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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냐, 일자리냐…조선시대 읍성 혁신타운 조성 논란



전북

    문화재냐, 일자리냐…조선시대 읍성 혁신타운 조성 논란

    군산시, 전북사회적경제혁신타운 조성
    예산 280억 투입, 새 일자리 창출 기대
    사업부지 옛 옥구읍성, 성벽·유물 발견
    "문화재 발굴 시급" 반대 여론도 제기

    조선시대 고지도에 그려진 옥구읍성(왼쪽)과 전북사회적경제 혁신타운 조감도. (사진=군산발전포럼, 군산시 제공)

     

    '문화재 보호냐, 일자리 창출이냐'

    조선시대 읍성(邑城)이 파묻힌 땅에 혁신타운 조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재 보호'와 '일자리 조성'이라는 두 이념이 정면충돌한다.

    논란의 진원은 전북 군산시 옛 옥구읍성 땅이다. 군산시는 지난 5월 군산시 옥구읍 상평향교길 32번지 폐교된 상평초등학교 부지 1만180㎡(건축연면적)에 '전북사회적경제 혁신타운 조성사업'을 착수했다.

    예산 280억 원이 투입되는 혁신타운 조성사업은 오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회적경제 펀드 조성 운영을 담당하는 조직센터와 사회적경제 사업 활동의 전문적 연구조사가 이뤄지는 교육센터, 창업 등을 위한 컨설팅 공간인 이노베이션 팹 랩 등 총 3개 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군산시는 지난 4월 정부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돼 오는 2021년까지 국비 140억 원을 지원받는다.

    시는 앞서 보도자료를 내고 "상평초가 '전북사회적경제 혁신타운'으로 탈바꿈한다"며 "혁신타운 완공 이후 200여 명의 전문인력과 사회적경제조직 기업 1220개소 정도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 효과라는 군산시의 기대와 달리 해당 사업이 진행되는 상평초가 바로 옛 옥구읍성 중심부에 속하면서 반발을 사고 있다.

    문화재 발굴이 시급한 읍성 내 혁신타운 조성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옥구읍성 주요 시설 추정지 현황. (사진= 군산 옥구읍성 긴급발굴조사 보고서)

     

    현재 옥구읍성은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주변에 있는 옥구향교 자천대와 대성전, 옥산서원은 전라북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됐다.

    1422년(세종 4년) 축조된 옥구읍성이 운영될 당시 성안에는 객사와 내아(혁신타운 조성지), 동헌, 향교 등 주요 시설이 존재했다.

    읍성이 폐성되고 일제강점기를 거쳐 마을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향교를 제외한 모든 시설이 훼손됐다.

    옥구읍성은 문화유산이지만 문화재 지정은커녕 학계와 일반인들에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 2017년 군산대학교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 옥구읍성 발굴조사에서 성벽과 유물이 발견됐다.

    사단법인 군산발전포럼 김경욱 부의장은 "전북과 충남, 전남지역을 둘러보면 읍성 대부분이 문화재로 지정·보존되고 있다"면서 "군산시가 280억 원이라는 예산을 들여 군산의 역사유산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옥구읍성 동쪽 성벽. (사진= 군산 옥구읍성 긴급발굴조사 보고서)

     

    산업통상자원부는 공모사업 과정에서 심의위원회를 꾸려 사업 취지 부합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지만 삼시위원 8명 전원의 지원 적격 승인 판정을 내렸다.

    이에 전북도는 전북교육청이 소유한 상평초를 매입했다.

    군산시는 문화재의 보존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혁신타운 조성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중앙부처와 전문가들이 여러 곳을 둘러봤지만 상평초 부지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도시계획 심사 당시 주민의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혁신타운 조성을 위한 대체 부지가 마땅치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최종 기본계획이나 실시계획이 나오지 않은 만큼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옥구향교와 옥산서원 등 주변 문화재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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