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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IT기업들은 00이 다르다



기업/산업

    잘 나가는 IT기업들은 00이 다르다

    '배달의민족' 우아한형제들 "수다가 경쟁력"…개인공간:소통‧회의공간=1:1
    '여기어때' 위드이노베이션 "젊음+점프"…워라밸 중시 철학 기업 곳곳에
    카카오 "자율성이 창의성 높인다"…공간 중 30%가 사무 외 공간

    "우리가 건축물을 만들지만, 다시 그 건축물이 우리를 만든다"
    원스턴 처칠이 1943년 10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영국 국회의사당을 다시 짓겠다고 약속하며 한 말이다.

    이렇듯 사옥에 경영철학과 사풍(社風)을 담고, 그런 공간 안에서 구성원들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히 혁신과 창의력이 기업 성장의 필수불가결한 IT기업들은 자율성을 극대화시키는 공간구성을 통해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높이고, 이를 통한 기업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모양새다.

    ◇ '문고리'부터 '소화기'까지 말거는 '우아한형제들'의 집

    (사진=이한형 기자)

     


    직원 5명으로 시작한 '배달의민족' 서비스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 반열에 오른 우아한형제들은 기업철학을 담은 공간 구성의 '성지'로 꼽힌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앞 19층 건물 중 2~18층을 사용하는 우아한형제들 사옥에는 공간배치부터 인테리어, 소품에 이르기까지 김봉진 대표의 경영철학과 직원들의 생각이 담기지 않은 것이 없다. 이런 이유로 우아한형제들 사옥에는 수시로 공간구성을 보기 위한 기업 관계자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가장 좋은 조망을 자랑하는 18층은 직원들의 휴식공간이다. 카페와 편의점, 기념품샵 등으로 채워져 있다. 김 대표의 자리는 7층 회의실 귀퉁이다. 직원들처럼 테이블 중 하나를 사용한다. 사옥에서 가장 좋은 공간을 대표 집무실 등으로 꾸미는 통상의 기업들과 대조적이다.

    각 층은 혁신을 이룬 스포츠 선수들을 컨셉으로 구성됐다. 13층의 컨셉은 '배구'인데 '스파이크 서브'로 배구판을 뒤흔든 최초의 선수인 장윤창 선수의 성과를 모티브로 했다. 스포츠 선수들을 통해 혁신 정신을 잃지 말자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사진=이한형 기자)

     


    우아한형제들 업무공간의 또 다른 특징은 풍부한 협업공간이다. 우아한형제들 사옥의 절반은 개인책상 등이 있는 개인사무공간이고 절반은 협업공간이다. 소파와 테이블로 꾸민 공간부터 빈백(모양이 자유롭게 변하는 1인용 쇼파), 텐트, 마루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이런 공간구성은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라는 기업철학에 기반을 둔 것이다. 개인 사무공간에 파티션이 없고, 사옥 전체에 24시간 은은한 음악을 틀어놓는 것도 언제든 격 없이 의사소통을 하라는 취지다.

    각종 소품에서는 번뜩이는 재치를 중시하는 사풍도 묻어난다. 문고리에는 "빙수 땡겨요", 소화기에는 "소화 잘 되는 소화기" 등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재치 넘치는 문구들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간과 소품 등에 들어가는 문구 하나도 허투루 정해지는 것이 없고 고심 끝에 선정된 것들"이라고 전했다.

    자율성을 강조하지만 책임감도 못지않게 중시된다. 사무실 곳곳에는 '12시 1분은 12시가 아니다', '책임은 실행한 사람이 아닌 결정한 사람이 진다' 등의 근무수칙을 담은 포스터가 걸려있고, 문과 벽 곳곳에는 "만드는 사람이 수고로우면 쓰는 사람이 편하고 만드는 사람이 편하면 쓰는 사람이 수고롭다"는 문구가 새겨져있다.

