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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 위해서 싸우자" 'NO 일본' 촛불 들고 거리로 나서는 시민들



사건/사고

    "후손 위해서 싸우자" 'NO 일본' 촛불 들고 거리로 나서는 시민들

    • 2019-07-22 04:00

    일본대사관 인근까지 나선 시민들 "손주들에게 굴욕 안 남길 것"

    사진=연합뉴스 제공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일본이 경제 보복을 가하자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 거센 항의를 하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이어 일반 시민들의 자발적인 시위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앞 거리에서는 '경제 보복 아베 정부 규탄 대회'가 열렸다. 궂은 날씨에도 약 15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오는 27일에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촛불 집회가 예고된 상황이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이날 만난 집회 참여자들은 "후순들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국민이 나서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곧 '할머니'가 된다는 황유리(59)씨는 "손주에게만큼은 이런 굴욕스러운 상황을 남겨주고 싶지 않아서 나왔다"며 "아베 앞에서 90도로 고개를 숙이는 모자란 정치인들이 깨닫는 게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녀와 상의하고 집회에 나왔다는 진서연(50)씨는 "우리 세대만이 아니라 미래 세대에도 알려야 하는 문제"라며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좋은 선례가 돼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민경(39)씨는 "과거 청산과 배상 없는 관계 정상화가 무슨 소용이냐"며 "일본이 사과와 배상에 대한 정확한 답을 내려야지 경제 어려워진다고 합의하고 덮을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21일 서울 은평구 신사동 365 싱싱마트에 일본제품 판매 중단 안내문이 붙어있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로 우리나라에서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들은 'NO 일본' 불매운동에도 열심인 상태다.

    대학생 이진희(23)씨는 "집회에 많은 사람이 온 걸 보고 '우리 국민의 분노가 정말 대단하구나' 깜짝 놀랐고 희망도 느꼈다"며 "피해자가 오히려 가해자에게 협박을 당하는 상황에서 이런 불매운동으로 우리 주장을 더 강경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일남(68)씨는 "나라를 잃으면 독립운동을, 군사 독재가 찾아오면 민주화운동을, 나라가 분단되면 통일운동을 하는 게 시대의 임무"라며 "일본이라면 가지도, 보지도, 먹지도, 입지도 않으면서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매운동에는 국민이 나설 테니, 정부는 정부대로 나아가 달라"는 당부도 쏟아졌다.

    최씨는 "국민이 '개 같이' 싸울 테니 정부는 있는 그대로, 규약대로, 국제관례대로 가 달라"고 말했다.

    전영준(39)씨 역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또 따로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머지는 국민들이 확실히 밀어드릴 테니 정부는 협상은 협상대로, 정공법에 따라 추진해달라"고 말했다.

    "나 때문에" 하며 속을 끓이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고충도 전해졌다.

    현장에 나온 시민단체 강제동원공동행동 정은주 간사는 "피해 할아버지‧할머니분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나 때문에 국민이 피해를 받는 게 아닌가" 하는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95) 할아버지와 "지금까지 활동했던 게 어떤 의미가 있었나, 참 속상하다"는 양금덕(84) 할머니의 말을 전한 정 간사는 "일본이 피해자들을 몇 번씩이나 죽이는 건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정 간사는 "강제동원은 일본 법원에서도, 우리나라 대법원에서도 개인의 배상 청구권이 살아있다고 판결한 사안"이라며 "일본은 여론전을 하면서 우리나라를 약속을 깨는 나라, 신뢰도 없는 나라로 매도하지만 시민들이 나서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힘을 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끝까지 가 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시민들도 있었다.

    아예 하룻밤을 샐지도 몰라 도시락에 우비까지 챙겨왔다는 황광석(59)씨는 "단순한 사회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민족의 문제"라며 "한 사람 한 사람이 관심을 두고 참여해야 일본이 우리를 함부로 못 볼 테고 우리 국민도 깨우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다다.

    이미 매주 토요일마다 집회에 나왔다는 박옥현(50)씨는 "이 찜통 같은 곳에서 대학생들도 자고 있는데, 참 가슴 아픈 일"이라며 "정부도 할 수 있는 한에서 우리 국민들이 당한 일에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당당하게 요구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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