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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와 'YG 패밀리'는 대한민국 수사기관의 성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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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G'와 'YG 패밀리'는 대한민국 수사기관의 성역인가

    [노컷 리뷰]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YG와 아이들 전말 추적' 편
    YG와 양현석의 마약 사건 조직적 은폐 시도 의혹 집중 조명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YG와 아이들 전말 추적'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2017년 3월 당시에 YG에 대한 내용이 또 언급되잖아요. 또 수사 안 해요. 뭐냐는 얘기죠. YG라고 하는 조직의 정체는 대한민국에서 이 수사기관에서 끊임없이 그와 관련된 얘기들이 언급됨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할 수 없는 어떤 성역인가?'라고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거죠."(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 활동의 하나인 '엔터테인먼트'. 그 사업의 정점에 선 YG엔터테인먼트. 그런 YG엔터테인먼트가 선사하는 엔터테인먼트 활동은 더 이상 사람들에게 즐거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마약 등 각종 의혹과 이를 무마하기 위한 검경과의 유착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지난 20일 'YG와 아이들 전말 추적' 편을 통해 연예 기획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라 불리던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이른바 'YG 패밀리'라 불리는 소속 가수들의 마약 투약 혐의와 경찰-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 그리고 마약 혐의를 은폐하려는 YG의 의혹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YG 소속 보이그룹 아이콘 출신 비아이(B.I)의 마약 의혹이 불거지면서 YG는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와 그의 친동생 양민석 대표이사가 동반 사퇴하는 등 후폭풍이 거센 상황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비아이의 마약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난 2016년 YG로부터 비아이 마약 혐의 진술을 번복할 것을 강요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번에 비아이의 마약 의혹 정황이 담긴 증거를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 신고한 제보자 A 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른바 '정준영 황금폰' 의혹 공익제보 변호사이자 제보자 A 씨를 대리해 공익 신고한 방정현 변호사는 YG를 일컬어 "한국 스타일의 신종 마피아"라고 표현한다. 처음에는 연예인 마약 사건에 대한 부실한 수사 정도로 봤지만, 이 안에 얽혀 있는 YG라는 거대 엔터테인먼트 권력과 경찰-검찰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공권력의 의혹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을 만큼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YG와 아이들 전말 추적'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이 입수한 경기용인동부경찰서 수사보고서(2016년 8월 31일)에 따르면 제보자 A 씨를 조사한 경찰은 보고서에 "김한빈에게 마약류를 전달하지 않았다고 횡설수설하며 진술을 번복", "변호사는 옆에서 모호하게 진술하도록 메모를 해 주는 듯 보였다", "변호사가 자리를 비우자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면서 '죄송해요. 제가 말 못 할 사정이 있어요.'" 등을 기록으로 남겼다. 수사보고서에는 'YG 김한빈과 OOO톡 대화 내용 14장'과 'YG 이승훈 오빠와 OOO톡 대화 내용 2장'도 증거자료로 첨부돼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하고, 검찰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그렇게 2016년에 조사됐어야 할 비아이의 마약 의혹은 밝혀진 것 없이 2019년에서야 다시 '의혹'으로 터져 나왔다.

    2016년 1, 2차 조사 당시만 해도 제보자 A 씨는 비아이의 마약 혐의에 대해 진술했다. 그러나 3차 조사를 받으러 간 2016년 8월 30일 제보자 A 씨는 진술을 번복한다. 이때 제보자 A 씨의 옆에는 YG가 선임해 준 변호사가 동행했다. 당시 사건 수사관이 보기에도 수상할 정도로 변호사는 옆에서 A 씨를 계속 코치했고, A 씨는 비아이 부분만 나오면 침묵했다고 한다.

    염건령 한국범죄학연구소 소장은 "처음에 인정하는 조서가 나오다가 3차로 넘어가면서부터는 완전 전면 부인하는 식으로 180도 바뀐 진술이 나온다"라며 "이건 일반적인 마약 사건의 진술조서에서는 보기 어려운 패턴"이라고 의문을 제기한다.

