주목된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 직후, 미국 '실망했다" 연일 발신

    우리 정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직후, 미국은 곧바로 '실망(disappointed)' 메시지를 내놓기 시작했다.

    미 정부가 한일 관계에서 '실망' 입장을 공개 표명한 것은 지난 2013년 12월 2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한 것에 대해 "실망했다"고 밝힌 이후 처음이다.

    22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에 가 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직접 "실망했다"고 밝혔고, 같은 날 미 국방부 대변인이 오전에 낸 논평을 수정, 더욱 단호한 톤으로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24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은 나의 아주 좋은 친구"라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게될 것(we'll see what happens)"이라는 특유의 피해가는 대답만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중한 태도로 잦아드는 듯 했던 '실망'표명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이 트위터를 통해 "깊이 실망하고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재점화 됐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해당 트위터 내용을 우리말로 번역해서 올리기까지 했다.

    급기야 27일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익명으로 언론에 '지소미아 종료로 중국만 이득을 본다'면서 '협정의 효력이 만료되기 전인 11월 22일까지 마음을 바꾸기를 희망한다'며 날짜까지 적시해 한국 정부에 구체적인 압박을 가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미국의 안보이익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며 "우리(미국)가 가만히 앉아서 지켜볼 수만은 없는 사안"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한국시간으로 28일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를 통해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된다며 실망 표명을 자제해달라고 미 행정부에 요청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28일에는 미 국방부 아시아 태평양 안보담당인 랜들 슈라이버 차관보가 아예 공개 강연에서 "미국은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 재연장을 철회한 것에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현해 왔다"고 더욱 적극적인 입장 개진에 나섰다.

    ◇ "실망" 표명 대상에 일본도 포함, 백색국가 언급…미묘한 변화

    이날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조셉 던포드 미 합참의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실망'을 공개 표명했는데, 주목되는 점은 실망의 대상을 "양 당사자(both parties)"라고 표현한 점이다. 그동안 한국에 집중됐던 실망 표명이 일본에도 같이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에스퍼 장관은 "양 당사자가 이 문제를 대하는 것에 매우 실망했고 지금도 그렇다"며, "내가 도쿄와 서울에서 나의 카운터파트들을 만났을 때 그것(실망)을 표명했다"고 말했고, 던포드 의장도 "장관의 실망감을 공유한다"고 언급했다.

    그런가하면 슈라이버 차관보는 지소미아 재연장을 요구하면서 한국과 일본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마음자세"로 협상 테이블에 앉아 의미 있는 대화에 임하라고 촉구했고, 이 의미있는 대화를 통해 미국은 "서로 (백색국가 제외 조치를) 제거하고 더욱 정상적인 무역관계로 돌아가는 것을 선호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는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본이 부당한 조치를 원상회복하면 우리는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아울러 슈라이버 차관보는 "그럴 계획이 있는지 인지하지는 못한다"면서도 "우리가 (한일간) 불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특사(envoy)를 보내든 아니든 간에 유사한 관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고위급 특사 파견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계기로 보다 적극적으로 한일 갈등 문제에 관여하게 될지, 또 그렇다면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슈라이버 차관보는 '중재자'를 언급하며 "단어선택이 조심스럽다"면서도 "우리(미국)의 접근법은 양측이 뒤를 돌아보거나 현재의 긴장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미래를 내다보도록(forward looking) 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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