    자유로운 분위기이지만 업무강도도 강한 편이다. 한 관계자는 "계속 성장하고 있는 기업인만큼 업무량이나 강도도 상당하다"며 "우아한형제들에서 일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 젊음이 점프하는 '여기어때' 가보면 어때

    (사진=이한형 기자)

     


    2015년 실시간 숙소 예약 서비스 '여기어때' 출시 후 4년 만에 서비스 월 이용자수가 2백만 명을 넘길 만큼 성장한 위드이노베이션은 직원 평균연령 31세라는 젊은 조직의 걸맞게 사옥 곳곳에 젊음이 서려있다.

    올해 서울 강남구 삼성중악역 앞 17층 건물 중 5~14층(13층 제외)를 사용하는 사옥 곳곳에는 '젊음'과 '점프'를 합쳐 위드이노베이션을 상징하는 단어가 된 '젊'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구내식당의 이름은 '맛젊식당', 카페의 이름은 '젊다방'이다.

    (사진=이한형 기자)

     


    수평적인 문화도 서려있다. 직급 호칭 없이 영어로 된 이름으로 서로의 호칭을 부르는 위드이노베이션 사무 공간 상단에는 영어 이름이 빼곡하게 표시돼 있다. 황재웅 대표도 대표실 등 별도의 공간 없이 직원들과 같은 책상 중 하나를 사용한다.

    케이블 맛집 탐방 예능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에 소개된 구내식당도 위드이노베이션이 공을 들인 공간 중 하나다. 사옥 5층에 위치한 구내식당에서는 직원들에게 삼시세끼 식사가 무료로 제공된다. 구내식당은 직원들은 물론 직원의 가족과 지인 등에게도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회사가 아니라 사옥 관리업체에 소속된 청소노동자들에게도 개방돼 있다. 상생을 중시하는 기업철학이 반영된 부분이다.

    ◇ 직원이 회사 벽에 대표 캐리커처 그리는 '카카오'

    (사진=이한형 기자)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 서비스로 시작해 2016년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될만큼 커진 카카오도 혁신과 자율성이라는 스타트업 정신을 공간에 담기위해 노력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인근 10층 건물 중 3~10층(5층 제외)을 사용하는 카카오 판교오피스는 자율성을 중시하는 카카오 특유의 분위기가 곳곳에 서려있다. 전체 공간 중 30%는 개인사무공간을 제외한 휴식과 취식 등 공용공간으로 사용한다. 특히 7층은 외부인 방문이 가능한 공간인데 소통을 중시하는 카카오의 철학이 반영된 곳이다.

    (사진=이한형 기자)

     


    기부의 생활화도 카카오 사옥의 특징 중 하나다. 카카오 직원들이 이용하는 간식 자판기의 수익금은 기부금으로 사용되고, 직원들은 카페에서 사원증 태그를 통해 언제든지 기부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판교오피스 7층에 '기부어피치'라는 공간을 마련했다. 카카오 캐릭터인 어피치 조형물이 들고 있는 하트에 사원증을 태그하면 1천원이 기부된다.

    카카오월은 카카오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잘 반영된 공간이다. 판교오피스 8층에 마련된 카카오월은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응원과 칭찬, 격려의 메시지, 아이디어 등 누구나 자유로운 메시지를 이용할 수 있다. 23일 방문 당시 카카오월에는 김범수 의장의 캐리커처가 그려져 있었다. 직원들이 여민수‧조수용 대표와 김범수 의장을 공석에서도 각각 '메이슨'과 '션', '브라이언'으로 서슴없이 부르는 것은 유명하다.

    ◇ 우아한형제들·위드이노베이션·카카오, 대표가 정기적으로 직원들과 직접 소통

    사옥 중 가장 큰 공간을 대표와 직원들의 소통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은 우아한형제들과 위드이노베이션, 카카오 등 3개 회사의 공통점이다.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는 매주 화요일 오후 1시부터 1시30분까지 직원들과 소통시간을 갖고, 위드이노베이션도 매월 전 직원이 황재웅 대표에게 궁금한 점을 가감 없이 묻는 '올핸즈 미팅'을 연다. 카카오도 비정기적으로 대표나 임원과 직원들이 직접 소통하는 T500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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