    제보자 A 씨는 당시 YG 양현석 대표가 A 씨를 YG 사옥으로 불러 진술 번복을 강요했다고 주장한다. A 씨에 따르면 변호사를 붙여 줄 테니 진술을 번복하라고 강요했다. 또한 진술을 번복하면 사례를 해주는 것은 물론, 미국에 가 있으면 그동안 검찰, 경찰과 함께 사건을 무마해 주겠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건넸다.

    A 씨는 "'나는 네가 진술 번복했는지 안 했는지 다 확인할 수 있고 진술서 다 볼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솔직히 누가 들어도 경찰이나 검찰 측에 아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밖에 유추할 수밖에 없는 말인 거 같다"라며 "'너 연예계에서 너 죽이는 거 일도 아니다'라고 이러는 거다. 그때 내가 21살이었다. 그때 무서워서 '알겠다'라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양현석 전 대표는 제작진에게 A 씨와 만났음을 인정하면서도 진술 번복 강요나 사례 등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또한 경찰·검찰과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양 대표는 "경찰, 검찰은 아는 사람이 전혀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경찰 유착은 저한테 빼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2016년 진술 번복을 강요당하고 두려움에 자신의 증언을 180도 뒤집었다는 A 씨. 그는 두려움에도 2019년 다시 한번 당시의 진실을 공익 제보했다. 그러나 한 언론에 의해 공익 제보자 A 씨의 실명이 공개됐고, 언론의 초점은 A 씨에게도 집중됐다. 신원이 폭로된 이후 A 씨는 다시금 공포와 불안에 떨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YG와 아이들 전말 추적'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A 씨가 공포에 떨고 있는 건 단순히 자신의 신원이 노출됐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2016년 이미 한 차례 타의에 의해 원치 않는 진술을 해야 했고, 경찰과 검찰 누구도 조사 중인 피의자가 미국으로 가는 걸 막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른 채 미국으로 갔던 A 씨는 '도주한 범죄자'가 되어 버렸다. 거기에는 지금까지도 강하게 의심되는 YG와 검경의 유착 의혹이 있다.

    YG와 검경은 서로 얽혀 있다는 사실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2016년 한 차례 가려진 진실, 그리고 YG 소속이었던 승리와 검경의 유착 의혹 등 YG와 YG 패밀리에 대한 수사는 항상 용두사미로 끝나거나 무엇 하나 명명백백하게 밝혀진 게 없다. 그런 상황에서 제보자 A 씨는 공익신고를 한 지금, 2016년의 기시감을 느끼며 공포에 떨고 있는지도 모른다.

    YG를 둘러싼 마약 의혹, 경찰·검찰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공권력과의 유착 의혹, 그러나 어떤 의혹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 작금의 현실에 국민들 역시 분노하고 의심하고 있다.

    제보자 A 씨는 "내 위험을 감수하고 3년 동안 고민하다가 용기 내서 힘들게 신고한 거다. YG랑 검경 유착을 먼저 밝혀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3년이 지나도록 달라진 것 없는 현실에 공익 제보자인 A 씨가 느껴야 할 감정은 과연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좌절감 밖에 없는 걸까. 이러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 현실이 과연 온당한 걸까.

    비아이 마약 의혹이 아니더라도, 올해에도 YG와 경찰-검찰 사이 유착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는 YG뿐 아니라 '김학의 사건', '고 장자연 사건' 등 수많은 사건에서 검경이 우리 사회 권력과 얽힐 때 어떻게 작동하는지 목격했다.

    언제까지 검경은 우리 사회 권력과 얽힐 때마다 '수사를 할 수 없는 어떤 성역인가?'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지 진지하게 되돌아볼 때도 되지 않았을까. 이제는 비상식이 상식처럼 작동하는 YG와 YG 패밀리를 둘러싼 의혹을 밝혀내야 하지 않을까 다시금 질문을 던져본다.

    "양현석 대표가 사퇴했잖아요. 그런데 이 사퇴를 하는 거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YG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 그리고 이 거악들에 대해서 좀 더 심층적이고 좀 폭넓은 수사, 전반적인 수사가 좀 이루어져서 진짜 실체가 밝혀졌으면 좋겠어요."(방정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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